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윤동주 별헤는밤은 어쩜 이렇게 명시일까요

...... 조회수 : 3,941
작성일 : 2024-09-01 03:09:07
별 헤는 밤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 프랑시스 잠 ', ' 라이너 마리아 릴케 '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 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1941. 11. 5.)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시가 생각난게 어처구니 없는 이유인데 
행남자기에서 나온 별헤는밤 컵과 접시를 사은품으로받아쓰고있거든요
이거볼때마다 생각나는데 
오늘은 유달리 더잘보이길래
전문 퍼왔어요
정말 대단한 자기고백 성찰의 시인데
너무 시리게 아름다워요
 
 
 
IP : 222.234.xxx.41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4.9.1 3:23 AM (118.32.xxx.104)

    정말 아름다운 시죠

  • 2. 맞아요
    '24.9.1 4:02 AM (183.109.xxx.110)

    시인이 살고 있었던 암울한 시대배경과
    자기 성찰이 뚜렷해서
    알면 알게될수록 슬픈 시이죠.
    다시 태어나셔서 독립한 조국에서 마음껏 문학작품 하셨으면 좋겠어요.

  • 3. ㅇㅇ
    '24.9.1 5:49 AM (59.17.xxx.179)

    캬~~~

  • 4. ..
    '24.9.1 7:29 AM (211.243.xxx.94)

    저 시를 20대 초에 쓰셨다는 거죠. 천재 시인이자 애국자 .진짜 다시 환생해서 맘껏 사시고 계셨으면 좋겠어요.

  • 5. ...
    '24.9.1 7:59 AM (182.212.xxx.183)

    눈시울이 뜨거워지네요

    나라 돌아가는 상황도 암울하고
    어린 시절 기억으로..

  • 6. 영통
    '24.9.1 8:25 AM (106.101.xxx.27)

    그런데 윤동주 시인을 이렇게 알려지게 한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장미 여관..의 작가

    전 연세대 교수 마광수!

    이 분이 윤동주 시인과 시들을 알려지게 한 분이에요

    더불어 마광수님도 생각나네요.

  • 7. 무슨
    '24.9.1 8:33 AM (59.7.xxx.73)

    마광수도 시대를 너무 앞서가다 고꾸라지신 분이지만
    저 70대인데 교과서에 나왔던 시 입니다만

  • 8. 영통
    '24.9.1 8:44 AM (106.101.xxx.27)

    [황규인의 잡학사전]마광수 없었으면 윤동주, 기형도 없었다 - 동아일보 - https://www.donga.com/news/amp/all/20170906/86201336/1

  • 9. 마광수가
    '24.9.1 9:18 AM (1.239.xxx.246) - 삭제된댓글

    윤동주를 발굴했다는게 아니라

    윤동주 시의 재해석과 분석을 통해
    그에 대한 이미지를 확립시키는데 절대적으로 기여했다는 의미에요.

    그건 맞습니다.

  • 10. 마광수가
    '24.9.1 9:20 AM (1.239.xxx.246) - 삭제된댓글

    그나저나 윤동주의 시가 1960년대에도 교과서에 나왔었다니 그건 의외네요

  • 11. ....
    '24.9.1 10:13 AM (14.52.xxx.217)

    그런 윤동주를 ... 저렇게 섬세한 사람을
    인간이 느낄수있는 가장 처참하고 큰 고통을 느끼게 하며
    실험대상으로 죽인게 일본이라
    저는 일본을 영원히 용서할수가 없는데
    일본의 마음이 중요하다는 쓰레기가 대통령이 되어 일본의 대변인 노릇을 하고 있네요.
    일본보다 더 추악한자.
    천벌받길

  • 12. 아니갑분
    '24.9.1 11:04 AM (175.199.xxx.78)

    행남자기ㅎㅎㅎ원글님 귀엽.

