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최승호 전mbc사장 페북

ㄱㄴㄷ 조회수 : 5,214
작성일 : 2024-07-26 22:44:08

86년 MBC에 입사할 때만 해도 저와 제 동기 이진숙이 38년 뒤 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지요. 

 

 

87년 6월 항쟁 뒤에 노동조합이 만들어져 독재에 충성했던 과거를 반성하고 독립적인 공영방송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저나 이진숙도 노조 활동을 열심히 했습니다.파업도 많이 했지요. 그 싸움을 통해 국장책임제, 임명동의제 등 공정방송을 지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들이 만들어졌습니다.  

 

파업을 할 때는 경영진이나 간부들과 대립했지만 끝나면 다시 방송 만들기에 전념할 수 있었고, 감정의 앙금도 많이 남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쌓은 MBC의 저널리즘이 꽃을 피운 예로 저는 2005년 황우석보도를 들곤 합니다. 거의 전 국민이 반대하는 상황에서도 MBC는 줄기세포 조작을 밝히고 보도해냈습니다. (물론 당시 최문순 사장이 창피하게 우왕좌왕하기도 했고, 뜻있는 언론인, 과학자들의 도움이 컸지요) 노무현 정부는 황우석 보도로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보도를 막으려 하지 않았고, 국가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서 서울대 조사-> 검찰 기소-> 대법원 판결로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의미 정리가 끝났습니다. 

 

 

그러나 이명박이 모든 걸 흐트려 놓았습니다. 공영방송을 장악하기 위해 이전에는 볼 수 없는 온갖 술책들을 썼습니다. 김재철이라는 희대의 낙하산을 내려꽂았고, 국정원이 MBC장악 청사진을 만들어 김재철 이진숙 김장겸 등 협력자들과 함께 착착 실행에 옮겼습니다. MBC인들이 170일파업이라는 유례 없는 저항을 하자 이들은 아예 '피를 바꾸겠다'는 발상을 하고 시용기자들을 대거 뽑아 파업을 하는 기자들 자리를 메꾸고, 파업이 끝난 뒤에도 비제작부서로 보내버렸습니다. 

 

 

 

유능한 피디 기자들이 더 이상 방송을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MBC의 경쟁력, 신뢰도는 나날이 추락했습니다. 촛불로 문재인정부가 탄생하고 제가 사장이 되어 복귀했을 때 MBC는 최악의 상태였습니다. 제대로 준비된 드라마가 없어서 과거에 방송한 것들을 리마스터링해 재방송하기도 했습니다. 한시바삐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경쟁력을 회복해야 했습니다. 신뢰를 찾으려면 당연히 그동안의 잘못에 대한 청산도 필요했습니다. 청산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잘못이 반복될 것이니까요. 제작 경쟁력을 다시 올리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도 필요했습니다. 실패를 두려워말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자는 것이 저희의 슬로건이었습니다. 당연히 돈도 많이 들었죠. 

 

저는 2년여만에 제가 할 일을 끝내고 다시 뉴스타파로 돌아왔습니다. 저를 이어 박성제, 안형준 사장이 MBC를 잘 이끌어왔고 오늘날 MBC의 신뢰도는 최고입국민의힘

 

 

이진숙씨나 국민의힘은 MBC를 매우 편향된 방송으로 낙인찍으려 하지만 MBC의 신뢰도가 김재철 이후 급전직하로 떨어져 김장겸 사장 시절에 최저점을 기록하고 다시 오르기 시작해 현재 최고인 것은 여러가지 지수에 의해 명백하게 드러납니다.

 

방통위가 평가하는 시청자평가지수(KI지수)부터 시사저널 전문가 조사, 시사인 조사, 미디어미래연구소 조사, 그리고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조사, 심지어 KBS에서 조사한 것도 같은 패턴입니다. 어느 한 가지 조사결과라면 편향이 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 정도면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객관성을 갖고 있습니다. 

