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회피형 친구들과의 손절

어쩌다손절 조회수 : 3,896
작성일 : 2024-08-31 18:08:24

살다보니 저도 손절이라는 걸 하게 되네요. 

몇년 전 친구 두 명과 작은 다툼 후에 안 보게 되었는데 

나중에보니 둘 다 지독한 회피형이었습니다. 

 

다툴 때 삐져서 한동안 말 안하는 거야

정도의 차이지 누구나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 지독한 회피형 두 명은 명백한 잘못을 회피했고

저도 굳이 난리치기보다 그냥 넘기고 참아준 것 같습니다. 

(아마 제가 난리 쳤으면 더더더 일찍 손절'당했'겠죠 ㅋㅋ) 

 

제가 적당히 의사 표현만 하고 더 난리 안치고 넘긴 이유는 

1. 그 말도 안되는 상황 따위에 내 기분까지 망치기 싫어서.

2. 본인도 스스로 반성하고 교정하겠지 하는 당연한 믿음. 

3. 나도 바쁜데 사사로운 거에 매어있을 시간이 없어서. 

 

 

손절까지 이른 구구절절한 사연이야 너무 너무 많지만, 

이 둘의 공통점을 생각해보자면 

결정적으로, 1. 갈등상황을 해결할 생각(능력)이 없음.

2. 결과적으로 반성도 사과도 하지않음.

3. 나중에 보면 책임을 타인에게 투사함. 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긴 대화를 해도

남 얘기나 본인의 관심사는 밤새 말할지언정 

막상 본인의 감정과 생각에 대해서는 말하는 법이 없었다는 것도요. 

 

'본인 감정 하나 들여다보는 것에도 이렇게 힘들어하는구나' 싶어서 짠한 마음도 들었지만

그 역시 남이 해줄 수 없고 본인만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

그냥 그대로 두었습니다. 

그랬더니 자연히 손절이 되네요.

 

 

오래고 친한 친구들인데도 기저의 심리를 저 또한 몰랐다는 게 놀랍고, 

다 큰 성인이 제 문제 하나 스스로 해결을 못해서 저러고 있는 것도 신기하고, 

둘도 없던 사이도 끊어지는 건 한 순간이구나 싶어 허탈하고, 

또 그런대로 잘 적응해서 살게되네요.

 

나이든다고 절로 어른이 되고 현명해지는 것이 아니고, 

이 과정은 자기인식으로부터 시작하는데 

이 친구들은 자기를 들여다보는 첫 단계부터 도망을 가니 

역시 여기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없구나 싶습니다. .

 

 

손절한 시점에는 제대로 사과도 안하고 도망가는 작태가 

너무 화나고 짜증나고 분하기도 했지만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그들의 감정회로가 있겠지요. 

 

무엇이 그렇게 두려운지 모르겠지만,

어디서든 용기와 힘을 얻어 잘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시절인연이 갔구나 담담히 받아들이는 중입니다. 

IP : 211.59.xxx.13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나가다.
    '24.8.31 6:39 PM (112.153.xxx.144)

    음. 혹시 상대가 참다참다 임계점에 달해서
    관계정리 회복노력 포기 한건 아닐지요.
    회피형 인간도
    일일이 따지고 말싸움 키우는 사람도
    서로에 대한 애정과 인연이 다한듯하네요.
    정상범주의 사람들 사이에서
    손절은 대부분 쌍방 과실이라고 생각해요.
    끛난인연 굳이 돌이켜 되씹지 마시고
    좋은 사람들과 더 좋은 관계 만드세요

  • 2. 저도
    '24.8.31 6:54 PM (185.220.xxx.254) - 삭제된댓글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댓글 달아요.
    저는 참고 참다가 더 이상 못 참을 거 같아서
    상대의 저에 대한 태도에 대해 지적한 적이 두 번 있는데
    두 번 다 님처럼 상대의 회피에 의해 손절로 끝났어요.

    왜 그럴까.. 친한 친구니까 내가 참다 참다가 얘기한 거라면
    자신에 대해 돌이켜 보고 사과 한마디면 끝날 일을
    왜 그에 대해 반격하거나 회피하는 걸까?
    저도 그 궁금증이 오래 갔었는데요.