  • 13. ......
    '24.9.1 11:17 AM (222.234.xxx.41)

    ㄴ 여긴 요리사이트 ㅋㅋㅋㅋ

  • 14. ….
    '24.9.1 12:34 PM (210.223.xxx.229)

    우와 그런 그릇이있어요? 저도 갖고싶네요

  • 15. ...
    '24.9.1 3:03 PM (61.254.xxx.98) - 삭제된댓글

    저 59세인데 중학교때 윤동주 시 많이 일고 배웠어요
    마광수는 저 대학교때 유명해진 사람이고요
    마광수 덕분에 윤동주 시가 널리 알려졌다는 건 금시초문입니다.

  • 16. ...
    '24.9.1 3:04 PM (61.254.xxx.98)

    저 59세인데 중학교때 윤동주 시 많이 읽고 배웠어요
    마광수는 저 대학교때 유명해진 사람이고요
    마광수 덕분에 윤동주 시가 널리 알려졌다는 건 금시초문입니다.

  • 17. ..
    '24.9.1 4:00 PM (116.40.xxx.17)

    돌맞은 말이지만 거기다 너 얼마나 섬세하고 수려한 용모 의 소유자이신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32215 우엉채는 원래 잘쉬나요 9 .. 2024/10/20 1,227
1632214 PT 비용 8 DC 2024/10/20 1,905
1632213 대기업 희망퇴직에 서민생활은 폭폭한데 아파트값만 폭등하는 기현상.. 20 .... 2024/10/20 4,885
1632212 여러분들도 귤 드시면 신호가 오는편인가요.??? 8 .... 2024/10/20 1,514
1632211 사이판 6박7일.. 오바일까요? 6 ... 2024/10/20 2,024
1632210 아파트사야할까요? 8 40초 독신.. 2024/10/20 2,640
1632209 인천에서 살기 좋은 곳 알려주세요... ( 송도. 청라 제외) .. 35 인천에 2024/10/20 3,838
1632208 유럽. 미국. 캐나다 집값은 어떤가요? 8 궁금 2024/10/20 1,596
1632207 사장님이 젠틀한데 무서워요 2 123 2024/10/20 2,430
1632206 대한민국 구조조정.jpg (기업들) 11 ㅇㅇ 2024/10/20 3,889
1632205 아들이 엄마 산부인과 모시고 가는 댁 있으실까요? 15 장녀 2024/10/20 3,170
1632204 패딩세탁 건조기 돌릴 때 세탁망에 넣은 채로 돌리나요? 6 ㅇㅇ 2024/10/20 2,125
1632203 뒷북인데 스포! 밤과 낮 바뀐 드라마 보신 분들 8 둥둥등 2024/10/20 961
1632202 침대 kk싸이즈 이블 5 ... 2024/10/20 740
1632201 강남쪽 부동산 상황 18 ........ 2024/10/20 7,951
1632200 아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3번째 ㅜㅜ 5 걱정녀 2024/10/20 2,703
1632199 요로결석 파쇄술 해보신분~ 12 아파요 2024/10/20 1,196
1632198 운동이 살빼는데 도움이 안된다고 믿었는데요 4 ㅇㅇ 2024/10/20 3,165
1632197 쿠팡에서 한강 희랍어시간 주문했어요 6 ㄷㄹ 2024/10/20 1,322
1632196 라자냐 냉동보관 어떻게 할까요? ………… 2024/10/20 574
1632195 레이지보이 스트레스리스? 14 ㅇㅇ 2024/10/20 1,811
1632194 가방안에 먹을거 뭐 있으세요? 26 저는 2024/10/20 3,216
1632193 고구마줄기용 고구마가 따로 있나요? 10 고구마 2024/10/20 1,642
1632192 생리통, 생리대 - 딸만 있는 아빠들은 늘상 사용하는 용어지요?.. 13 생리 2024/10/20 3,279
1632191 커피숍 인테리어가 2억이라는데 3 샤호 2024/10/20 2,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