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부모가 되면 아이를 키우면서 같이 성장한다는데,, 전 제가 의구심이 들어요

** 조회수 : 2,211
작성일 : 2024-08-13 15:36:57

얼마전에 못되쳐먹은 딸이라는 분 글 읽으면서 나도 그런데.. 생각했어요

 

전 어릴 때 부모님 불화에 꿋꿋하게 제 자리에서 안간힘을 쓰며 버텼어요

저는 그런 기질, 성향을 다행히 지니고 있었던거 같아요

진짜 가정폭력 가정불화 요소요소는 다 짬뽕으로 경험해본거 같네요

 

대학교 졸업하고 뭔가 막연하게 생각하던 서울살이..  

기어코 25살에 서울로 올라와서 20대, 30대, 40대를 보내고 있어요

20대는 막연하게 행복했어요

독립했다는거.. 더 이상 아빠, 엄마 때문에 심장 두근거리지 않아도 되는거..

엄마한테 온갖 아빠 비난을 안 들어도 되는거..

위, 아래 형제들의 일탈, 속 썩이는 꼴 안봐도 되는거..

몽글몽글 한 연애도 잘 했었고 남친 사랑도 많이 받았었고

그 때는 뭔가 마치 내가 좋은 집에서 사랑 많이 받고 커 온 20대 같은 느낌으로

즐겁게 살았었던거 같아요 

정말 다행히도 저는 자존감이 높았고 희한하게 좋은 인연들만 맺어지고 그랬어요

월세집 집주인 분도 너무 좋았고.. 회사 동료들도 좋은 사람들이었고.. 

참 어리다면 어린 나이였는데 세상이 무섭다는 생각 못하고

늘 뭔지 모르게 즐겁고 생글거리면 지냈었어요 

 

30대에는 월급으로는 너무 생활 밖에 안되어서 일 끝나고 투잡을 했지요

호프집 서빙이나 와인바 주방에서 과일안주 접시 만드는 알바 

주말 콜센터 알바,  엑스트라 알바 등 

그리고 또 좋아하는 분야 동호회도 하면서 나름 지루하지 않고 보냈어요

그리고 일에서도 좀 욕심내보려고 공부를 시도했는데

이건 제가 안될거 같아서 1-2년 허우적거리다 깔끔하게 포기했어요

공부 포기하고 나니까 갑자기 막 놀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40대에는 막 놀았어요...

40대가 되니 급여도 좀 높아지고 뭔가 쬐금 안정권에 진입한 느낌?

근데 남들은 이걸 30대에 이뤘을거 같은.. 뒷북? ㅎㅎ

 

50을 바라보고 있는 저는 현재 육아중이에요. 일도 하구요

보통 흐름대로면 제 나이 정도면  제법 자녀들도 컸기에

체력적인 소모 보다 정신적인 소모에 지칠 때 인거 같더라구요

그리고 부모님에게도 뭔가 부모님을 이해하는 마음 폭이 생기고 

이해 못 했던 부분도 이제는 이해가 간다 .. 이런다는데 .. 

저는 그런 마음의 성장이 전혀 생기질 않고 오히려 10대 때의 저보다

훨씬 못난 모습이 된 거 같습니다 

 

저는 지금 제가 너무 힘이 든 시기여서 그런지

뭔가 인생이 뒤죽박죽이 된 느낌도 들고 좀 그런데요  

육아하느라고 연로해가는 부모님은 아주아주 완전 뒷전이 되고..

오히려 뭐랄까 .. 

20,30,40대까지는 어디서도 부끄럽지 않고 제 스스로 참 야무졌다 싶은데

결혼, 출산, 육아하면서 다 참 못 하는거 투성이 같고 늘 부족한 사람 같아요

 

아이를 낳으면 아이 키우며 부모도 성장한다고 하잖아요 

저는 고군분투는 정말 빡세게 하긴하는데..

제가 뭔가 성장한다는 느낌은  전혀 안들구요

그리고 힘들다고 이 나이에  엄마한테 괜히 심퉁부리는 말투나 말버릇이나 행동들.. 

