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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다 미역국에 완패

몸에좋은마늘 조회수 : 5,339
작성일 : 2024-07-30 17:47:23

미역국을 좋아합니다.

가족들 다 좋아하죠.

덥고 습하지만 알빠노, 미역국이 필요하답니다.

 

미역 불려 놓고 시장에서 한우 양지 한 근 사왔습니다.

고기 상태 아주 좋습니다.

지난 번에 30g 적게 주더니 이번엔 쏘아보고 있으니 정량 담습니다.

'아저씨 날 더운데 서로 쓸데없는데 힘 낭비 말아요.'

마음의 외침과 가식적 웃음이 함께 하며 돈 내고 옵니다.

 

 

충분히 불어난 미역을 가위로 자르고 물기를 뺀 후

큰 냄비를 꺼내 참기름을 두르고 소금간 살짝한 고기를 넣어 볶습니다.

고기가 익어갈 무렵 미역을 넣어 함께 볶습니다.

미역이 충분히 볶아졌으니 물을 부어 끓입니다.

끓일 물의 1/3만 넣습니다.

 

넷플릭스를 켭니다. 

뭘 볼까 이리 저리 돌려서 찾아 봅니다.

항상 그렇지만 볼 건 많은 것 같은데 막상 볼려면 마음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몇 개 '볼 목록'에 추가했더니 20분이 지났습니다.

 

 

공격적으로 끓고 있는 냄비에 물을 1/3만큼 추가합니다.

다시 넷플릭스를 켭니다.

<파묘>가 업데이트되었군요.

오컬트 무비로 잘 나가다 중간부터 항일퇴마열전으로 변한다는 천만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기도 전에 내용을 다 알고 있어서 내 촉이 대단하다 흐뭇해하고 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영화관에서 본 겁니다.

늙으면 기억력이 나빠지는 게 아니라 그냥 기억력이 녹아버린 것 같습니다.

그래도 공짜니까 좀 보고 있으니 20분이 또 지났습니다.

 

 

다시 줄어든 물을 확인하고 나머지 1/3 물을 넣고 20분을 더 끓입니다.

국간장으로 색을 맞추고 간마늘을 조금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춥니다.

맛을 봅니다.

 

젠장, 이건 돌아가신 엄마도 뱉어낼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미역-소고기 국입니다.

 

 

20초 쯤 고민하다 소고기 다시다를 한 숫가락 넣습니다.

아, 엄마의 맛이 되었습니다.

많이 배우신 박사님들이 만드신 조미료에 대항하려 했던 자신을 반성합니다.

 

 

결론 - 고기는 그냥 싼 걸로 사자.

IP : 49.161.xxx.10
2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ㅋㅋㅋㅋㅋ
    '24.7.30 5:50 PM (220.70.xxx.240)

    원글님 넘 재밌어요!!!
    내 촉이 대단하다 흐뭇했는데 영화관에서 본 거 ㅋㅋㅋㅋㅋ
    진짜 82님들 재치란 ㅎㅎㅎ

  • 2. 명언
    '24.7.30 5:51 PM (115.92.xxx.54)

    그래..이맛이야

  • 3. ㅎㅎ
    '24.7.30 5:52 PM (211.234.xxx.199)

    뭔가 애매하다.. 쫌 많이 애매하다.. 싶을 때 다시다-맛소금-미원 중에 뭘 넣으면 해결되긴 하더라고요. 역시 쩝쩝박사님들이 대기업에 모여 만든건 뭐가 달라도 달라ㅋㅋㅋ
    전 요즘 부엌일하면서 넷플로 곽준빈의 기사식당 봐요. ebs에서 하던 건데 다 올라왔어요.

  • 4. 글 재밌어요.
    '24.7.30 5:52 PM (112.153.xxx.46)

    작가이신가요? 글을 너무 잘 쓰시네요.ㅎ
    그런데 말입니다.
    국간장으로 간하면 맛있어요.
    저는 다시다 넣으면 닝닝해져서 안넣거든요.

  • 5. ooooo
    '24.7.30 5:52 PM (210.94.xxx.89)

    ....
    영화를 보기도 전에 내용을 다 알고 있어서 내 촉이 대단하다 흐뭇해하고 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영화관에서 본 겁니다.
    ...

    언니 저 개터졌슈 어쩔껴 ㅋㅋㅋ

  • 6. 맞죠
    '24.7.30 5:53 PM (182.215.xxx.73)

    ㅋㅋㅋㅋ 마지막은 조미료의 힘
    저도 진짜 마지막의 마지막에 어쩔수없이 쓰는데
    맛있어요 맛있어

  • 7. ..
    '24.7.30 5:53 PM (122.40.xxx.155)

    미역국은 오래 푹 끓여야 맛있더라구요. 더운날 고생이죠.

