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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안지겨운 경동시장 이야기

시장가자 조회수 : 4,880
작성일 : 2024-08-23 14:08:42

여름내내  갈 엄두를 못내다가 오늘 28도임을 보고 나섰지요. 

우와 걸어도 땀이 안나요!!!!

버스를 타니 저랑 옷을 똑같이 입은 할머니들이 눈에 띕니다.

시장셔틀같은 이 분위기 익숙.

챙달린 반모자, 린넨인가 인견인가  헷갈라는 펑퍼짐한 바지에

크로스 가방을 매고 젤 중요한,  시장갈때 머스트잇 아이템 돌돌이 장착.

 

정류장에 벨을 누르고  성질 급하게 일어나니  기사님께서 시원하게 외쳐줍니다.

할머님  버스 멈추고  일어나세요! 아  할머니들하고 넘 똑같이 입었구나.   모자를 더  깊숙히

내립니다.

 

시장에 들어서서 젤 먼저  볶아 먹으려  동그란 호박 두개를 2천원에 삽니다.(새우젓넣고 볶아야죠)

마늘도 만원에 "갈아준다"고 써있네요.  마늘앞에 원산지를 속이면 7년이하의 징역 어쩌고 써있습니다. 목숨걸고 장사하시진 않겠지라는 맘에 삽니다. (사장님이 노리는 마케팅에 넘어가는 나)

이 사장님 냉국에  은박지에 싸인 김밥 한줄 드시다가 마늘을 들고 호다닥 뒷편으로 가서 갈아다 주십니다.

 

좀 가다가  삶은 옥수수를 보고

국산인가요? 물으니

절대 아닙뉘다! 우렁찬 대답에 웃음을 참으니,  껍질이 있는걸 사야 국산입니다라고 알려주시는 친절한 사장님. ㅋ

 

찹쌀 도너츠가 한개 천원이니

팥없는 플레인으로 두개 구입

찹쌀도넛은 플레인이 최고!

 

과일은 블루베리 오천원하고 체리는 600그램에 8천원 주고 삽니다. 체리가 싼건지 좀 갸우뚱이요.  

돌아오는 정류장에 가기전에 항상 들르는 가게에서  새우튀김(개당1500. 4개에 5천원)과 오징어 튀김(개당 1000원)을 삽니다.

 

앗 사장님 오징어튀김을 담으시는데 마지막  1개는  길이가 반인  짱뚱한걸로 넣으십니다. 

사좡님~~~왜 1개는 짧은걸주세용? 물으니

당당히 말씀하시길

' 에이 우리도 먹고 살아야죠'

흠.. 뭐 그렇다 칩시다. ㅋㅋㅋ

 

깐 호박잎 2천원! 써있어서.그.앞에서 멈춥니다. 맞다....엄마가 생전에 호박잎을 데쳐서 강된장 얹어서 주셨었는데... 사봅니다.

 

그냥 데치면 되요? 물으니 

사장님이 뭘 모르네?.하는 표정으로 '아이 줄기를 좀 요렇게 다듬어야지'(줄기부분부터 실처럼 잡아 뜯으심) 오케이 쿨거래 성사.

 

앗 횡단보도앞에서   국산 삶은 옥수수 발견합니다. 방금 엄마 보고 싶어서 촉촉했던 눈은 옥수수앞에서 급건조됩니다

 

3개에 4천원 되겠습니다

방가방가. 국산 찾기 힘들어요.

위치는 대우 프르지오 모델하우스  바로 건너편입니다.

중국 옥수수는 88사이즈

국산은 66사이즈 입니다. ㅋ

 

집에 와서 간 마늘은 지퍼락에 판판히 펴서 넣고  젓가락으로 줄을

바둑판처럼 긋고 냉동실에 넣어 줍니다. 똑똑 부러뜨려서 써야죠.

 

날씨가 선선해지면  잊고 있었던 시장에 자주 가려구요. 재미있었어요.

