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암진단 받고 치료는 잘 끝났어요
근데 그 후로 뭔가 허무주의 비슷하게 사람이 우울해 지네요
직장을 그만두면 편할줄만 알았더니 개인적인 친구가 없어 특별히 말할 사람도 없고.. 그와중에 경제적인건 어느정도 남편이 자리 잡았지만 이상하게 써야 될 돈은 더 늘어나더라구요 품위유지비 경조사비 등등
애들걱정 내 몸뚱아리 걱정 나 죽으면 신경안써도 될건데 이런생각만 들고 죽는게 걱정이라지만 그 후 일은 나 없어지면 내 알바 아니라잖아요(법륜스님 말씀)
맘이 뒤숭숭해 즉문즉설 들었더니 더 허무하고요
나이도 젊은데 평생 이리 우중충하게 살 생각하니 앞이 캄캄
운동을 해도 골프 치러가도 예전같은 재미는 없고 어렸을때 한때였나 싶어요
쇼핑 먹기 나무키우기 운동하기 다 해봐도 별 재미가 없네요
암도 그래요
이거 누구한테 시원하게 말하고 싶은데 말하면 내 약점만 될걸 아니 직장 그만두면서도 말 못했어요
말하면 회사에 입싼 사람들이 xx과장은 애보고 회사다니고 맨날 바쁘게 살더니 불쌍하게 암 걸렸다 할걸 알거든요 그리고 암 이야기만 나오면 제 이야기 할거 뻔하고
내몸 걱정해주는 사람은 나밖에 없더라고요
오늘 정기검진 결과 들으러 가는데 나만 부들부들 떨고
남편은 검사를 한 것도 몰라 친정엄마는 이제 나이들어 전화하면 자기 이야기만 쏟아붓고 아이들은 엄마가 밥 나오는 기계인줄만 알고
그냥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는데 그렇다고 검사결과 들으면서 벌벌 떠는 나를 보니 참으로 모순적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