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면 가려지는게 마음인 줄 알았어요
열심히 숨기면 안 들킬 줄 알았죠
근데 좋아하는 맘 감춰지지 않고
싫어하는 맘 가려지지 않더라고요
결국은 무의식적이고 비언어적인 뉘앙스와 행동으로
비어져 나오고 새어 나오고 뚫고 나오는 게
마음인건데 바보처럼 애썼다는 생각..
싫어도 싫은 티 안 내는게 예의라 생각하고
더 웃고 예의와 존중을 갖춰 대하며 지냈지만
그럴수록 상대는 더 무례하고 미운 짓을 하고
그러면 내 마음엔 더 참을 수 없는 혐오감이 차오르고
그걸 자꾸 억누르고 숨기고 없애보려고 하지 말고
나도 알고 너도 아는 그 마음을 그냥 받아들이고
그냥 딱 그 정도로만 대했으면 서로 좋았을텐데요
뭐가 그렇게 두려웠을까요
싫어하는 마음을 들킬까봐
그럼 서로 불편해질까봐
그래서 그걸 가리느라 더 웃고 더 끄덕였던 것 같아요
근데 그게 과연 착한 걸까
솔직한 게 착한거 같아요 자기 마음에 솔직한 거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그 정도로만 대하는 거
나와 상대를 기만 하지 않는게 착한 거 아닐까..
싫은 마음을 그냥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상대한테 거절하는 말, 거리두는 말도
불편해도 그냥 할 수 있었을텐데
그리고 차라리 그렇게 말해주는 게
서로 관계를 더 나빠지지 않게 할 수 있었을거라는
생각도 들고요
어차피 말 안해도 사람들은 무의식으로 몸으로
다 느끼고 다 아는거라면
어차피 다 드러나고 비어져 나오는거라면
빨리 받아들이고 정리하는 편이 나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