 

 

 

 

 

 

 

 

 

 

 

 

 

 

 

 

 

 

 

 

 

IP : 118.235.xxx.9
4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4.8.23 2:12 PM (61.82.xxx.212)

    넘 재미있어요. 머스트잇 아이템 돌돌이가 뭔가요

  • 2. 하바나
    '24.8.23 2:13 PM (211.177.xxx.179)

    생생해서 재미나요
    저도 조만간에 가봐야할듯요

  • 3. 비퀴달린
    '24.8.23 2:13 PM (118.235.xxx.17)

    장바구니를 전 줄여서 돌돌이라고 부릅니다.

  • 4. ㅎㅎ
    '24.8.23 2:16 PM (114.203.xxx.84)

    넘 재미있게 쓰셔서 저도 같이 시장 한바퀴 걸으며
    원글님과 장 본 느낌이에요ㅋ
    저도 돌돌이가 뭔가 했는데 친정 엄마가 늘 딸딸이라고
    말씀하시는 바퀴달린 장바구니였군요

  • 5. ...
    '24.8.23 2:17 PM (58.145.xxx.130)

    88사이즈 옥수수 ㅎㅎㅎ
    옥수수도 경동시장이 좀 싸긴 싸군요
    국산 66사이즈 3개 4천원이라니...
    저는 옥수수 잘 안먹어 안 사지만 우리동네 옥수수 쪄서 파는 곳은 55 사이즈 3개 5천원이드만...
    심지어 간혹 44도 하나씩 들어있는 얍실한 옥수수들이던데...

  • 6. ㅁㅁ
    '24.8.23 2:18 PM (112.187.xxx.168) - 삭제된댓글

    시장은 구경하는 재미가있쥬
    전 가면 족발도매상을 들르고
    삶은 돼지껍닥
    영계가 좀 착하고

    예전엔 이천농장등등 다 들럿는데 이젠 너무 무거운건
    과감히 패스

    아니구나
    이젠 거의 못감요
    짐도 무섭고
    더위도무섭고
    퀴퀴한 냄새도 무섭고

  • 7. 저녁
    '24.8.23 2:20 PM (84.190.xxx.107)

    그림같이 눈에 그려져요~

  • 8. ㅁㅁ
    '24.8.23 2:21 PM (223.39.xxx.24)

    원글님 글을 하도 생생하고 재밌게 쓰셔서 저도 같이 시장구경한 느낌이고요
    그 시장속 골목들 코너를 두어번 더 돌면 작은아빠네 가게 앞까지 갈거 같습니다
    저희 작은아부지 경동시장에서 한약재 파십니다 ㅎㅎ

  • 9.
    '24.8.23 2:24 PM (58.140.xxx.20)

    너무 멀어서 안갑니다.

  • 10. ㅇㅇ
    '24.8.23 2:28 PM (14.52.xxx.159)

    밤도 수입산이겠지요?

  • 11. 응???
    '24.8.23 2:28 PM (211.217.xxx.233)

    튀김은 어디서 사셨나요?

  • 12. 지금사무실인데
    '24.8.23 2:31 PM (211.234.xxx.215)

    제복장이 딱 경동시장룩이네여

  • 13. 지인
    '24.8.23 2:31 PM (39.7.xxx.183) - 삭제된댓글

    건대근처 실버 사시는 분이 관리비가 계속 오르니깐
    그 근처 오피스텔로 옮기셨는데 매일경동시장 가는 재미로 사신대요.
    전 그 복잡한 차도만 차로 지나가긴 한참됐는데, 첨엔 한약재만
    파는 즐 알고 패쓰. 근데 이런 맛깔나는 글 읽으니 돌돌이 갖고 대녀올랍니당^^

  • 14. 궁금
    '24.8.23 2:33 PM (175.223.xxx.247)

    튀김 맛있나요?

    새우튀김 넘 먹고싶네요

  • 15. 아 웃겨
    '24.8.23 2:35 PM (211.211.xxx.168)

    넘 유쾌하고 재미있게 쓰셔서 ㅎㅎ. 머리에서 영상이 재생되며 봤어요.