  • 8. ..
    '24.7.30 5:57 PM (211.209.xxx.251)

    물은 처음부터 필요한 만큼 넣고, 사태 많이, 다시마 10센치 한 장 정도 넣고 중불에서 1시간 이상 끓이고
    불린 미역 넣고 20분 정도, 시판 국간장(아마도 msg)으로 간하고 좀 끓이면 담백, 구수한 미역국 완성이요

  • 9. ㅇㅇ
    '24.7.30 6:01 PM (118.219.xxx.214) - 삭제된댓글

    미역국 자주 끓이는데 다시다를 넣던 안 넣던
    고기가 맛을 좌우 하던데요
    맛있는 한우 양지 기름 많은것으로 해야
    맛이 훨씬 좋더군요

  • 10. 내일은 사장님
    '24.7.30 6:02 PM (61.79.xxx.182)

    더운날 스피드팟에 다 때려넣고 기다리면
    눅진한? 미역국이 완성~
    스피드팟이란 요물이 불앞에 대기안하고 손쉽게 맛있게 끓여줍니다.

  • 11. ㅇㅇ
    '24.7.30 6:02 PM (59.17.xxx.179)

    잼납니다~~

  • 12. ..
    '24.7.30 6:07 PM (121.163.xxx.14)

    전 참치액에 열패감을 느낍니다
    한동안 떨어져서 안 쓰다가 구매한 날
    만든 음식들이 결국 참치액이 부린 요술이었더라구요

    미역국에도 참치액은 …

  • 13. 미역국은
    '24.7.30 6:08 PM (59.6.xxx.211)

    다 필요 없이 액젓으로 간 맞추면 끝.
    고기 안 넣어도 되요

  • 14. ㅅㅈㄷㅇ
    '24.7.30 6:15 PM (211.36.xxx.209)

    ㅋㅋㅋㅋㅋ 글 또 써주세요

  • 15. ㅎㅎ
    '24.7.30 6:18 PM (175.209.xxx.48)

    박시남들이 만드신거에 대항한다니ㅡㅡㅎㅎ

  • 16. .....
    '24.7.30 6:19 PM (39.115.xxx.223)

    다시다 한봉지가 수백마리의
    소를 구한다는 말이 맞네요 ㅋㅋ

  • 17. 간편
    '24.7.30 6:56 PM (59.8.xxx.68) - 삭제된댓글

    간편미역국 알려드릴께요
    마트육수를 세일할때 사놓아요
    원플할때 한봉 천원정도되요 세일하면
    미역을 달달볶아요. 어무 소고기나 조금 넣고
    그리고 육수를 낳고 국간장으로 간 맞추면 끝내줘요

  • 18. 이런~~
    '24.7.30 7:06 PM (175.209.xxx.199)

    82스런 글을 봤나~~~~

    전 소고기 사기도 귀찮아
    들기름에 달달 볶아 코인 육수 한알만 투하
    이것도 맛있어 밥 한그릇 뚝딱

  • 19. ㅋㅋㅋㅋ
    '24.7.30 7:08 PM (58.225.xxx.208)

    다시다 한봉지가 수백마리 소를 구한대 ㅋㅋㅋㅋ ㅋㅋㅋㅋ

  • 20. chelsea
    '24.7.30 7:08 PM (58.228.xxx.149)

    글맛이 참 좋아요.그래 이맛이여

  • 21. . . .
    '24.7.30 7:24 PM (110.15.xxx.128) - 삭제된댓글

    그래 이맛이야

  • 22. 밝음이네
    '24.7.30 7:27 PM (180.67.xxx.62)

    원글님
    덧글님
    너무 너무 멋집니다
    다시다 한봉지가 수백마리 소를 구한다
    명언이십니다

  • 23. 저기
    '24.7.30 7:39 PM (117.111.xxx.219)

    간편님
    마트육수라 함은 어떤것을 말씀하시나요
    같이 편해집시다

  • 24. ...
    '24.7.30 7:54 PM (110.13.xxx.200)

    왠만한 찌개도 다 맛난 음식으로 만들어줌.
    맛나게 먹던 시가음식, 우연히 보게 된 찬장에서 숨어있던 커다란 다시마봉지..ㅋㅋ

  • 25. ㅇㅇ
    '24.7.30 8:48 PM (222.236.xxx.144)

    미역국이 먹고 싶어지는 글

  • 26. 압력솥
    '24.7.30 9:59 PM (124.60.xxx.9)

    요즘은 더워서 압력솥에 끓이는데 기름에볶거나 하지않아도 맛나요.
    고기는 한우.
    미역은 두껍고 비싼 걸로.
    간은 국간장. 액젓

  • 27. wooo
    '24.7.31 7:34 AM (118.235.xxx.42)

    어찌이리 재미있게 쓰시나요. 국어못하고 글 못쓰는 저는 감탄하며 읽었어요.

  • 28. ㅡㅡ
    '24.7.31 6:06 PM (125.188.xxx.66)

    자주 글 올려주세여
    기분전환이 되네요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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