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날씨를 모르고 살아가는 삶

ㅇㅇ 조회수 : 3,375
작성일 : 2024-08-17 15:27:16

어느 여름날 친구와 통화를 하다가 

오늘 낮에 엄청 바람 불고 비가 와서 간만에 시원했다야 했더니

친구가 어머나 자기는 전혀 몰랐다 하더라구요

저는 빌라 살고 친구는 고층

고층 아파트에서 아침부터 창문 꼭꼭 닫아놓고 에어컨 켜놓고  다른 일하고 있으면

당연히 그때그때 자연의 변화를 모르고 지나치게 되지요.

친구가 원래 둔감한 이가 아니고 기후환경 문제에 관심 많고

장바구니 늘 챙겨다니고 플라스틱 안 쓰려고 노력하고

태양과 바람을 좋아하고 마당 있는 집을 꿈꾸는 사람이라

저하고 그런 주제로 자연 이야기 날씨 이야기도 자주 하거든요. 

 

사실 도시의 삶이란 게 날씨앱 켜서 오늘 비오나 안오나 정도만 체크하게 되고

지하주차장 연결된 아파트면 우산 챙길 필요도 없고

바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필요가 없으니

굳이 창을 열고 밖을 내다볼 이유도 없고

잘못하면 무슨 자연재해가 일어나도 

꿈에도 모를 수 있겠다 그런 이야기들을 했네요.

내 집 내 사무실 내 공간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관심을 가질 일이 없다는 것이 참 안락하고 편한 삶인데 

또 어찌 보면 무척 위험한 삶 같기도 합니다.

바깥에서 그 안온한 삶을 지탱해주던 사람들이 없으면 순식간에 허물어질.

 

실제로 우리 사회엔 하루하루의 날씨에 위험하게 노출되어 있는 사람들이 더 많지 않나요

에어컨 설치하다 돌아가신 기사님 뉴스를 보는데

얼마 전 땀을 뻘뻘 흘리며 고장난 우리집 에어컨을 고쳐주신 기사님이 생각났어요

찬 음료를 드렸더니 뚜껑 따지 말래서 고이 가방에 넣어 집으로 가져가시더군요 

누구한테 주시려는지 아님 아껴뒀다 마시려 하시는지.

이런 날씨에는 낮잠 자는 시간 한두 시간 법으로 지정해서 

온도 몇 도 이상 한낮의 더운 현장에선 노동을 금지해야 하지 않나

비록 우리집 에어컨 수리가 며칠 늦어지더라도 말이죠

그런 생각도.

 

저는 오늘 옥상에 빨래 널 수 있는 날인가 아닌가 늘 날씨를 체크하고 

또 손바닥만한 텃밭 때문에 날씨를 체크

요즘은 빨래가 정말 잘 말라서 그건 좋은데

땡볕에 작물은 돌볼 엄두가 나지 않네요.

빨리 처서매직이 왔으면...

 

IP : 211.196.xxx.9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8.17 3:36 PM (211.250.xxx.132)

    참으로 동감합니다.
    나의 안락과 편안은 잘 살펴보면 타인의 땀과 노고에서 나오죠.
    물론 나도 땀흘리고 일하면서 남의 땀을 약간의 비용을 내고 사고요.
    맞물려 돌아가니 내가 힘들게 일한다면 다른 사람의 힘듦을 헤아려야 하는데..

  • 2. .xcf
    '24.8.17 4:05 PM (125.132.xxx.58)

    좀 너무 거창한 접근 아닌가요.
    폭염이 좀 빨리 누그러졌으면 하는 정도 생각하고 사는지라.. ㅋ

  • 3. 윗님
    '24.8.17 4:08 PM (211.196.xxx.99)

    공감 주시는 댓글 감사합니다. 올해 여름은 유난히 무덥네요. 작년까진 에어컨 없어도 충분히 살 수 있다 오만하게 자신했는데 올해는 참 겸손한 마음으로 에어컨과 수리기사님과 한전과 이 동네 인프라에 의존을 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말씀대로 누구든 타인들에게 기대어 함께 살고 있음을 기억하겠습니다.

