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못되쳐먹은 딸이라는 분 글 읽으면서 나도 그런데.. 생각했어요
전 어릴 때 부모님 불화에 꿋꿋하게 제 자리에서 안간힘을 쓰며 버텼어요
저는 그런 기질, 성향을 다행히 지니고 있었던거 같아요
진짜 가정폭력 가정불화 요소요소는 다 짬뽕으로 경험해본거 같네요
대학교 졸업하고 뭔가 막연하게 생각하던 서울살이..
기어코 25살에 서울로 올라와서 20대, 30대, 40대를 보내고 있어요
20대는 막연하게 행복했어요
독립했다는거.. 더 이상 아빠, 엄마 때문에 심장 두근거리지 않아도 되는거..
엄마한테 온갖 아빠 비난을 안 들어도 되는거..
위, 아래 형제들의 일탈, 속 썩이는 꼴 안봐도 되는거..
몽글몽글 한 연애도 잘 했었고 남친 사랑도 많이 받았었고
그 때는 뭔가 마치 내가 좋은 집에서 사랑 많이 받고 커 온 20대 같은 느낌으로
즐겁게 살았었던거 같아요
정말 다행히도 저는 자존감이 높았고 희한하게 좋은 인연들만 맺어지고 그랬어요
월세집 집주인 분도 너무 좋았고.. 회사 동료들도 좋은 사람들이었고..
참 어리다면 어린 나이였는데 세상이 무섭다는 생각 못하고
늘 뭔지 모르게 즐겁고 생글거리면 지냈었어요
30대에는 월급으로는 너무 생활 밖에 안되어서 일 끝나고 투잡을 했지요
호프집 서빙이나 와인바 주방에서 과일안주 접시 만드는 알바
주말 콜센터 알바, 엑스트라 알바 등
그리고 또 좋아하는 분야 동호회도 하면서 나름 지루하지 않고 보냈어요
그리고 일에서도 좀 욕심내보려고 공부를 시도했는데
이건 제가 안될거 같아서 1-2년 허우적거리다 깔끔하게 포기했어요
공부 포기하고 나니까 갑자기 막 놀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40대에는 막 놀았어요...
40대가 되니 급여도 좀 높아지고 뭔가 쬐금 안정권에 진입한 느낌?
근데 남들은 이걸 30대에 이뤘을거 같은.. 뒷북? ㅎㅎ
50을 바라보고 있는 저는 현재 육아중이에요. 일도 하구요
보통 흐름대로면 제 나이 정도면 제법 자녀들도 컸기에
체력적인 소모 보다 정신적인 소모에 지칠 때 인거 같더라구요
그리고 부모님에게도 뭔가 부모님을 이해하는 마음 폭이 생기고
이해 못 했던 부분도 이제는 이해가 간다 .. 이런다는데 ..
저는 그런 마음의 성장이 전혀 생기질 않고 오히려 10대 때의 저보다
훨씬 못난 모습이 된 거 같습니다
저는 지금 제가 너무 힘이 든 시기여서 그런지
뭔가 인생이 뒤죽박죽이 된 느낌도 들고 좀 그런데요
육아하느라고 연로해가는 부모님은 아주아주 완전 뒷전이 되고..
오히려 뭐랄까 ..
20,30,40대까지는 어디서도 부끄럽지 않고 제 스스로 참 야무졌다 싶은데
결혼, 출산, 육아하면서 다 참 못 하는거 투성이 같고 늘 부족한 사람 같아요
아이를 낳으면 아이 키우며 부모도 성장한다고 하잖아요
저는 고군분투는 정말 빡세게 하긴하는데..
제가 뭔가 성장한다는 느낌은 전혀 안들구요
그리고 힘들다고 이 나이에 엄마한테 괜히 심퉁부리는 말투나 말버릇이나 행동들..
스스로 참 한심하게 여겨지는데 이 또한 날이 갈 수록 더 심해져서
정신줄 잡자 잡자 매번 되뇌입니다..
좋은 나이 좋은 때에 그렇게 결혼 생각 1도 없다가 늙어서 결혼한다 했을 때는
참 기뻐하며 좋아하셨을텐데..
이리 힘들게 육아에 일에 치여가며 사는 딸을 보는 엄마는 어떤 마음이실까..
속상하실거 같아요.. 그냥 예전 혼자 잘 살던 딸이 차라리 낫다고 생각하실거 같아요
이 나이쯤 되면 딸로서 부모님에게 곁을 주거나 살핌을 드려야할 때인데
전혀 그걸 못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또 괴롭고..
이 마음이 또.. 참 웃긴데,, 간사한거 같아요
마음으로만 입으로만 괴롭다하는거요.. 진짜 진짜 뭘 노력하면서 괴롭다도 아닌..휴..
나중에 부모님 돌아가시고 나면 불효자는 웁니다.... 하려는지..
근데 사실 지금은 솔직히 부모님 두 분 잃으면 정말 슬플까? 이것도 모르겠고
이런 생각하는 제가 소름이 끼치기도 하고..
이런 내가 엄마이고 내 아이를 양육하는 모습에서 괴리감이 느껴지고
생각이 너무 뒤죽박죽인 채로 글을 써버렸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더 있는데 그래서 답답한데 .. 줄여야겠어요 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