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윤동주 별헤는밤은 어쩜 이렇게 명시일까요

...... 조회수 : 3,897
작성일 : 2024-09-01 03:09:07
별 헤는 밤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 프랑시스 잠 ', ' 라이너 마리아 릴케 '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 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1941. 11. 5.)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시가 생각난게 어처구니 없는 이유인데 
행남자기에서 나온 별헤는밤 컵과 접시를 사은품으로받아쓰고있거든요
이거볼때마다 생각나는데 
오늘은 유달리 더잘보이길래
전문 퍼왔어요
정말 대단한 자기고백 성찰의 시인데
너무 시리게 아름다워요
 
 
 
IP : 222.234.xxx.41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4.9.1 3:23 AM (118.32.xxx.104)

    정말 아름다운 시죠

  • 2. 맞아요
    '24.9.1 4:02 AM (183.109.xxx.110)

    시인이 살고 있었던 암울한 시대배경과
    자기 성찰이 뚜렷해서
    알면 알게될수록 슬픈 시이죠.
    다시 태어나셔서 독립한 조국에서 마음껏 문학작품 하셨으면 좋겠어요.

  • 3. ㅇㅇ
    '24.9.1 5:49 AM (59.17.xxx.179)

    캬~~~

  • 4. ..
    '24.9.1 7:29 AM (211.243.xxx.94)

    저 시를 20대 초에 쓰셨다는 거죠. 천재 시인이자 애국자 .진짜 다시 환생해서 맘껏 사시고 계셨으면 좋겠어요.

  • 5. ...
    '24.9.1 7:59 AM (182.212.xxx.183)

    눈시울이 뜨거워지네요

    나라 돌아가는 상황도 암울하고
    어린 시절 기억으로..

  • 6. 영통
    '24.9.1 8:25 AM (106.101.xxx.27)

    그런데 윤동주 시인을 이렇게 알려지게 한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장미 여관..의 작가

    전 연세대 교수 마광수!

    이 분이 윤동주 시인과 시들을 알려지게 한 분이에요

    더불어 마광수님도 생각나네요.

  • 7. 무슨
    '24.9.1 8:33 AM (59.7.xxx.73)

    마광수도 시대를 너무 앞서가다 고꾸라지신 분이지만
    저 70대인데 교과서에 나왔던 시 입니다만

  • 8. 영통
    '24.9.1 8:44 AM (106.101.xxx.27)

    [황규인의 잡학사전]마광수 없었으면 윤동주, 기형도 없었다 - 동아일보 - https://www.donga.com/news/amp/all/20170906/86201336/1

  • 9. 마광수가
    '24.9.1 9:18 AM (1.239.xxx.246) - 삭제된댓글

    윤동주를 발굴했다는게 아니라

    윤동주 시의 재해석과 분석을 통해
    그에 대한 이미지를 확립시키는데 절대적으로 기여했다는 의미에요.

    그건 맞습니다.

  • 10. 마광수가
    '24.9.1 9:20 AM (1.239.xxx.246) - 삭제된댓글

    그나저나 윤동주의 시가 1960년대에도 교과서에 나왔었다니 그건 의외네요

  • 11. ....
    '24.9.1 10:13 AM (14.52.xxx.217)

    그런 윤동주를 ... 저렇게 섬세한 사람을
    인간이 느낄수있는 가장 처참하고 큰 고통을 느끼게 하며
    실험대상으로 죽인게 일본이라
    저는 일본을 영원히 용서할수가 없는데
    일본의 마음이 중요하다는 쓰레기가 대통령이 되어 일본의 대변인 노릇을 하고 있네요.
    일본보다 더 추악한자.
    천벌받길

  • 12. 아니갑분
    '24.9.1 11:04 AM (175.199.xxx.78)

    행남자기ㅎㅎㅎ원글님 귀엽.

