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 조회수 : 1,458
작성일 : 2024-08-25 11:24:24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너무 섭섭하게 그러지 마시어요.

하나님, 저에게가 아니에요. 저의 아내 되는 여자에게 그렇게 하지 말아달라는 말씀이에요.

이 여자는 젊어서부터 병과 더불어 약과 더불어 산 여자예요.

세상에 대한 꿈도 없고 그 어떤 사람보다도 죄를 안 만든 여자예요. 

신장에 구두도 많지 않은 여자구요, 장롱에 비싸고 좋은 옷도 여러 벌 가지지 못한 여자예요.

한 남자의 아내로서 그림자로 살았고 두 아이의 엄마로서 울면서 기도하는 능력밖엔 없는 여자이지요.

자기 이름으로 꽃밭 한 평, 채전밭 한 귀퉁이 가지지 못한 여자예요.

 남편 되는 사람이 운전조차 할 줄 모르는 쑥맥이라서 언제나 버스만 타고 다닌 여자예요.

돈을 아끼느라 꽤나 먼 시장 길도 걸어다니고 싸구려 미장원에만 골라 다닌 여자예요.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가난한 자의 기도를 잘 들어 응답해주시는 하나님, 저의 아내 되는 사람에게 너무 섭섭하게 그러지 마시어요.

 

나태주 시인이 큰 수술로 사경을 헤맬때 쓴 시래요.

좀전에 티비 채널을 돌리다 잠시 봤는데 

나태주 시인과 아내가 받은 큰수술이

무려 열번이 넘는다고 하더라고요.

서로가 그런 고통을 시간을 함께 겪으며 

더 돈독해지고 애틋해진걸까요. 

원래도 그랬겠지만 더욱 깊어진 것이겠지요. 

 

아내를 

/엄마같이 들여다보는 

이웃같이 같이 가 주는 

누이같이 옆에서 속삭여주는

딸같이 귀염을 떠는 

그런 복합적인 존재/라고 이야기 하는데

짧게 봤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참 순수한분 같더라고요.

그러니 풀꽃 같은 시가 나왔겠지요..

나태주시인의 삶과 이야기를 듣고는 

한편의 시처럼 기분이 몽글몽글해졌어요.

오늘은 서점에 한번 나가봐야겠어요.

IP : 211.235.xxx.24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좋네요
    '24.8.25 11:33 AM (1.228.xxx.58) - 삭제된댓글

    첫 몇 구절에 나보고 하는 소린줄
    우리 남편은 운전 잘 하네요
    우리 아이 학교에서 시 발표하는데 풀꽃 써 갔어요

  • 2. ㅡㅡㅡ
    '24.8.25 1:51 PM (219.248.xxx.133)

    나태주 시인.
    이런 사연이 있었군요
    시는 웬만하면 다 좋아요.
    좋은 시 알려주셔서 감사!

  • 3. ㅡㅡㅡ
    '24.8.25 2:01 PM (219.248.xxx.133)

    저도 마음이 몽글.몽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39654 다리미 내용 궁금해요 1 오늘 2024/10/20 1,107
1639653 깔끔하게 정리된 개검의 정의 2 000 2024/10/20 960
1639652 한국연봉과 법카 6 연봉 2024/10/20 1,901
1639651 의료대란 어쩌다 여기까지 왔나 2 ㅣㅣㅣ 2024/10/20 1,488
1639650 오늘 디카페인 커피 두 잔 마셨는데 8 .. 2024/10/20 3,534
1639649 오픈 책장 어떤가요 4 ... 2024/10/20 973
1639648 별걸다 물어봅니다.2 (냉장고에 국보관) 7 별걸다 2024/10/20 1,580
1639647 108배 좋은 점이 많긴 한데.. 8 .. 2024/10/20 2,624
1639646 오늘 양구 가서 막국수 먹었어요. 2 양구 2024/10/20 1,517
1639645 코로나 걸렸는데 너무 아파요 10 .. 2024/10/20 2,831
1639644 아파트매물이 쏟아지고 있네요,, 18 ........ 2024/10/20 19,697
1639643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스포..질문이요. 1 궁금 2024/10/20 2,726
1639642 장항준이 자존감이 높아요 21 .. 2024/10/20 5,367
1639641 비밀의 숲 좋아하셨던분들 ? 15 ........ 2024/10/20 3,108
1639640 화려한 옷이 어울리는 사람? 7 .. 2024/10/20 2,668
1639639 문다혜보니 서른 넘어 성형수술도 괜찮은듯 56 .... 2024/10/20 20,277
1639638 별걸다 물어봅니다1(찧은마늘,된장,고추장보관)+냄새차단 4 별걸다 2024/10/20 753
1639637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우리 추리해봐요. 6 제 추리 2024/10/20 3,242
1639636 남 비위 맞추는 버릇 15 .. 2024/10/20 3,510
1639635 단어가 생각이 안나서 그러는데 도와주세요 3 00 2024/10/20 1,078
1639634 박원순고소녀가 오세훈빽으로 전액장학금 유학중이래요 9 ... 2024/10/20 4,207
1639633 예능은 카르텔인듯 24 쇄신 2024/10/20 5,977
1639632 기차 제일 뒷자리에 입석 분들 서있는 경우... 10 기차 2024/10/20 2,869
1639631 내일아침 무슨운동할까요 3 운동하자 2024/10/20 1,214
1639630 2025년 집값전망 55 ㅇㅇ 2024/10/20 15,8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