 

 

 

김재철, 김장겸, 이진숙은 MBC를 망가뜨렸고 그들에 저항한 MBC인들은 MBC를 살려냈습니다. 다만 아직도 MBC는 김재철 이진숙 시대에 뿌리내린내부 갈등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고, 그 점은 극복해나가야 할 점입니다. 저는 7년 동안 망가진 집을 고치고 세우느라 세심한 신경을 쓰지 못한 점도 있고, 지금 생각하면 좀 더 잘 했어야 하는데라고 후회하는 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 MBC 내부가 어려운 면도 있지만 서로 노력하면 결국 화학적인 결합을 해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시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명박의 화신처럼 , 혹은 더 무식한 방법으로 이진숙이라는 희대의 방송장악하수인 경력자를 내려보내 MBC를 다시 잡겠다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범죄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 가는 길을 계속 가면 잠깐은 MBC의 비판을 막을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 자기 무덤을 파는 일이 될 것입니다. 국민이 용서하지 않습니다. 

 

 

이진숙 씨도 마찬가지입니다. 방통위원장이 돼서 MBC 사장을 바꾸고 자신을 비판하는 후배들을 잠깐이나마 탄압하며 권력을 즐길지도 모르지만 결국 언론자유에 대한 최악의 배신자라는 타이틀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그가 한 때 자랑했던 최초의 여성종군기자(얼마나 종군했는지 참 그 타이틀도 부끄럽겠습니다만)라는 허명이 오히려 배신의 향내를 더욱 짙게 해서 역사에 부끄러운 이름으로 깊이 새겨지게 될 것입니다.

IP : 210.222.xxx.250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금의
    '24.7.26 10:52 PM (117.111.xxx.183)

    상황을 보면 얼마나 원통할까...

  • 2. 청문회
    '24.7.26 10:53 PM (61.101.xxx.163)

    보면서 이진숙이라는 여자가 답답했는데 그걸 또 편드는 국짐의원들을 보니 절망스럽더군요.
    여야를 떠나서 저런 여자는 뽑아내야하는거 아닌가요?
    진짜 보수라면 저런 여자가 보수입네 하는거 수치스러워해야한다고 봅니다.
    혜경궁 소고기에 거품물던 분들 나와주세요.
    기가막힌다진짜...

  • 3. ㅇㅇ
    '24.7.26 10:53 PM (211.58.xxx.63)

    그닥 관심이 없었는데 윤거니가 대한민국을 망치고 이진숙이 mbc를 망쳤군요 유튜브에서 보니 진짜 사패가 따로없어요 스타일링은 성괴 따라한듯..

  • 4. 국가오적
    '24.7.26 11:01 PM (112.153.xxx.242)

    이명박 박근혜 윤석렬 줄리 천공.
    그 밑에서 콩고물주워먹는 국짐당 개들과 기레기들
    김재철 김장겸 이진숙
    또 그밑에 얼마나 많은 개들이 도사리고 있을지.
    잊지않겠습니다.

  • 5. ..$
    '24.7.26 11:04 PM (183.102.xxx.152)

    진실을 알려주는 글이네요.

  • 6.
    '24.7.26 11:06 PM (39.7.xxx.67)

    엄지 척

  • 7. mbc는페허였죠
    '24.7.26 11:07 PM (110.70.xxx.250)

    그나마 김태호와 무도 하나밖에 남은 게 없었죠 모든 게 망가진 mbc
    비오는 날 소세지 빵 먹으라던 mbc 뉴스
    아이들이 바다에 갇혀있는데 세월호 유가족에게 보험금 운운하던 mbc
    그렇게 건강하던 이용마 기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 그들
    그게 이진숙이고 김재철이고 김장겸이었는데
    낮에는 골프치고 밤에는 유흥주점 다니고 새벽까지 노래 부르고 잠은 호텔에서 자빠져자고 4000원 빵까지 긁고긁어 mbc가 망하기만 도모했어요 그래야 민영화돼 팔아먹으니까 지금 민영화된 ytn은 댈 것도 아니죠
    청문회 내내 이 비극을 다시 짚는다는 게 너무 가슴 아팠습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 되지읺게 꼭 막아낼 거라고도요

  • 8. ㅎㅎ
    '24.7.26 11:12 PM (211.234.xxx.98)

