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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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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부모님 집에서 모시는 분들

혹시 조회수 : 2,920
작성일 : 2024-08-01 12:29:51

어떻게 지내시나요. 이 더위에 저는 아침부터 소변 천지 이부자리 잠옷 다 빨래 하려다가 흠씬 두드려 맞고 간신히 옷 갈아 입히고 아침 드리고 약까지 드리고 지쳐 누워 있네요. 이제 또 점심 차려야 하는데 아침부터 진이 다 빠졌어요. 

 

어제 읽은 치매 관련 책에 그런 문구가 와 닿았어요. 치매환자인 엄마를 사랑하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엄마니까 당연히 자연스럽게 사랑하는 마음은 들수 없다. 왜냐면 내가 사랑하던 그 엄마는 없어졌으니까. 그걸 인정하는 게 힘들지만 가족이 해 줄 수 있는 큰 일이다. 지금 남은 엄마를 사랑하는 데는 노력이 필요하다. 엄마를 사랑하는 게 이렇게 힘들여야 하는 일이라니 나는 불효녀인가봐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다. 최선을 다해서 사랑한다는 말을 한번이라도 더 해 드리고 자주 스킨쉽, 만져 드리고 안아 드리고 엄마가 소중한 사람이라는 표현을 자주 하도록 의식적으로 노력을 하자...

 

어젯밤에 눈물을 흘리며 공감하면서 읽었는데 아침부터 오줌빨래 못 빨게 말리는 엄마랑 한바탕 하고 보니 사랑한다는 말은 안 나오네요. 열무김치에 밥 비벼먹고 힘내서 오후에 낮잠 자는 엄마 옆에 누워서 한 번 안아드리는 게 오늘의 목표입니다. 소중한 추억까진 바라지 않아요. 그저 오늘도 평안히 넘어가길. 다른 분들도 이렇게 견디시지요? 삼복더위에 다같이 화이팅 해요!

 

 

 

IP : 182.231.xxx.55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4.8.1 12:37 PM (106.102.xxx.189)

    너무 힘든 상황을 견디고 계시네요.
    이성을 잃어버리고 본능만 남아 아기처럼,
    때론 동물처럼도 느껴지는 치매환자와
    24시간 함께해야 하는 일.
    가족이라는 의무를 짊어지고 사랑으로 감당해
    보려 하지만 이 더위에 너무너무 힘겨운 일.
    시설에 보내드리는 것을 죄스러워 하지 마세요.
    보내드리고 시간내서 자주 찾아 보세요.

  • 2. 얼른
    '24.8.1 12:39 PM (220.117.xxx.61)

    얼른 시설에 보내셔야해요. 그러다 집에 불지르면 어찌하려고 그러세요.
    폭행도 참으시다니요. ㅠㅠ
    시설비용이 없으시면 어쩌나 글쓰면서도 걱정이네요.
    ㅠㅠ

  • 3. ..
    '24.8.1 12:44 PM (223.38.xxx.115)

    원글님 힘내세요

    저는 부모에게 애정이 없어 그런 상황이 와도 사랑 받은 남동생에게 하라 할 거고 신경 끌 수 있는데
    옆에서 아쉬울 때 도움청할까봐 서울에서도 떨어져 살아요

  • 4.
    '24.8.1 12:47 PM (182.221.xxx.239) - 삭제된댓글

    원글님 넘 대단하세요
    치매 부모 소변 이불빨래라니 ㅠㅠ
    잠깐 다친 자식 수발하는것도 성가시던데요ㅠㅠ
    자식아프면 내책임이니 끝까지 책임지려 애쓰겠지만
    남편이나 부모가 아프면 어쩌나
    난 시설 보낼게 뻔한데
    이런글 보면 난 불효자 인거같아 죄책감들어요

  • 5. 엄마에게
    '24.8.1 12:54 PM (183.97.xxx.35) - 삭제된댓글

    사랑받으며 자란 자식은
    어쩔수 없는거 같애요

    몸이 힘든게 마음이 힘든거보다 나으니..

  • 6. ㅁㅁ
    '24.8.1 1:02 PM (112.187.xxx.168) - 삭제된댓글

    왜?
    그래가며 모시는 이유는요?
    효녀여서 택한거면 뭐

  • 7. ..
    '24.8.1 1:05 PM (120.136.xxx.84)

    112,197 님 날도 더운데 에어컨이라도 켜고 열 식히세요.