  • 4. ㅋㅋ
    '24.8.17 6:29 PM (49.236.xxx.96)

    너무 감성적으로 나가셨다
    에어컨 기사가 그깟 음료를 가져다 누굴 주겠어요?
    저도 고층살고 외출 안하고 하루종일 컴으로 작업하는데도
    바깥 날씨는 알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 5. 윗글 공감!!
    '24.8.17 7:11 PM (211.176.xxx.107)

    에어컨 기사가 그깟 음료를 가져다 누굴 주겠어요?2222

  • 6. 뜨거운
    '24.8.17 7:33 PM (182.214.xxx.17)

    뜨거운 나라들은 새벽5시부터 점심까지 일하다 쉬고 밤에7시넘어 다시 일하죠.

  • 7.
    '24.8.18 9:42 AM (149.167.xxx.115)

    원글님 생활 속 성찰이 돋보이는 잔잔한 수필들 같은데, 뭘 또 ㅋㅋ거리며 비웃어요. 어우 진짜 인성 드러난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35370 범죄자들은 왜 다 억울하다고 할까요? 19 양심 2024/11/01 2,289
1635369 AI가 그린 사람 보면 기분이 나빠요 11 ㅇㅇ 2024/11/01 4,296
1635368 남편 왈 ㅜㅜ 8 oip 2024/11/01 4,803
1635367 유영철 이야기니 피해갈분들은 피해가세요 23 꼬꼬무 2024/11/01 7,634
1635366 근종 왜 생기나요 9 근종 2024/11/01 3,588
1635365 '나솔' 23기 정숙, 조건만남 과거사 터졌다…영상 모두 통편집.. 15 와ㅏㅇ 2024/10/31 7,847
1635364 제가 태어난 시를 이제 알았어요 8 ... 2024/10/31 2,874
1635363 하루 1시간 알바해요 13 ... 2024/10/31 7,481
1635362 젊은 사람들이 점점 정치에 관심을 안두는것같아요 18 ㅇㅇ 2024/10/31 2,263
1635361 보이시한 여자 별로 안좋아하는데... 3 ........ 2024/10/31 4,139
1635360 옷에서 마이쮸 껍질이 나왔어요. 7 ... 2024/10/31 5,584
1635359 명태균 녹취록 2차 배포 17 아이고 2024/10/31 7,022
1635358 조금씩 커지는 검은 사마귀 피부과 갈까요? 8 모모 2024/10/31 2,016
1635357 뚜껑형 lg김치냉장고 소형(128리터) 어떨까요? 9 김냉 2024/10/31 1,611
1635356 강매강 끝났네요 ㅜㅜ 17 ㅇㅇ 2024/10/31 8,452
1635355 초2. 130센티 30킬로 관리해야 할까요? 7 모카초코럽 2024/10/31 1,636
1635354 계약직 근무조건 잘 아시는분 계신가요? 3 2024/10/31 1,092
1635353 어릴때 친척어른들이 말한번 안걸어줬어요 11 2024/10/31 3,642
1635352 임용고사 어렵겠죠? (나이많아요ㅜㅜ) 21 ... 2024/10/31 4,727
1635351 파운데이션 들뜨고 끼는건 왜그러나요 10 ... 2024/10/31 4,634
1635350 멘탈 약해보이는 연예인들 41 멘탈 2024/10/31 19,299
1635349 진주 시민 여러분.. 맛있고 이쁜 케잌집 알려주세요. 2 플라워 2024/10/31 877
1635348 끝사랑 재밌네요 11 반전 2024/10/31 4,087
1635347 파마 한 다음날은 린스만 하는 거지요 6 파마 2024/10/31 2,509
1635346 역사 유튜브보는데 세조는 참 잔인했군요 7 ㄷㄹ 2024/10/31 2,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