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윤동주 별헤는밤은 어쩜 이렇게 명시일까요

...... 조회수 : 3,848
작성일 : 2024-09-01 03:09:07
별 헤는 밤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 프랑시스 잠 ', ' 라이너 마리아 릴케 '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 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1941. 11. 5.)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시가 생각난게 어처구니 없는 이유인데 
행남자기에서 나온 별헤는밤 컵과 접시를 사은품으로받아쓰고있거든요
이거볼때마다 생각나는데 
오늘은 유달리 더잘보이길래
전문 퍼왔어요
정말 대단한 자기고백 성찰의 시인데
너무 시리게 아름다워요
 
 
 
IP : 222.234.xxx.41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4.9.1 3:23 AM (118.32.xxx.104)

    정말 아름다운 시죠

  • 2. 맞아요
    '24.9.1 4:02 AM (183.109.xxx.110)

    시인이 살고 있었던 암울한 시대배경과
    자기 성찰이 뚜렷해서
    알면 알게될수록 슬픈 시이죠.
    다시 태어나셔서 독립한 조국에서 마음껏 문학작품 하셨으면 좋겠어요.

  • 3. ㅇㅇ
    '24.9.1 5:49 AM (59.17.xxx.179)

    캬~~~

  • 4. ..
    '24.9.1 7:29 AM (211.243.xxx.94)

    저 시를 20대 초에 쓰셨다는 거죠. 천재 시인이자 애국자 .진짜 다시 환생해서 맘껏 사시고 계셨으면 좋겠어요.

  • 5. ...
    '24.9.1 7:59 AM (182.212.xxx.183)

    눈시울이 뜨거워지네요

    나라 돌아가는 상황도 암울하고
    어린 시절 기억으로..

  • 6. 영통
    '24.9.1 8:25 AM (106.101.xxx.27)

    그런데 윤동주 시인을 이렇게 알려지게 한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장미 여관..의 작가

    전 연세대 교수 마광수!

    이 분이 윤동주 시인과 시들을 알려지게 한 분이에요

    더불어 마광수님도 생각나네요.

  • 7. 무슨
    '24.9.1 8:33 AM (59.7.xxx.73)

    마광수도 시대를 너무 앞서가다 고꾸라지신 분이지만
    저 70대인데 교과서에 나왔던 시 입니다만

  • 8. 영통
    '24.9.1 8:44 AM (106.101.xxx.27)

    [황규인의 잡학사전]마광수 없었으면 윤동주, 기형도 없었다 - 동아일보 - https://www.donga.com/news/amp/all/20170906/86201336/1

  • 9. 마광수가
    '24.9.1 9:18 AM (1.239.xxx.246) - 삭제된댓글

    윤동주를 발굴했다는게 아니라

    윤동주 시의 재해석과 분석을 통해
    그에 대한 이미지를 확립시키는데 절대적으로 기여했다는 의미에요.

    그건 맞습니다.

  • 10. 마광수가
    '24.9.1 9:20 AM (1.239.xxx.246) - 삭제된댓글

    그나저나 윤동주의 시가 1960년대에도 교과서에 나왔었다니 그건 의외네요

  • 11. ....
    '24.9.1 10:13 AM (14.52.xxx.217)

    그런 윤동주를 ... 저렇게 섬세한 사람을
    인간이 느낄수있는 가장 처참하고 큰 고통을 느끼게 하며
    실험대상으로 죽인게 일본이라
    저는 일본을 영원히 용서할수가 없는데
    일본의 마음이 중요하다는 쓰레기가 대통령이 되어 일본의 대변인 노릇을 하고 있네요.
    일본보다 더 추악한자.
    천벌받길

  • 12. 아니갑분
    '24.9.1 11:04 AM (175.199.xxx.78)

    행남자기ㅎㅎㅎ원글님 귀엽.

  • 13. ......
    '24.9.1 11:17 AM (222.234.xxx.41)

    ㄴ 여긴 요리사이트 ㅋㅋㅋㅋ

  • 14. ….
    '24.9.1 12:34 PM (210.223.xxx.229)

    우와 그런 그릇이있어요? 저도 갖고싶네요

  • 15. ...
    '24.9.1 3:03 PM (61.254.xxx.98) - 삭제된댓글

    저 59세인데 중학교때 윤동주 시 많이 일고 배웠어요
    마광수는 저 대학교때 유명해진 사람이고요
    마광수 덕분에 윤동주 시가 널리 알려졌다는 건 금시초문입니다.

  • 16. ...
    '24.9.1 3:04 PM (61.254.xxx.98)

    저 59세인데 중학교때 윤동주 시 많이 읽고 배웠어요
    마광수는 저 대학교때 유명해진 사람이고요
    마광수 덕분에 윤동주 시가 널리 알려졌다는 건 금시초문입니다.

  • 17. ..
    '24.9.1 4:00 PM (116.40.xxx.17)

    돌맞은 말이지만 거기다 너 얼마나 섬세하고 수려한 용모 의 소유자이신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22195 9/6(금) 오늘의 종목 나미옹 2024/09/06 305
1622194 천주교) 생미사 문의드려요~ 8 미사지향 2024/09/06 791
1622193 금융소득 2천이 넘어서 26 금융소득 2024/09/06 6,873
1622192 딸아이가 속이 메스껍다는데... 10 v v 2024/09/06 2,096
1622191 산책중에 어린이집 아이들을 만났어요 14 2024/09/06 3,589
1622190 예전 추석은 가을이었는데 이제 여름이라 힘드네요 3 .. 2024/09/06 878
1622189 HDMI 분배기를 2 2024/09/06 513
1622188 익산 배롱나무 꽃 12 asteri.. 2024/09/06 1,959
1622187 겁 많은 고양이 11 .. 2024/09/06 1,188
1622186 지금 의료대란 어떻게 될까요? 30 .... 2024/09/06 2,063
1622185 사람이 싫어도 외모로 까면 안된다는걸 이성적으로는 알지만.. 12 정말 2024/09/06 2,356
1622184 엄마가 기력이 없으세요 7 2024/09/06 2,050
1622183 인스턴트 가루커피 8 사무실 2024/09/06 1,269
1622182 전자렌지용 찜기 뭐 쓰세요? 7 2024/09/06 688
1622181 의사들,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나요? 82 ㅇㅇ 2024/09/06 4,409
1622180 혹시 사이즈 여쭤봐도 될까요? 4 오늘하루 2024/09/06 708
1622179 이번기수 영호와옥순 닮았어요 2 .. 2024/09/06 1,370
1622178 안녕 할부지 볼만한가요? 3 ㅇㅇ 2024/09/06 1,130
1622177 잡채 요정도 넣는거 괜찮을까요? 25 . . 2024/09/06 2,324
1622176 지금나라꼬라지는 7시간 녹취에 다있어요 17 ㄱㄴ 2024/09/06 3,075
1622175 왜 결과가 안좋은 이유를 모를까요?! 7 ㅎㅈ 2024/09/06 1,723
1622174 등산 거의매일 20년째 다니시는분 13 ........ 2024/09/06 4,218
1622173 10시 대안뉴스 대물시네마 ㅡ 까와 빠 모두를 미치게 하는.. 1 같이볼래요 .. 2024/09/06 491
1622172 골프 스윙은 오른팔 왼팔 중 어느 팔로 치는 느낌인가요? 12 .. 2024/09/06 1,294
1622171 대학생 아이 보험 뭐들어주면 좋을까요 5 . . . 2024/09/06 1,2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