  • 8. .....
    '24.8.1 1:12 PM (1.241.xxx.216)

    저는 애들한테 미리 얘기했어요
    엄마나 아빠가 혼자 되었을때 치매가 와서
    (그전이면 배우자가 판단하면 되는거고요)
    너희 남매가 상의할 날이 오거든
    복잡하게 생각하지말고 괜찮은 요양병원 알아보고
    보내달라고요
    어차피 우리는 보내도 모르고 안보내도 고마운지도 모른다
    누구 하나 희생해야 살아가는 상황이면 당연히 가야하니 고민도 말라고 했어요

  • 9. ...
    '24.8.1 1:27 PM (211.227.xxx.118)

    긴 싸움입니다. 동네 주간보호센타 있는지 찾아보세요.
    점심만 드시고 와도 숨 쉴 시간됩니다.
    저도 아침 9시에 차 태워보내고 출근하고 저녁 6시에 시간맞추어서 마중하고..
    점심만 먹고 오면 3시에 와야해서 저녁 저녁까지 드시고 오도록 6시에 맞췄어요.
    생각보다 주간보호센타 괜찮아요. 시간 지루하지 않도록 이것저것 프로그램 많이해요.
    원글님이 지칠까봐 걱정이네요.

  • 10. 데이케어
    '24.8.1 1:39 PM (58.232.xxx.25)

    알아보세요
    저희 어머니도 가시는데 오히려 상태가 집에 계실 때 보다 낫습니다. 아침마다 깨워 씻기고 먹여 셔틀태우는것도 쉬운일은 아니지만 운동도 되고 사람도 만나고.
    주말엔 안가시니 하루종일 침대를 떠나지 않으려고 하시는 모습보면 데이케어 있어 다행이다 싶어요.본인을 위해서도 자식을 위해서도.

  • 11. 저희
    '24.8.1 2:59 PM (182.231.xxx.55)

    어머니는 데이케어 가실 정도는 오래 전에 지나셨어요. 그것만 되어도 얼마나 좋을까요.
    치매 진단 받고 약 드신 것만 10년 넘었는데 사회적인 소통은 한 5년 전쯤 다 끝난 것 같아요. 다행히 아버지가 간병 비용 다 준비해 놓고 떠나셨어요. 가능하면 끝까지 집에서 모시라는 유지를 남겨놓고요. 현재 5인 1팀으로 집에서 케어 해드리는데 6월 중순 부터 제가 휴가 쓰고 다들 두달 동안 휴가 가시라고 하고 제가 100퍼센트 케어 하는데, 하 정말 힘드네요. 이걸 몇 년 계속 하는 자녀들 심지어 며느리도 있다고 들었는데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 뿐이에요.

  • 12. 돌봄하는 딸
    '24.8.1 3:19 PM (183.98.xxx.75)

    요양보호사님은 안 오시나요?
    몇 년 동안 돌봄하는 자식도 24시간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는 힘들죠.
    원글님이 무리하시는 건데 계속 하시는 게 아니니 다행이네요.

    치매는 오래 살면 누구나에게 오는 자연현상이라고 생각해요.
    요양원 등 시설에 보내드리라는 말을 쉽게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본인이 돌봄을 한 적이 없는 분들로 보여요.
    돌봄을 하다 보면 돌봄이 기자귀 갈기와 식사수발만이 아니고 디테일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어서 보내드리기 점점 어려워집니다.

    저는 지금 3년 반 정도 어머니 집 옆에 살면서 낮에는 요양보호사님 도움 받으며 아침저녁으로 어머니 돌봄하는데, 시간이 갈수록 집에서 드실 수 있을 때까지 자식 돌봄 받으시다가 못 드시게 되면 자연스럽게 가시길 기도합니다.
    그때까지 제가 건강을 유지해야겠지만요.
    돌보다 보면, 어머니의 진정한 모습이랄까? 어릴 적 타고난 모습이 보여요.
    삶에 지쳐 자기연민에 빠진 어머니의 젊을 적 모습이 참 싫었는데, 지금은 똘똘하고 당차고 인내심 강한 어린아이의 모습이 보이네요.
    그래서 저는 매일 칭찬해드려요.
    우리 엄마는 치매인데도 똑똑하고 잘 참고 이쁘디고요.
    치매셔도 다 느끼십니다.

    나와 가장 깊은 인연이었던 사람과 잘 헤어지는 것도 인생에서 참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당연히 몹시 힘든 일이지만 돌봄하는 몇 년이 내 인생에서 버리는 시간도 아니더라고요.
    그런데 저도 처음 1년간은 너무 고통스러웠네요.
    뭐든지 처음은 어렵지요.

  • 13. ....
    '24.8.1 5:28 PM (211.241.xxx.143)

    저희 엄마 치매 심하셔서 아무도 못 알아보고 화장실은 때 되면 모시고 가야 하고 기저귀는 당연하고요. (오줌 빨래 힘들죠 냄새 빼려면 뜨거운 물 + 과탄산이나 락스 섞인물에 담궈야 하고 ,, ) 음식은 거의 손으로 잡수시려하고. 그래도 데이케어 다니세요. 치매로 2등급. 데이케어 문의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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