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회피형 친구들과의 손절

어쩌다손절 조회수 : 3,828
작성일 : 2024-08-31 18:08:24

살다보니 저도 손절이라는 걸 하게 되네요. 

몇년 전 친구 두 명과 작은 다툼 후에 안 보게 되었는데 

나중에보니 둘 다 지독한 회피형이었습니다. 

 

다툴 때 삐져서 한동안 말 안하는 거야

정도의 차이지 누구나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 지독한 회피형 두 명은 명백한 잘못을 회피했고

저도 굳이 난리치기보다 그냥 넘기고 참아준 것 같습니다. 

(아마 제가 난리 쳤으면 더더더 일찍 손절'당했'겠죠 ㅋㅋ) 

 

제가 적당히 의사 표현만 하고 더 난리 안치고 넘긴 이유는 

1. 그 말도 안되는 상황 따위에 내 기분까지 망치기 싫어서.

2. 본인도 스스로 반성하고 교정하겠지 하는 당연한 믿음. 

3. 나도 바쁜데 사사로운 거에 매어있을 시간이 없어서. 

 

 

손절까지 이른 구구절절한 사연이야 너무 너무 많지만, 

이 둘의 공통점을 생각해보자면 

결정적으로, 1. 갈등상황을 해결할 생각(능력)이 없음.

2. 결과적으로 반성도 사과도 하지않음.

3. 나중에 보면 책임을 타인에게 투사함. 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긴 대화를 해도

남 얘기나 본인의 관심사는 밤새 말할지언정 

막상 본인의 감정과 생각에 대해서는 말하는 법이 없었다는 것도요. 

 

'본인 감정 하나 들여다보는 것에도 이렇게 힘들어하는구나' 싶어서 짠한 마음도 들었지만

그 역시 남이 해줄 수 없고 본인만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

그냥 그대로 두었습니다. 

그랬더니 자연히 손절이 되네요.

 

 

오래고 친한 친구들인데도 기저의 심리를 저 또한 몰랐다는 게 놀랍고, 

다 큰 성인이 제 문제 하나 스스로 해결을 못해서 저러고 있는 것도 신기하고, 

둘도 없던 사이도 끊어지는 건 한 순간이구나 싶어 허탈하고, 

또 그런대로 잘 적응해서 살게되네요.

 

나이든다고 절로 어른이 되고 현명해지는 것이 아니고, 

이 과정은 자기인식으로부터 시작하는데 

이 친구들은 자기를 들여다보는 첫 단계부터 도망을 가니 

역시 여기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없구나 싶습니다. .

 

 

손절한 시점에는 제대로 사과도 안하고 도망가는 작태가 

너무 화나고 짜증나고 분하기도 했지만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그들의 감정회로가 있겠지요. 

 

무엇이 그렇게 두려운지 모르겠지만,

어디서든 용기와 힘을 얻어 잘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시절인연이 갔구나 담담히 받아들이는 중입니다. 

IP : 211.59.xxx.13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나가다.
    '24.8.31 6:39 PM (112.153.xxx.144)

    음. 혹시 상대가 참다참다 임계점에 달해서
    관계정리 회복노력 포기 한건 아닐지요.
    회피형 인간도
    일일이 따지고 말싸움 키우는 사람도
    서로에 대한 애정과 인연이 다한듯하네요.
    정상범주의 사람들 사이에서
    손절은 대부분 쌍방 과실이라고 생각해요.
    끛난인연 굳이 돌이켜 되씹지 마시고
    좋은 사람들과 더 좋은 관계 만드세요

  • 2. 저도
    '24.8.31 6:54 PM (185.220.xxx.254) - 삭제된댓글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댓글 달아요.
    저는 참고 참다가 더 이상 못 참을 거 같아서
    상대의 저에 대한 태도에 대해 지적한 적이 두 번 있는데
    두 번 다 님처럼 상대의 회피에 의해 손절로 끝났어요.

    왜 그럴까.. 친한 친구니까 내가 참다 참다가 얘기한 거라면
    자신에 대해 돌이켜 보고 사과 한마디면 끝날 일을
    왜 그에 대해 반격하거나 회피하는 걸까?
    저도 그 궁금증이 오래 갔었는데요.