    나중에 살면서 보니, 그냥 100이면 99명 인간이 다 그래요.
    그 사람들이 특별히 회피형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보통 인간은 누가 자신의 잘못에 대해 직접적으로 지적하면
    그 순간에 반감만 생기지 자신을 돌아보려고 하지 않아요.
    내가 잘못했으니까 사과하고 고쳐야 겠다는 생각은
    성인군자 아니면 못 한다고 보면 되더라구요.
    그 친구들은 아마 나도 너의 단점을 그동안 눈감아 주고 있는데
    네가 뭔데 나한테 지적을 해? 하는 생각을 할지도요.

    그냥 인간들이 다 그렇구나.. 라는 걸 알고나서는 마음이 편해졌고
    이후로 아무리 친해도 절대로 상대의 잘못 같은 건 말 안 하게 됐고
    서운한 일이 생기면 그냥 조용히 멀어지는 게 낫더군요.

  • 3. 저도
    '24.8.31 6:56 PM (185.220.xxx.254) - 삭제된댓글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댓글 달아요.
    저는 참고 참다가 더 이상 못 참을 거 같아서
    상대의 저에 대한 태도에 대해 지적한 적이 두 번 있는데
    두 번 다 님처럼 상대의 회피에 의해 손절로 끝났어요.

    왜 그럴까.. 친한 친구니까 내가 참다 참다가 얘기한 거라면
    자신에 대해 돌이켜 보고 사과 한마디면 끝날 일을
    왜 그에 대해 반격하거나 회피하는 걸까?
    저도 그 궁금증이 오래 갔었는데요.

    나중에 살면서 보니, 그냥 100이면 99명 인간이 다 그래요.
    그 사람들이 특별히 회피형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보통 인간은 누가 자신의 잘못에 대해 직접적으로 지적하면
    그 순간에 반감만 생기지 자신의 태도를 직면하고 되돌아보지 못해요.
    내가 잘못했으니까 사과하고 고쳐야 겠다는 생각은
    성인군자 아니면 못 한다고 보면 되더라구요.
    그 친구들은 아마 나도 너의 단점을 그동안 눈감아 주고 있는데
    네가 뭔데 나한테 지적을 해? 하는 생각을 할지도요.

    그냥 인간들이 다 그렇구나.. 라는 걸 알고나서는 마음이 편해졌고
    이후로 아무리 친해도 절대로 상대의 잘못 같은 건 말 안 하게 됐고
    서운한 일이 생기면 그냥 조용히 멀어지는 게 낫더군요.

  • 4. 인연이
    '24.8.31 6:56 PM (114.206.xxx.139) - 삭제된댓글

    저물어 갈 때는 씁쓸한 기분 들지만
    자연스러운 과정이라 생각하면 받아들이기 쉬워요.
    님 생각이 맞고 그들 대처 방식은 틀렸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들도 똑같이 그렇게 생각하면서 점점 틀어지는 거예요.
    옳다 그르다 시시비비 가릴 의지 조차 없어질 때 관계는 소멸 되는 거 같아요.

  • 5. .....
    '24.8.31 7:02 PM (211.246.xxx.5)

    회피형이라 할지라도 모든 걸 차단하고 오롯이 나만 있는
    자기만의 동굴 타임이 필요한거지
    잃고 싶지 않은 관계는 반드시 돌아와서 해결해요
    그 동굴타임에서 사색한 내용 토대로요

    그냥 그대로 놓아두고 떠난 건
    그냥 그 정도로 마무리하고 싶었기 때문에
    더 이상 어떤 말도 하고 싶지 않고
    그대로 끝내고 싶기 때문에
    가타부타 더 말을 않는 거예요
    보낼 사람 보내고 더 이상 생각 마셔요

  • 6. ....
    '24.8.31 7:18 PM (110.13.xxx.200) - 삭제된댓글

    생각보다 오래 만나도 서로간의 감정표현이나 생각을 얘기안하고
    만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또한 자신의 감정에 대한 고찰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고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은 더 많고.
    사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만나다 보니 어떤 한쪽에서 어느 시점에서 깨닫게 되면
    이게 아니단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근데 사실 그것도 그 사람의 인지가 그때 된 것이기 때문이고
    한쪽의 인지가 올라갔는데 다른 한쪽은 그대로라면 계속 만나기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진짜 주변사람 6명 평균이 나란 말이 이럴때 쓰는 것 같아요.
    인지수준이 비슷해야 만나게 된다.
    연이 다한겁니다.

