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윤동주 별헤는밤은 어쩜 이렇게 명시일까요

...... 조회수 : 3,678
작성일 : 2024-09-01 03:09:07
별 헤는 밤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 프랑시스 잠 ', ' 라이너 마리아 릴케 '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 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1941. 11. 5.)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시가 생각난게 어처구니 없는 이유인데 
행남자기에서 나온 별헤는밤 컵과 접시를 사은품으로받아쓰고있거든요
이거볼때마다 생각나는데 
오늘은 유달리 더잘보이길래
전문 퍼왔어요
정말 대단한 자기고백 성찰의 시인데
너무 시리게 아름다워요
 
 
 
IP : 222.234.xxx.41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4.9.1 3:23 AM (118.32.xxx.104)

    정말 아름다운 시죠

  • 2. 맞아요
    '24.9.1 4:02 AM (183.109.xxx.110)

    시인이 살고 있었던 암울한 시대배경과
    자기 성찰이 뚜렷해서
    알면 알게될수록 슬픈 시이죠.
    다시 태어나셔서 독립한 조국에서 마음껏 문학작품 하셨으면 좋겠어요.

  • 3. ㅇㅇ
    '24.9.1 5:49 AM (59.17.xxx.179)

    캬~~~

  • 4. ..
    '24.9.1 7:29 AM (211.243.xxx.94)

    저 시를 20대 초에 쓰셨다는 거죠. 천재 시인이자 애국자 .진짜 다시 환생해서 맘껏 사시고 계셨으면 좋겠어요.

  • 5. ...
    '24.9.1 7:59 AM (182.212.xxx.183)

    눈시울이 뜨거워지네요

    나라 돌아가는 상황도 암울하고
    어린 시절 기억으로..

  • 6. 영통
    '24.9.1 8:25 AM (106.101.xxx.27)

    그런데 윤동주 시인을 이렇게 알려지게 한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장미 여관..의 작가

    전 연세대 교수 마광수!

    이 분이 윤동주 시인과 시들을 알려지게 한 분이에요

    더불어 마광수님도 생각나네요.

  • 7. 무슨
    '24.9.1 8:33 AM (59.7.xxx.73)

    마광수도 시대를 너무 앞서가다 고꾸라지신 분이지만
    저 70대인데 교과서에 나왔던 시 입니다만

  • 8. 영통
    '24.9.1 8:44 AM (106.101.xxx.27)

    [황규인의 잡학사전]마광수 없었으면 윤동주, 기형도 없었다 - 동아일보 - https://www.donga.com/news/amp/all/20170906/86201336/1

  • 9. 마광수가
    '24.9.1 9:18 AM (1.239.xxx.246) - 삭제된댓글

    윤동주를 발굴했다는게 아니라

    윤동주 시의 재해석과 분석을 통해
    그에 대한 이미지를 확립시키는데 절대적으로 기여했다는 의미에요.

    그건 맞습니다.

  • 10. 마광수가
    '24.9.1 9:20 AM (1.239.xxx.246) - 삭제된댓글

    그나저나 윤동주의 시가 1960년대에도 교과서에 나왔었다니 그건 의외네요

  • 11. ....
    '24.9.1 10:13 AM (14.52.xxx.217)

    그런 윤동주를 ... 저렇게 섬세한 사람을
    인간이 느낄수있는 가장 처참하고 큰 고통을 느끼게 하며
    실험대상으로 죽인게 일본이라
    저는 일본을 영원히 용서할수가 없는데
    일본의 마음이 중요하다는 쓰레기가 대통령이 되어 일본의 대변인 노릇을 하고 있네요.
    일본보다 더 추악한자.
    천벌받길

  • 12. 아니갑분
    '24.9.1 11:04 AM (175.199.xxx.78)

    행남자기ㅎㅎㅎ원글님 귀엽.

  • 13. ......
    '24.9.1 11:17 AM (222.234.xxx.41)

    ㄴ 여긴 요리사이트 ㅋㅋㅋㅋ

  • 14. ….
    '24.9.1 12:34 PM (210.223.xxx.229)

    우와 그런 그릇이있어요? 저도 갖고싶네요

  • 15. ...
    '24.9.1 3:03 PM (61.254.xxx.98) - 삭제된댓글

    저 59세인데 중학교때 윤동주 시 많이 일고 배웠어요
    마광수는 저 대학교때 유명해진 사람이고요
    마광수 덕분에 윤동주 시가 널리 알려졌다는 건 금시초문입니다.

  • 16. ...
    '24.9.1 3:04 PM (61.254.xxx.98)

    저 59세인데 중학교때 윤동주 시 많이 읽고 배웠어요
    마광수는 저 대학교때 유명해진 사람이고요
    마광수 덕분에 윤동주 시가 널리 알려졌다는 건 금시초문입니다.

  • 17. ..
    '24.9.1 4:00 PM (116.40.xxx.17)

    돌맞은 말이지만 거기다 너 얼마나 섬세하고 수려한 용모 의 소유자이신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23921 경기도민 걷기 하시는분~ 15 2024/09/01 2,195
1623920 요즘 82게시판 글 보다가 웃긴거 2 ... 2024/09/01 1,388
1623919 귓속 기름 분비 ㄷㄷㄷ 10 어럴 2024/09/01 4,161
1623918 떡볶이가 맛이 없네요 6 ㅡㅡ 2024/09/01 1,687
1623917 아빠가 이런가요? 궁금해서요 21 보통 2024/09/01 4,135
1623916 아파트 사는분들 옆집도 얼굴 거의 못보지 않으세요.??? 17 ... 2024/09/01 3,269
1623915 010pay가 뭔가요? 외동딸 2024/09/01 979
1623914 도미솔김치후기입니다. 17 .. 2024/09/01 5,942
1623913 수도권 집값 밀어내기 '주범' 따로있다…주담대 80%는 정책성대.. 19 ... 2024/09/01 3,229
1623912 삼십만이 영어로 뭔가요? 10 궁금이 2024/09/01 2,648
1623911 저작권 관련해서 잘 아시는 분 계신가요? 2 ... 2024/09/01 474
1623910 이제사 남편에대한 모든걸 내려놓고 편안합니다 12 .. 2024/09/01 4,464
1623909 아침 뭐 드세요 4 2024/09/01 1,598
1623908 속건조 최고봉 미스트는 뭘까요? 26 건조 최고봉.. 2024/09/01 2,608
1623907 석고대죄하게 만들자… 의협 대의원총회서 ‘결사항전’ 의지 19 2024/09/01 1,655
1623906 찍찍거리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네요 28 ... 2024/09/01 3,565
1623905 굿파트너 장나라 재산이 40억은 그냥 드라마적 요소이겠죠? 26 .... 2024/09/01 7,896
1623904 김종민..새미래 탈당하네요 7 그냥3333.. 2024/09/01 2,781
1623903 늘봄교사 계신가요? 7 시급 2024/09/01 1,713
1623902 서울로 아이대학보내면 돈이????? 37 ..... 2024/09/01 4,023
1623901 요즘 다시 코로나 말 있던데요? 7 그린 2024/09/01 2,009
1623900 거부만 당하는 무능한 민주당은 국민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있네요... 60 ... 2024/09/01 2,403
1623899 수영장갈때 귀마개 필수인가요? 5 ㄱㄴ 2024/09/01 857
1623898 지금 아이교통사고 뺑소니 11 ... 2024/09/01 3,404
1623897 프리랜서는 전세대출 1원도 안나오죠? 5 ㅏ극ㅈㄱㅊㅇ.. 2024/09/01 1,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