    얼마나 종군했는지 참 그 타이틀도 부끄럽겠습니다만

  • 9. 헛웃음
    '24.7.26 11:17 PM (211.234.xxx.90)

    이진숙이 종군기자?. 이거 너무 웃기지 않나요
    지나가는 개도 웃을일

  • 10. ㅇㅇ
    '24.7.26 11:21 PM (58.29.xxx.148) - 삭제된댓글

    Mbc 사장 한번 되보겠다고 방문진 이사들한테
    오마카세 접대하면서 온갖 주접 다 떨고
    그것도 법카로 여러번
    내가 다 얼굴이 화끈거리네
    밤에 비굴하게 그러곤 낮엔 대전 MBC 사장이라고 거들먹거리고
    낮과밤이 다른 여자였군

  • 11. ..
    '24.7.26 11:22 PM (112.144.xxx.217)

    이 인간들은 공영 시스템을 일부러 망가뜨려서 결국 민영화의 길로 들어서게 하고 기득권들 이익을 극대화 시키고 국민들은 노예로 만드는게 궁극적 목적이지요.

  • 12. 절대
    '24.7.27 12:34 AM (121.121.xxx.44)

    이진숙은 임명되자마자 탄핵되어야함

  • 13. ㅎㅎㅎ
    '24.7.27 4:25 PM (39.123.xxx.83)

    구구절절 맞는 말이네요!
    정권에 기생해 봐야 정권 바뀌면 배신자 되는 걸
    뭐 저리 더럽게 구는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26291 집팔고 집사는데 머리가 세네요 27 미미 2024/09/14 9,963
1626290 반지늘리는건 아무데나가나요 4 2k 2024/09/14 1,364
1626289 국민 55.8% “‘응급실 뺑뺑이’ 해결책은 전공의 즉시 복귀”.. 37 퍼옴 2024/09/14 4,092
1626288 10년 넘게 만난 지인의 말투가 갑자기 거슬리면 20 ... 2024/09/14 6,853
1626287 모발이식전 퍼머 해도 될까요? 1 모발 2024/09/14 918
1626286 아랫동서한테 반말 하기 13 ㅇㅇ 2024/09/14 4,847
1626285 신성우 노안수술 7 2k 2024/09/14 7,690
1626284 내용 펑 40 천벌 2024/09/14 6,181
1626283 남편, 아이 입맛 맞춘다고 맨날 호화식단이네요.. 37 .. 2024/09/14 9,705
1626282 더워서 잠이 안오네요 9 아우 더워 2024/09/14 3,609
1626281 시댁 친정 모두 타지에요. 명절 어떻게들 다니시나요 4 .. 2024/09/14 1,756
1626280 오전에 올라온 돈잘버는데 감정교류안되는?남편 17 돈잘버는 2024/09/14 4,042
1626279 혼자 사는데 21kg 세탁기 너무 클까요? 14 2013 2024/09/14 2,688
1626278 반려견 심장 질환 한약 체험단 제안이 왔는데요. 11 .. 2024/09/14 904
1626277 린클 미생물 잘 키우시는 분? 13 ㅇㅇ 2024/09/14 1,195
1626276 방광염 내지 신우신염 병원 부인과? 신장내과? 5 이야 2024/09/14 1,364
1626275 주방에서 식사준비 하면 다리가 너무 아파요 15 ㅇㅇ 2024/09/14 3,018
1626274 우리나라 명절문화를 바꿔버린 단 세문장 56 나나잘하자 2024/09/14 22,453
1626273 욕조철거하고 싶어요 1 ,,,, 2024/09/14 1,831
1626272 엄지발톱 맞닿은 살이 붓고 아픈데 5 어느 병원 2024/09/14 1,072
1626271 강남인데 추석선물이 확 줄었네요 19 ㅇㅇ 2024/09/14 7,287
1626270 뉴진스요~ 46 ........ 2024/09/14 4,028
1626269 식세기에 2배식초 넣어도 될까요? 4 ㅇㅇ 2024/09/14 1,516
1626268 30살에 전공 바꿔서 대학 다시 가도 될까요? 20 고민 2024/09/14 2,768
1626267 5세 정말 귀여운 나이네요 12 Dd 2024/09/14 3,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