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으로 남는 게 있는데요 그건 이 나이까지 한 번도 서로 좋아하는 친구를
가져본 적이 없다는 거에요.
그냥 저냥 같이 어울려 다니는 무리는 있었지만
서로 아주 잘 맞는 친구 그걸 단짝이라 한다면
그런 단짝친구가 주는 즐거움이나 우정은 한번도 경험한 적이 없어서
그게 항상 아쉬움으로 남아 있어요.
이제 나이도 있으니 그런 친구를 만날 일은 거의 없을텐데
동성 간에 서로 아주 잘 통하고 어려운 일이든 어떤 일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 명도 없었다는 게
요즘은 아쉽다는 마음도 들어요.
어쩌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살면서 나를 잘 이해해주는 사람을
남편 빼고는 부모도 아니었고 형제간도 없었고
학교든 사회에서 만나는 동성 사람 중에서 한 명도 만나보지 못했다는 게
이제는 점점 더 만날 가능성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영 아쉽네요.
모든 면에서 무난하고 학벌도 좋은데 말이죠.
너무 무난 심심해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너무 아전인수격 해석일까 싶기도한데
어디 특별히 모난데 없고 오히려 남의 얘긴 거의 안하구요
모임 중 어떤 사람 이혼 얘기는 몇 년째 다른 사람한테 한 번도 한 적 없고
스스로에 대한 평가를 해보자면 신뢰할만한 사람이거든요.
미혼일 때 여자들 중 다수가 마치 나쁜 사람한테 좀 더 끌린다 하는 것처럼
그런 끄는 점이 없었던 것인지 뭔지 모르겠어요.
남의 부탁 잘 들어주고 공감능력도 상당히 뛰어난데 말이죠.
좋은 동성 친구한테서 얻는 우정이나 친교의 즐거움에 대한 기대는
이젠 포기하는 나이가 됐지만 삶을 뒤돌아보니 평생 가져보지 못한 것이
나누고 나누면 많겠지만 그닥 아쉬운 건 없는데 이건 아쉬운 중에 하나에요.
저희 시어머님 보니까 나이가 아주 많아지니까 잘 통하던 친구, 자매간도 필요없더라구요.
왜냐면 서로 너무 나이가 많아서 거동을 못하고 집안에만 있으니
전화통 붙잡고 몇 마디 하는 게 다일 뿐
교회 가는 것도 힘들어 하시고 겨우 교회만 갔다가 몸이 다들 안 좋으니
친교할 정도로 있지도 못하고 그러니 아주 나이 많으면 서로 잘 통하던
친구나 자매도 의미 없긴 하던데 그 전에는 그런 인간관계가 있다는게 아주 좋아보였거든요.
오히려 아주 나이든 지금은 시동생이 이혼했는데 이혼한 시동생이
시어머님과 같이 사니 심심하지도 않으시고 집에 온기있고 주말이면
시동생이나 남편이 번갈아 가든 같이 가든 시어머님 모시고 어딘가로
외출해주니 우리 시어머님은 최고로 복받은 양반 같아요.
물론 아들들이 그렇게 하니까 저는 굳이 안가도 되죠.
글이 결론이 뭔지 이상하게 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