  • 7. ....
    '24.8.31 7:19 PM (110.13.xxx.200)

    생각보다 오래 만나도 서로간의 감정표현이나 생각을 얘기안하고
    만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마치 오래 만나면 그냥 습관적으로 만나는 느낌.
    또한 자신의 감정에 대한 고찰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고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은 더 많고.
    사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만나다 보니 어떤 한쪽에서 어느 시점, 깨닫게 되면
    이게 아니단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근데 사실 그것도 그 사람의 인지가 그때 된 것이기 때문이고
    한쪽의 인지가 올라갔는데 다른 한쪽은 그대로라면 계속 만나기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진짜 주변사람 6명 평균이 나란 말이 이럴때 쓰는 것 같아요.
    인지수준이 비슷해야 만나게 된다.
    연이 다한겁니다.

  • 8. 서로손절
    '24.8.31 7:22 PM (180.68.xxx.52) - 삭제된댓글

    다툴 때 삐져서 한동안 말 안하는 거야
    정도의 차이지 누구나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성인이 된 이후에는 이게 아닌것 같아요.
    싫은 소리가 오가고 나면 감정이 예전과 다르거든요.
    서로 손절한것 같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20414 천안 부대동주변 식당 추천해 주시면 1 뻥튀기 2024/09/01 292
1620413 15kg 찌면 얼굴 많이 바뀌나요?? 12 porori.. 2024/09/01 3,016
1620412 입맛과 몸상태 참 신기해요. 9 입맛 2024/09/01 2,280
1620411 김건희가 미쳐 날뛰는데. 32 ㄱㄴ 2024/09/01 6,152
1620410 명신이 이냔은 아원고택정자도 훔쳐다 설치한거에요? 10 도둑냔아 2024/09/01 3,108
1620409 의료민영화 찬성 논란 장성인 교수, 건보 연구원장 임명 7 연아짱 2024/09/01 1,193
1620408 밤새 보일러가 돌아갔어요 4 덥다 2024/09/01 2,531
1620407 바이올린 김영욱의 누나 김덕주는 어떻게? ... 2024/09/01 1,058
1620406 뉴케어 마시니 11 든든 2024/09/01 4,011
1620405 강아지가 어떻게 요일을 알까요? 22 .... 2024/09/01 3,631
1620404 모쏠)키크고 잘생긴게 짱이네요 3 아침 2024/09/01 2,045
1620403 오랜시간 성경책 읽어오신 분들 계세요? 10 하나님 2024/09/01 973
1620402 굿파트너 김지상 최사라 결말 사이다네요 17 ㅇㅇ 2024/09/01 6,174
1620401 남편과 대화하는데요 12 자유 2024/09/01 2,624
1620400 굿파트너 11부 조연 12 Djdn 2024/09/01 4,267
1620399 엄마가 세면 애들이 잘 안 풀리나요? 32 .... 2024/09/01 6,365
1620398 9월에 새로운 다짐 있으세요? 11 ... 2024/09/01 1,850
1620397 낯선 새벽풍경 3 어머나 2024/09/01 1,245
1620396 제주도에서 어디가 가장 좋으셨어요? 41 제주도 2024/09/01 4,038
1620395 시골 땅에 길 사용료에 대해 여쭐게요 3 ... 2024/09/01 1,547
1620394 골다공증약 복용 후 커피는 언제 마실까요? 3 방탄커피 2024/09/01 1,423
1620393 효자가 아닌 남편 17 .... 2024/09/01 4,180
1620392 제가아프면 남편반응 18 ... 2024/09/01 6,394
1620391 나이드니 체력이 딸리네요 2 ... 2024/09/01 2,673
1620390 친정엄마에게 토지를 증여하려고 해요 9 .. 2024/09/01 3,0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