스스로 참 한심하게 여겨지는데 이 또한 날이 갈 수록 더 심해져서

정신줄 잡자 잡자 매번 되뇌입니다..

 

좋은 나이 좋은 때에 그렇게 결혼 생각 1도 없다가 늙어서 결혼한다 했을 때는

참 기뻐하며 좋아하셨을텐데..

이리 힘들게 육아에 일에 치여가며 사는 딸을 보는 엄마는 어떤 마음이실까..

속상하실거 같아요.. 그냥 예전 혼자 잘 살던 딸이 차라리 낫다고 생각하실거 같아요

 

이 나이쯤 되면 딸로서 부모님에게 곁을 주거나 살핌을 드려야할 때인데

전혀 그걸 못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또 괴롭고.. 

이 마음이 또.. 참 웃긴데,, 간사한거 같아요

마음으로만 입으로만 괴롭다하는거요.. 진짜 진짜 뭘 노력하면서 괴롭다도 아닌..휴..

 

나중에 부모님 돌아가시고 나면 불효자는 웁니다.... 하려는지..

 

근데 사실 지금은 솔직히 부모님 두 분 잃으면 정말 슬플까? 이것도 모르겠고

이런 생각하는 제가 소름이 끼치기도 하고..

이런 내가 엄마이고 내 아이를 양육하는 모습에서 괴리감이 느껴지고

 

생각이 너무 뒤죽박죽인 채로 글을 써버렸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더 있는데 그래서 답답한데 ..  줄여야겠어요 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P : 1.235.xxx.247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4.8.13 3:44 PM (122.47.xxx.151)

    그 글을 쓴 분은 20-30대에 육아를 하는거 아닐까요?
    그 나이때는 뭘 하든 성장하는 나이니까요.
    50대는 성장보다는 안정을 누릴 나이죠

  • 2.
    '24.8.13 3:45 PM (219.241.xxx.152) - 삭제된댓글

    그래서 50에 애를 낳으셨나요?
    50대 육아라 해서 ᆢ

    부모도 사람이라 82에 무조건 자식에게 희생하라는 논리는 안 맞는데요
    어쩔수 없이 효도 못 하는것은 안 슬퍼해요
    나 떠나고 안정될 딸을 보며 도리어 맘이 편해요
    저도 나이 40에 애 낳았는데
    아버지가 내가 자식을 낳아야 눈 감지 말버릇 처럼 했어요
    저 애를 10살에 돌아가셨는데 안심이다 하며 돌아가셨어요.
    저도 그럴것 같아요

  • 3.
    '24.8.13 3:47 PM (219.241.xxx.152) - 삭제된댓글

    그래서 50에 애를 낳으셨나요?
    50대 육아라 해서 ᆢ

    부모도 사람이라 82에 무조건 자식에게 희생하라는 논리는 안 맞는데요
    어쩔수 없이 효도 못 하는것은 안 슬퍼해요
    나 떠나고 안정될 딸을 보며 도리어 맘이 편해요
    저도 나이 40에 애 낳았는데
    아버지가 내가 자식을 낳아야 눈 감지 말버릇 처럼 했어요
    저 애를 10살에 돌아가셨는데 안심이다 하며 돌아가셨어요.
    저도 그럴것 같아요

    지금 50중반인데 애들이 고등이에요
    왜 자식 없으면 애라는지 알것같아요
    시행착오도 많지만
    좋은 부모 되려 노력하며 나도 성장하더라고요

  • 4.
    '24.8.13 3:50 PM (219.241.xxx.152)

    그래서 50에 애를 낳으셨나요?
    50대 육아라 해서 ᆢ

    부모도 사람이라 82에 무조건 자식에게 희생하라는 논리는 안 맞는데요
    어쩔수 없이 효도 못 하는것은 안 슬퍼해요
    나 떠나고 안정될 딸을 보며 도리어 맘이 편해요
    저도 나이 40에 애 낳았는데
    아버지가 내가 자식을 낳아야 눈 감지 말버릇 처럼 했어요
    저 애를 10살에 돌아가셨는데 안심이다 하며 돌아가셨어요.
    저도 그럴것 같아요

