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 조회수 : 1,480
작성일 : 2024-08-25 11:24:24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너무 섭섭하게 그러지 마시어요.

하나님, 저에게가 아니에요. 저의 아내 되는 여자에게 그렇게 하지 말아달라는 말씀이에요.

이 여자는 젊어서부터 병과 더불어 약과 더불어 산 여자예요.

세상에 대한 꿈도 없고 그 어떤 사람보다도 죄를 안 만든 여자예요. 

신장에 구두도 많지 않은 여자구요, 장롱에 비싸고 좋은 옷도 여러 벌 가지지 못한 여자예요.

한 남자의 아내로서 그림자로 살았고 두 아이의 엄마로서 울면서 기도하는 능력밖엔 없는 여자이지요.

자기 이름으로 꽃밭 한 평, 채전밭 한 귀퉁이 가지지 못한 여자예요.

 남편 되는 사람이 운전조차 할 줄 모르는 쑥맥이라서 언제나 버스만 타고 다닌 여자예요.

돈을 아끼느라 꽤나 먼 시장 길도 걸어다니고 싸구려 미장원에만 골라 다닌 여자예요.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가난한 자의 기도를 잘 들어 응답해주시는 하나님, 저의 아내 되는 사람에게 너무 섭섭하게 그러지 마시어요.

 

나태주 시인이 큰 수술로 사경을 헤맬때 쓴 시래요.

좀전에 티비 채널을 돌리다 잠시 봤는데 

나태주 시인과 아내가 받은 큰수술이

무려 열번이 넘는다고 하더라고요.

서로가 그런 고통을 시간을 함께 겪으며 

더 돈독해지고 애틋해진걸까요. 

원래도 그랬겠지만 더욱 깊어진 것이겠지요. 

 

아내를 

/엄마같이 들여다보는 

이웃같이 같이 가 주는 

누이같이 옆에서 속삭여주는

딸같이 귀염을 떠는 

그런 복합적인 존재/라고 이야기 하는데

짧게 봤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참 순수한분 같더라고요.

그러니 풀꽃 같은 시가 나왔겠지요..

나태주시인의 삶과 이야기를 듣고는 

한편의 시처럼 기분이 몽글몽글해졌어요.

오늘은 서점에 한번 나가봐야겠어요.

IP : 211.235.xxx.24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좋네요
    '24.8.25 11:33 AM (1.228.xxx.58) - 삭제된댓글

    첫 몇 구절에 나보고 하는 소린줄
    우리 남편은 운전 잘 하네요
    우리 아이 학교에서 시 발표하는데 풀꽃 써 갔어요

  • 2. ㅡㅡㅡ
    '24.8.25 1:51 PM (219.248.xxx.133)

    나태주 시인.
    이런 사연이 있었군요
    시는 웬만하면 다 좋아요.
    좋은 시 알려주셔서 감사!

  • 3. ㅡㅡㅡ
    '24.8.25 2:01 PM (219.248.xxx.133)

    저도 마음이 몽글.몽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18063 진학사 유료가입 할만한가요? 5 가입 2024/08/25 1,034
1618062 공적의료 시스템이 필요한것같아요 25 ㅇㅇ 2024/08/25 1,948
1618061 회사 정시퇴근한다고 뭐라하는데요 5 프리지아 2024/08/25 1,911
1618060 한국인들은 외모를 자기관리라고 생각하는 문제 17 음.. 2024/08/25 5,038
1618059 천주교신자분들 계시면 한번 봐주세요 6 ... 2024/08/25 1,289
1618058 종로구 사직동은 살기에 어떤가요? 6 ... 2024/08/25 2,280
1618057 제 usb를 타인의 컴퓨터에 꽂아 쓰면 2 ... 2024/08/25 1,764
1618056 지금 비오는 곳 있나요? 3 .. 2024/08/25 1,018
1618055 월급이 오르고 소소하게 달라진점 3 알바 2024/08/25 3,991
1618054 남친 많는 여친... 9 .. 2024/08/25 2,424
1618053 어묵 좀 봐주세요 2 ㅇㅇ 2024/08/25 1,306
1618052 최고의 나를 아직 만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12 뭐랄까 2024/08/25 2,890
1618051 주민등록사실조사 26일까지하는.. 5 조사 2024/08/25 2,316
1618050 이석증은 얼마나 가나요? 5 ㅇㅋ 2024/08/25 1,349
1618049 가볍고 끈적거리지 않는 몸에 바르는 썬크림 2 GL. 2024/08/25 709
1618048 아들이 딸을 성추행했을 경우 부모의 옳은 대처는? 7 텔레그램 2024/08/25 5,815
1618047 자유 1 ㅇㅇ 2024/08/25 486
1618046 저 집나왔는데 숙소추천해주세요. 15 00 2024/08/25 4,075
1618045 초등저학년 친구 관계 4 어려워요 2024/08/25 1,054
1618044 티비없는 집 9 거실 2024/08/25 1,631
1618043 작가가 너무 해요. 정자 vs 은환 2 사랑과야망 2024/08/25 2,096
1618042 열무김치에 멸치액젓 or새우젓 어떤걸로 하나요? 17 열무김치 레.. 2024/08/25 1,992
1618041 여름이 더우면 겨울이 춥나요? 올 겨울 어떨까요? 4 겨울 2024/08/25 1,893
1618040 흡연과 음주는 7 2024/08/25 1,030
1618039 여기서 정윤희 얘기 많이 해서 찾아봤는데 20 .. 2024/08/25 6,6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