  • 13. ......
    '24.9.1 11:17 AM (222.234.xxx.41)

    ㄴ 여긴 요리사이트 ㅋㅋㅋㅋ

  • 14. ….
    '24.9.1 12:34 PM (210.223.xxx.229)

    우와 그런 그릇이있어요? 저도 갖고싶네요

  • 15. ...
    '24.9.1 3:03 PM (61.254.xxx.98) - 삭제된댓글

    저 59세인데 중학교때 윤동주 시 많이 일고 배웠어요
    마광수는 저 대학교때 유명해진 사람이고요
    마광수 덕분에 윤동주 시가 널리 알려졌다는 건 금시초문입니다.

  • 16. ...
    '24.9.1 3:04 PM (61.254.xxx.98)

    저 59세인데 중학교때 윤동주 시 많이 읽고 배웠어요
    마광수는 저 대학교때 유명해진 사람이고요
    마광수 덕분에 윤동주 시가 널리 알려졌다는 건 금시초문입니다.

  • 17. ..
    '24.9.1 4:00 PM (116.40.xxx.17)

    돌맞은 말이지만 거기다 너 얼마나 섬세하고 수려한 용모 의 소유자이신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36380 조립식가족 의외네요 14 ... 2024/10/21 5,726
1636379 강아지 피부에 뿌리는 천연 미스트 추천 좀 해주세요. 1 .. 2024/10/21 630
1636378 40대에 얼굴 이뻐질려면 성형해서 엎어야 하나요? 18 ㅇㅇ 2024/10/21 4,192
1636377 요즘 대추 맛있나요? 5 2024/10/21 1,219
1636376 욕실 거울 아랫부분 변색되는 문제 10 피곤 2024/10/21 2,064
1636375 회사에 치마입을건데 4 회사 2024/10/21 1,253
1636374 '김건희 여사 동행명령장' 관저 앞 도착… 21 면상한번보자.. 2024/10/21 2,818
1636373 뉴스에서 북한군이 러시아에서 보급품 받는 장면 보는데 7 …… 2024/10/21 1,370
1636372 제주 혼여 티켓팅 방금 끊었어요 9 드디어 2024/10/21 1,749
1636371 집을 내놨는데, 부동산 여러곳에 내놓을필요 없겠죠? 2 가을향기 2024/10/21 1,774
1636370 근디요~ 카스테라빵만 곰팡이가 피었네요? 3 꼬마사과 2024/10/21 1,265
1636369 김부겸 “제1야당이 대통령 탄핵 쉽게 꺼내선 안돼” 11 ?? 2024/10/21 1,788
1636368 내일 뭐 입으시나요? 5 이거원 2024/10/21 2,260
1636367 박지원 "주가조작 내부 지침 가이드 입수 ..".. 5 줄줄줄 2024/10/21 1,595
1636366 토마토 불매 35 .. 2024/10/21 4,782
1636365 도로에 종점 기점이라는 큰 글자가 2 암호 2024/10/21 1,140
1636364 용종제거- 직장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르겠어요 5 .... 2024/10/21 3,701
1636363 대한민국 검찰은 죽었습니다.  - (김선민) 4 ../.. 2024/10/21 1,099
1636362 정숙한 세일즈 보는데 연우진 참 잘생겼네요. 10 서로 2024/10/21 3,610
1636361 남편이 아이한테 따뜻한 표현을 못해서 속상해요 4 ** 2024/10/21 1,384
1636360 난독성향이 있는 아이 영어공부 9 sweetd.. 2024/10/21 1,167
1636359 위암 수술 후 요양병원 19 ... 2024/10/21 2,943
1636358 Kbs수신료 해지하신분 계신가요 9 수신료 2024/10/21 1,437
1636357 나솔 영수 선한 영향력 발언.. 20 .. 2024/10/21 4,774
1636356 헬스장에서 우연히 듣고 얼음된 노래 11 헬스장 2024/10/21 5,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