    지금 50중반인데 애들이 고등이에요
    왜 자식 없으면 애라는지 알것같아요
    시행착오도 많지만
    좋은 부모 되려 노력하며 나도 성장하더라고요

    우리시대 부모가 권위적이라
    저도 상처 많은데요
    그 상처 안 주려 노력하니 성장하고
    그래도 부모에게 받은 사랑 원천으로
    애를 키우더라고요

    부모들이 투박했지만 사랑은 주셨으니

  • 5. **
    '24.8.13 3:50 PM (1.235.xxx.247)

    아.. 제가 생각이 짧았네요..
    20-30대에 주로 출산을 하니 같이 성장을 할 시기.. 맞네요..
    전 성장이 아니고 안정을 누릴 나이

    50에 낳은건 아니구요.. 50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ㅠ

  • 6. ...
    '24.8.13 4:06 PM (39.7.xxx.102)

    원글님의 그런 마음도 저는 성장이라 생각해요.

    자식을 키우면서 힘들고 지치는 것도 알고
    그 대신 부모에게 못하는 괴로운 심정도 느끼고 그런게 다 성장이죠.

    부모에게 올인할수 없는건 내가 낳은 자식에 대한 책임이라 생각해요.

    같은 돈이 필요한 부모와 자식이 있다면 자식에게 주는게 맞다 생각하거든요.
    내 노력과 시간도 마찬가지죠.

  • 7. Alice
    '24.8.13 4:13 PM (121.153.xxx.233)

    부모님에 대해 주변 사람들처럼 살뜰하고 애뜻하지 않은 거에 저도 죄책감이 들고 내가 정상이 아닌가 냉혈한인가? 그랬는데 주위보통 평범하게 자란 사람들처럼 저는 그런 사랑과 보살핌을 못받으면서 컸었던 거더라구요. 그럴만해서 그런거니까 너무 애쓰지 않기로 했어요. 제 경우엔 그렇더라구요.

  • 8. 생각은
    '24.8.13 4:18 PM (175.195.xxx.240)

    생각일뿐입니다.
    그걸 길게 끌고 나가지 마시고
    그 날 그 날만 사십시요.

  • 9. 생각은
    '24.8.13 4:20 PM (175.195.xxx.240)

    그리고 내 머릿속의 생각을 돌아보면 지금 할수 있는것은 지금하고 있는것 뿐입니다.
    나머진 필요없는것이죠.
    지금 순간 하고 있는 일에만 집중하세요.
    쉽지는 않지만 연습하면 가능하고요.
    나머진 나는 모른다로~~~ㅎ

  • 10.
    '24.8.13 4:20 PM (121.137.xxx.107)

    다른 사람들도 가정불화에 대한 부작용을 못느끼고 살다가 아이낳고 기르면서 휴우증을 느끼더라고요.
    내 부모가 나에게 했던 행동들이 생각나면서, 이렇게 연약하고 순수한 존재에게 어떻게 그럴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거죠. 저같은 경우는 부모님의 삶 뿐만 아니라 그들의 부모 (저에게 조부모) 삶까지 알아보고 이해하면서 분노가 사라졌어요.

  • 11.
    '24.8.13 4:22 PM (121.137.xxx.107)

    원글님은 표현하기 힘든 어떤 원망이 엄마에게 있는것 같아요. 그래서 한번씩 치밀어오르는 화를 표출하는건 아닌지요?
    내 마음의 불만이 뭔지 잘 짚어보길 바래요.