  • 16. 원글
    '24.8.23 2:38 PM (118.235.xxx.85)

    밤이 국산인지 수입산인지 잘 모릅니다.
    (대부분 생산지가 써있음다)

    새우튀김 파는 곳은 그곳에 새 아파트가 바벨탑처럼 생겼는데 그 건너 차도 옆 길가입
    니다. 정류장이 길중간에 있는데 그 근처에요.
    맛은요? 비싼 일식집이나 여기나 제 입맛에는 맛있었습니다.

    참 옥수수가 국산은 껍질이 달려 있다고 들었지만 제가 산 국산 옥수수는 껍질 떼고 파십니다. ^^

  • 17. 글도
    '24.8.23 2:42 PM (112.186.xxx.86)

    귀엽게 잘쓰시네요.
    저도 바퀴달린 장바구니 끌고 농협마트 가야하는데
    저 태양이 무서워요

  • 18. 쓸개코
    '24.8.23 2:44 PM (175.194.xxx.121)

    공주밤 팔아요~ 한됫박에 8천원정도 할걸요.
    다음에 가면 저도 새우튀김 오징어튀김 사와야겠어요.
    더워서 요즘 갈 생각을 못했는데.. 글로 시장구경 잘 했습니다.

  • 19.
    '24.8.23 2:48 PM (119.70.xxx.90)

    찹쌀도너츠가 젤로 부럽습니다
    강원도 찰옥수수는 내손으로 직접 쪄놓은거 먹었구욤ㅋ

  • 20. as
    '24.8.23 2:49 PM (211.246.xxx.170)

    잼나게 읽었어요
    가보고 싶당ㅎㅎ
    근데 마늘은 갈기 전에 씻어주나요?

  • 21. 별이야
    '24.8.23 2:50 PM (222.117.xxx.174)

    안지겨워요~
    재밌어요 ^^

  • 22. ㅇㅇ
    '24.8.23 2:51 PM (116.32.xxx.100)

    사실 전 집에서 코앞인데 ㅎㅎㅎ
    잘 가게는 안 되더라고요
    그냥 대로변 지나다가 야채 보이면 좀 사고 그러는 정도?
    제기역 경동시장쪽 출입구로 가면 할머니들이 바퀴달린 장바구니 끌고 장보러 오는 모습이야 익숙하죠 ㅎ

  • 23. ....
    '24.8.23 2:52 PM (110.13.xxx.200)

    할머님 버스 멈추고 일어나세요! 아 할머니들하고 넘 똑같이 입었구나. --
    ㅋㅋㅋ
    글 넘 재밌네요. 시리즈 또 써주세요...

  • 24. ..
    '24.8.23 2:56 PM (211.208.xxx.199) - 삭제된댓글

    아따 글이 국산 옥시기 마냥 구수혀요.

  • 25. 재미난다야
    '24.8.23 2:59 PM (58.120.xxx.112)

    ㅎㅎㅎㅎ
    제가 직접 장 본 느낌~~
    글이 생동감 넘치네요
    시장 시리즈 2,3,4 ...기다릴게요

  • 26. ... ..
    '24.8.23 3:03 PM (222.106.xxx.211)

    자주는 못가지만 사랑하는 경동시장
    글로 보이는 시장구경 재미있게 했습니다
    글에 보이는 코스 모두 아는 저 부드읏합니더;;;

  • 27. 마늘
    '24.8.23 3:05 PM (118.235.xxx.129)

    씻어서 갈아주냐고 물어보신분~
    그게....안씻어주겠죠? ^^

  • 28. 에잇
    '24.8.23 3:08 PM (118.220.xxx.61)

    팥없는 찹쌀도넛을 무슨맛으로 먹어요.
    경동시장 가고싶은데 너무 머네요.
    파바로 찹쌀도넛사러갑니다.

  • 29. ...
    '24.8.23 3:08 PM (110.10.xxx.120)

    현장감 있는 생생한 재래시장 장보기 후기 글이네요^^

  • 30. 튀김오징어
    '24.8.23 3:12 PM (118.218.xxx.85)

    한마리 짧은거 따지는게 제일 재미있어요.
    그것도 아주 쿨하게 넘겨버리는것도 배웠어요.
    ㅂ꿔달라고 달라고 떼쓰는건 정말 못봐줬을텐데...