    나중에 살면서 보니, 그냥 100이면 99명 인간이 다 그래요.
    그 사람들이 특별히 회피형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보통 인간은 누가 자신의 잘못에 대해 직접적으로 지적하면
    그 순간에 반감만 생기지 자신을 돌아보려고 하지 않아요.
    내가 잘못했으니까 사과하고 고쳐야 겠다는 생각은
    성인군자 아니면 못 한다고 보면 되더라구요.
    그 친구들은 아마 나도 너의 단점을 그동안 눈감아 주고 있는데
    네가 뭔데 나한테 지적을 해? 하는 생각을 할지도요.

    그냥 인간들이 다 그렇구나.. 라는 걸 알고나서는 마음이 편해졌고
    이후로 아무리 친해도 절대로 상대의 잘못 같은 건 말 안 하게 됐고
    서운한 일이 생기면 그냥 조용히 멀어지는 게 낫더군요.

  • 3. 저도
    '24.8.31 6:56 PM (185.220.xxx.254) - 삭제된댓글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댓글 달아요.
    저는 참고 참다가 더 이상 못 참을 거 같아서
    상대의 저에 대한 태도에 대해 지적한 적이 두 번 있는데
    두 번 다 님처럼 상대의 회피에 의해 손절로 끝났어요.

    왜 그럴까.. 친한 친구니까 내가 참다 참다가 얘기한 거라면
    자신에 대해 돌이켜 보고 사과 한마디면 끝날 일을
    왜 그에 대해 반격하거나 회피하는 걸까?
    저도 그 궁금증이 오래 갔었는데요.

    나중에 살면서 보니, 그냥 100이면 99명 인간이 다 그래요.
    그 사람들이 특별히 회피형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보통 인간은 누가 자신의 잘못에 대해 직접적으로 지적하면
    그 순간에 반감만 생기지 자신의 태도를 직면하고 되돌아보지 못해요.
    내가 잘못했으니까 사과하고 고쳐야 겠다는 생각은
    성인군자 아니면 못 한다고 보면 되더라구요.
    그 친구들은 아마 나도 너의 단점을 그동안 눈감아 주고 있는데
    네가 뭔데 나한테 지적을 해? 하는 생각을 할지도요.

    그냥 인간들이 다 그렇구나.. 라는 걸 알고나서는 마음이 편해졌고
    이후로 아무리 친해도 절대로 상대의 잘못 같은 건 말 안 하게 됐고
    서운한 일이 생기면 그냥 조용히 멀어지는 게 낫더군요.

  • 4. 인연이
    '24.8.31 6:56 PM (114.206.xxx.139) - 삭제된댓글

    저물어 갈 때는 씁쓸한 기분 들지만
    자연스러운 과정이라 생각하면 받아들이기 쉬워요.
    님 생각이 맞고 그들 대처 방식은 틀렸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들도 똑같이 그렇게 생각하면서 점점 틀어지는 거예요.
    옳다 그르다 시시비비 가릴 의지 조차 없어질 때 관계는 소멸 되는 거 같아요.

  • 5. .....
    '24.8.31 7:02 PM (211.246.xxx.5)

    회피형이라 할지라도 모든 걸 차단하고 오롯이 나만 있는
    자기만의 동굴 타임이 필요한거지
    잃고 싶지 않은 관계는 반드시 돌아와서 해결해요
    그 동굴타임에서 사색한 내용 토대로요

    그냥 그대로 놓아두고 떠난 건
    그냥 그 정도로 마무리하고 싶었기 때문에
    더 이상 어떤 말도 하고 싶지 않고
    그대로 끝내고 싶기 때문에
    가타부타 더 말을 않는 거예요
    보낼 사람 보내고 더 이상 생각 마셔요

  • 6. ....
    '24.8.31 7:18 PM (110.13.xxx.200) - 삭제된댓글

    생각보다 오래 만나도 서로간의 감정표현이나 생각을 얘기안하고
    만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또한 자신의 감정에 대한 고찰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고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은 더 많고.
    사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만나다 보니 어떤 한쪽에서 어느 시점에서 깨닫게 되면
    이게 아니단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근데 사실 그것도 그 사람의 인지가 그때 된 것이기 때문이고
    한쪽의 인지가 올라갔는데 다른 한쪽은 그대로라면 계속 만나기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진짜 주변사람 6명 평균이 나란 말이 이럴때 쓰는 것 같아요.
    인지수준이 비슷해야 만나게 된다.
    연이 다한겁니다.

