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하시는 분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느낌이나 감정, 생각은 지나가는 거니까
그것을 나와 동일시하지 말고, 아무 판단도 하지 말고 관찰만 하라고 합니다.
말은 그런데 그걸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언제 기회가 되면 명상을 하러 가볼 예정이긴 한데 아직 해본 적은 없어요.
그래서 아쉬운 대로 저는 제 감정이나 생각을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소설 쓰듯 해봤어요.
어느 날 새벽에 자꾸만 뭐가 먹고 싶었어요.
그래서 관찰 시작.
"내 머리 속에서 배가 고프다는 신호를 준다. 어떤 어떤 음식들이 생각이 난다. 나도 모르게 인스타의 요리를 찾아보고 있다. 나는 배가 고픈 것일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속이 약간 쓰리다. 심하진 않다. 뇌가 나에게 속쓰림을 전달해주고 있다. 저녁을 조금 먹긴 했다. 라면을 먹거나 밥을 조금 먹거나 냉동피자를 데워 먹을 수도 있다. 그러면 나의 도파민이 좋다는 신호를 나에게 주겠지. 그런데 잠시 후에 잠이 들 수도 있다.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잠이 들 수도 있다. 먹을 것들은 나의 부엌에서 아침까지 아무 일 없이 잘있을 것이다."
그날 저는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잘 잤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잔잔하게 기분이 나쁜 일이 있었어요.
"나의 뇌가 나에게 기분이 나쁘다는 걸 전달하고 있다. 기분이 나쁘다는 건 나의 뇌 어느 부분에서 신호를 보내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의 뇌 어딘가에서 지금 그 신호에 반응하고 있다. 그 사람은 그 사람대로 사연이 있다. 나도 나대로 사연이 있다. 각자의 사연과 욕심이 잠깐 부딪혔지만 이미 지나갔다. 나의 뇌가 왜 아직도 그걸 기억하고 흥분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라고 놔두면 된다. 흥분이 시시해지고 있다."
이런 식이에요.
다 엉터리로 저혼자 다스리는 내 감정 방법인데
어딜 가서 배우든, 아니면 유튜브라도 명상법을 배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