  • 31. ...
    '24.8.23 3:24 PM (183.102.xxx.152)

    아직은 더워서 못가요.
    저는 봄에 나물 사러 한번씩 갑니다.

  • 32. ...
    '24.8.23 3:28 PM (61.72.xxx.152) - 삭제된댓글

    다 아는 곳이라 더 재미나게 읽었어요
    참고로 경동시장 모바일 온누리 상품권 거의 받아요
    10프로 싸게 사서 쓰세요

  • 33. ㅁㅁㅁ
    '24.8.23 3:41 PM (211.192.xxx.145)

    청년몰에 쟁반짜장이랑 탕수육 맛있습니다.

  • 34. 맞아요
    '24.8.23 3:46 PM (106.102.xxx.244)

    안지겨워요
    서울시는 경동시장 절대 손대지말고 그대로 두기를

  • 35. 50대
    '24.8.23 3:49 PM (14.44.xxx.94) - 삭제된댓글

    아이고 덕분에 생활수필 한 편 잘 읽었습니다
    특히 시장 상인들과 문답이 재미있네요

  • 36. 시장좋아
    '24.8.23 3:50 PM (1.225.xxx.214)

    원글님
    우리 가을에 경동시장 번개 한번 칠까용?
    원글님이 내일 몇시까지 어디로 와라 , 드레스 코드는 무엇?
    이렇게 지령을 내리면
    갈 수 있는 아짐들 모여서 시장 보고
    찹쌀도너츠 나눠먹고 제각기 흩어지는 것으로...어때요?
    재밌을 것 같아요^^

  • 37. 시장좋아
    '24.8.23 3:51 PM (1.225.xxx.214)

    아 그리고 마늘 얼릴 때 젓가락으로 줄 내는 것 배웠어요.ㅎㅎ 감사

  • 38. ...
    '24.8.23 4:09 PM (118.235.xxx.45)

    ㅎㅎㅎ
    글을 너무 재밌게 쓰셔서 읽으며 절로 얼굴이 방긋방긋
    원글님 글 자주 읽고 싶네요^^
    저는 4월쯤 큰 맘 먹고 경동시장 처음 갔는데
    쉬는 날이라 허탕을...
    근데 쉬는 날이 아니었어도 물건 고를 줄 몰라
    구경만 하다 왔을 거에요 ㅋ

  • 39. .....
    '24.8.23 4:52 PM (220.65.xxx.160) - 삭제된댓글

    경동시장 뒷편으로 오래된 냉면골목도 있어요

  • 40. 오꿍이
    '24.8.23 4:54 PM (117.111.xxx.205)

    글이 갓잡은 생선처럼 파닥파닥 뛰네요. 유쾌한 글 잘 읽었어요.
    저도 경동시장 가보렵니다 *^^*

  • 41. 벙개
    '24.8.23 5:19 PM (118.235.xxx.27)

    건의해주신분 죄송합니다.
    글로만 까불지 제가 낯을 많이 가립니다.
    그대신 웃긴 얘기 해드릴께요.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제가 벨을 눌렀는데
    어머 한정거장 미리 누른거에요.

    급한 나머지
    사좡님! 잘못눌었어요. 이번에 안내립니다.

    하도 시장에서 사좡님 사좡님 이러고 다닌거였지요.... 승객들이 순간 힐끗 쳐다봅니다.

    옆에 서있던 ROTC 제복 입은 학생 눈이 저버다 더 동그래진걸 보고 말았습니다.

  • 42.
    '24.8.23 5:32 PM (121.163.xxx.14)

    2탄 기대할게요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지는 곳 ㅋㅋ
    그 근방에 7년 살면서 물건 사러 자주 갔던 곳 ㅋㅋ
    매일 가도 매일 새로운 신기한 곳 ㅋㅋㅋ
    가고 싶네요
    그런데 무시루떡 얘기가 없네요? ㅋㅋ
    가을무로 만든 무시루 떡 참 맛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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