  • 12. **
    '24.8.13 4:28 PM (1.235.xxx.247)

    하나하나 너무 좋은 댓글들 주셨네요!! 너무 감사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것,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 13. **
    '24.8.13 4:33 PM (1.235.xxx.247)

    네 원망이 깊숙하게 박혀 있어요..
    20대에는 그저 순수함만으로 엄마 인생이 불쌍 가엾다 포커스였는데..
    저도 나이를 먹고 여러 관점에서도 생각하고 또 82에서도 많은 분들 글, 댓글, 그리고 제가 쓴 글에 달아주신 조언들을 참고하면서 깨달은 것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순수한 딸도 아니고,, 세상 물정 다 알고,, 또 한 가정을 이루고 엄마가 됐는데,,
    아직도 저에게 자신의 가여움을 동조하게끔 한다거나,, 자신이 원하는대로 설정? 셋팅해서 이루고자 하는 모습들을 볼 때는 분노가 치솟아요. 거의 아빠와의 문제에서 저를 끌고 들어가려 한다는거죠.. 전 이제 그건 엄마 아빠 일이니 나한테 전염시키지 말라는 입장을 전하는데,, 아주 못되게 전해요. 그게 마치 엄청 정의로운 냥... 근데 또 한편으로 죄책감이 몰려듭니다

  • 14. ...
    '24.8.13 6:14 PM (118.235.xxx.64) - 삭제된댓글

    부모의 불화 반복된 이혼과 재혼으로 어릴적 추억이라곤 몸도 마음도 아픈기억 밖에 없어요.
    입에 올리고 싶지도 않을 정도로 엄마를 증오했었어요.
    그런 제가 50대가 되니
    엄마란 사람이 참 미성숙한 사람이고
    자식들조차 보고 싶어하지 않는 불쌍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애들 둘다 성인 되어 시간적 여유가 생기고
    측은지심이 드니 자주 들여다보고 챙기게 됩니다.

    왜 그리 어린 나한테 패악을 부렸는지
    묻고 싶었는데 나이드니 내 눈치보고 미안하다 말하는 엄마보니 다 부질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내 업보려니 받아들이고 살려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36883 혼자 되신 부모님들 몇 세까지 혼자 잘 지내시던가요. 4 .. 2024/10/12 2,609
1636882 날씨좋은말 난 아파서 집에만 ㅠㅠㅔ 4 ㅁㅁㅁ 2024/10/12 1,202
1636881 잊고 있었는데? 3 봉란이 2024/10/12 455
1636880 남편의 외모지적 5 싫어 2024/10/12 2,319
1636879 타워형 아파트 2베이 괜찮을까요 5 타워형 2024/10/12 831
1636878 목동 현대백화점 근처 상품권 파는 곳 있을까요? 2 상품권 2024/10/12 411
1636877 돈많은 젊은이들 많네요 45 2024/10/12 22,067
1636876 예스의 머시기가 맛있어요 15 어설프게 2024/10/12 1,967
1636875 앗 2006년 가입이면 20년 다되어가네 4 해말이 2024/10/12 379
1636874 (생존신고용입니다)한강작가님 수상 축하합니다(냉무예요) 1 냉무 2024/10/12 403
1636873 5.18 영상을 처음 상영한 두 절친: 노무현 문재인 4 눈물 2024/10/12 973
1636872 두유제조기 두유 2024/10/12 484
1636871 물고기를 학교로 돌려보냈어요 ㅠㅠ 28 고구마 2024/10/12 3,836
1636870 한강 작가님 감사~ 3 감사 2024/10/12 1,127
1636869 다이소에 큰박스 파나요? 6 꿀순이 2024/10/12 638
1636868 82쿡에 적은 예전 글과 리플들 한꺼번에 지우는 방법 없나요? 5 휴지통 2024/10/12 630
1636867 햅쌀 선물받았는데 묵은쌀이 40k정도 남았어요ㅠ 8 ... 2024/10/12 1,149
1636866 솔직히 아까운 경조사비가 많아요. 11 생각고침 2024/10/12 3,979
1636865 집에 시들어 가는 토마토 갈았어요 3 토마토 2024/10/12 685
1636864 말랭이용 고구마 2 eun 2024/10/12 444
1636863 저도 핑계김에 사는 글 올려봅니다. 9 커피향 2024/10/12 1,238
1636862 장보러 코스트코 갑니당. 12 워니들 2024/10/12 2,899
1636861 안쓰는 담요,수건이곳에 보내주세요 11 어머 2024/10/12 1,935
1636860 묵은지 찜 1 주말일상 2024/10/12 596
1636859 한강 작가님과 동창이었나봐요. 11 sowhat.. 2024/10/12 5,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