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살면 올림픽이 열릴 때, 우리나라 선수들 경기를 라이브로 보기 힘들다는 점이 무척 아쉬워요. 아무래도 각자 자국 선수들 경기, 거기에다 메달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우선으로 보여주니까요.
이틀 전에 남자체조 단체전이 있었는데, 이번 미국 대표팀은 보기에 참 좋았어요.
다양한 인종에 다양한 성격을 가진 선수들이 각자 캐릭터를 보여 주면서도 팀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즐기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더라고요.
김제덕 선수만큼 파이팅이 넘치던 아시안계 청년 애셔 홍, 다정한 사람인 것이 한 눈에 보이던 폴 주다, 매사 진지해서 군인 같은 느낌도 들게 했지만 미소는 예뻤던 브로디 말론, 처음 보자마자 저런 공대생 분위기를 풍기는 체조선수가 있나 했는데 정말 공대생이었던 스테판 네도로식, 특히 이 선수는 안마 종목 스페셜리스트여서 한 종목에만 출전했는데, 그 모든 기다림의 순간에 킬킬거리는 귀여움과 더불어 특유의 파이팅으로 동료들을 응원했고, 마지막으로 미국 선수중 가장 뛰어난 실력을 보여 주었던, 좋은 눈을 가진 프레드릭 리차드 .
보기에도 너무도 달랐을 것이라 예상되는 배경을 지닌 선수들이 즐겁게 웃고 서로 응원하는데, 이것이 올림픽이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지금은 남자체조 개인종합을 하는데, 이렇게 각자 자신의 기량을 보이고 점수를 받는 선수들은 어느 국적이건 상관없이 모두 실수없이 보여주고 싶은 것 다 보여줬으면 싶어요. 그런데 오늘 여기저기서 실수가 많이 나와 보는 제가 다 안타깝네요.
덧붙여 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선수들에게는 더 큰 응원을 보내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