  • 7. ....
    '24.8.31 7:19 PM (110.13.xxx.200)

    생각보다 오래 만나도 서로간의 감정표현이나 생각을 얘기안하고
    만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마치 오래 만나면 그냥 습관적으로 만나는 느낌.
    또한 자신의 감정에 대한 고찰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고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은 더 많고.
    사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만나다 보니 어떤 한쪽에서 어느 시점, 깨닫게 되면
    이게 아니단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근데 사실 그것도 그 사람의 인지가 그때 된 것이기 때문이고
    한쪽의 인지가 올라갔는데 다른 한쪽은 그대로라면 계속 만나기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진짜 주변사람 6명 평균이 나란 말이 이럴때 쓰는 것 같아요.
    인지수준이 비슷해야 만나게 된다.
    연이 다한겁니다.

  • 8. 서로손절
    '24.8.31 7:22 PM (180.68.xxx.52) - 삭제된댓글

    다툴 때 삐져서 한동안 말 안하는 거야
    정도의 차이지 누구나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성인이 된 이후에는 이게 아닌것 같아요.
    싫은 소리가 오가고 나면 감정이 예전과 다르거든요.
    서로 손절한것 같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20887 요즘 고물가에 오이김치가 살려주고있네요 16 나죽겄다 2024/09/02 2,692
1620886 세련된 머리 하고 싶은데 결국 돈인가요 5 …………… 2024/09/02 2,344
1620885 총독부 건물 폭파하지 말았어야 한다구요? 14 .. 2024/09/02 1,366
1620884 근데 어차피 다혜씨랑 사위 이혼한거 아니예요?? 17 2024/09/02 7,106
1620883 까르띠에 러브 팔찌 하시는 분? 2 2024/09/02 1,711
1620882 스킨보톡스 효과 좋은가요?리쥬란 효과 없어서,, 7 50대 2024/09/02 1,578
1620881 아산병원 간이식 선생님 좀 알려주세요. 5 도와주세요... 2024/09/02 1,113
1620880 리얼미터 "윤대통령 지지율 29.6%…취임 후 2번째로.. 9 탄핵 2024/09/02 2,085
1620879 계속 피곤한 이유가 뭘까요 9 ㅇㅇ 2024/09/02 2,289
1620878 빵쩝쩝소리가 제일 큼 1 Y 2024/09/02 716
1620877 전원책도 윤 비판하네요 13 우왕 2024/09/02 3,177
1620876 미국 주식 하는분들... 8 123 2024/09/02 1,911
1620875 disbelief는 어떤 뉘앙스인가요? 5 ?? 2024/09/02 712
1620874 탄핵 정족수 다들 아시나요? 11 그냥3333.. 2024/09/02 1,553
1620873 물회먹으러 갔는데, 혼자라 제일 늦게나옴 9 헛돈 2024/09/02 1,750
1620872 화이트해커가 성매매 알선 사이트 운영자 특정했는데 경찰이 수사중.. 2 일좀하지 2024/09/02 866
1620871 문통 딸 가족은 주재원 나갔던거 아닌가요? 41 ... 2024/09/02 6,082
1620870 의료개혁 생각하면 윤석열 부부 똥꼬집인듯요 20 ㅇㅇ 2024/09/02 1,397
1620869 온누리상품권10프로 12시에동났대요 13 우와 2024/09/02 2,881
1620868 PA간호사 30 ........ 2024/09/02 3,358
1620867 선풍기도 없이 살았는데요 7 ps 2024/09/02 1,984
1620866 직장인 코로나 확진 2 코로나 2024/09/02 1,078
1620865 코로나로 기침 심한 분 계신가요? 5 2024/09/02 936
1620864 퍼옴)전공의가 사직한 순간 의료 개혁은 실패인 것입니다. 이젠 .. 13 퍼온글 2024/09/02 1,994
1620863 김영삼이 잘한게 40 ㅇㅇㅇ 2024/09/02 4,4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