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나의 스승] 불과 2년여 만에 '공정 지상주의' 대학생들이 사라졌다
[서부원 기자]
"일말의 기대조차 사라졌으니, 실망할 것도 없어요. 윤석열 이야기는 그만하시게요."
요즘 대학생들의 시국에 대한 평가가 이렇다. 입대를 앞두고 찾아온 제자와 대학 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하루가 멀다 않고 분란을 일으키는 현 정부의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또래 대학생들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물었더니 말을 도중에 끊으며 손사래를 쳤다.
어쩌면 '도발적인' 내 질문 탓이었는지도 모른다. 몇 해 전 '조국 사태'가 터졌을 때, '아빠 찬스'로 공정의 가치를 무너뜨렸다면서 집단 반발하던 그 많던 대학생들은 다 어디 갔느냐고 따지듯 물은 게 화근이었다.
그랬던 '공정지상주의자' 대학생들이 불과 2년여 만에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통계로 봐도,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를 선택했던 20대 대학생들 대다수는 이미 지지를 거둔 상태다. 다만,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혔다'며 분노하면서도, 관망하고 외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조국 사태'보다 수백수천 배 심각한 부정과 불의가 만천하에 드러났고, 또 연일 터져 나오는데도 그때처럼 집단적 분노를 표출하지 않는 게 당최 이해되지 않았다. 제자의 말에 따르면, 뉴스에 아예 관심을 끄고 사는 게 요즘 대학생들 나름의 저항 방식이라고 했다. 또래들 SNS에 '윤석열'을 공유하는 경우는 아예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대학생들 모두가 역대급 무능한 대통령이라고 앞다퉈 손가락질하지만, 아무도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하지 않는다고 했다. 기실 대학생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지난 대선 때 누굴 찍었는지 묻는 건 금기 중의 금기다. 실제로 물었다가 말다툼이 벌어진 적도 있다며 입을 가리는 시늉을 했다.
아주 드물게 윤석열 후보를 찍었다고 선선히 고백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구동성 당장 손모가지를 자르고 싶은 심정이라며 적이 민망해한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서로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대통령에 관련된 이야기는 무조건 피하게 된단다. 대학생들에게 대한민국 대통령이 비웃음거리를 넘어 기피 대상으로 전락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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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럼에도 여전히 관망만 하고 머리속엔 '경쟁'뿐이라니.....
요즘 대학생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 지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