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살다 보니 이런 날도 ..(강아지 얘기)

조회수 : 2,749
작성일 : 2024-07-25 21:44:38

지금 창밖에 번개가 번쩍번쩍하며

우르릉 소리와 함께

폭우가 쏟아진지 15분이 넘어가네요

이런 날 우리 강아지는

울고불고 불안에 떨며

신경이 곧두서서 진정을 못하곤 했어요

그런데 오늘은 곁에 누워 음악들으며

편안하게 자고 있어요 

고진감래 ㅋㅋ

살다보니 이런 날도 있네요

 

짖는 우리 강아지를

달래기도 하고

혼내기도 해봤는데

오히려 대들기까지 하니

너무 허탈하고

저걸 어떻게 고칠까

못고치면 어쩌나....

TV 속 문제견이 되려나

밤새 잠못 자는 날이 많았어요

 

가엾은 길고양이의 울음소리 나는 날도

역시 마찬가지 ...

4개월 짜리 어린 강아지가

고추밭옆 작은 개집에 묶여 살았었어요

그 옆집에는 사는 산전수전 다 겪은 

커다란 터줏대감 길고양이와 그 동료들이

드나들었는데

혼자 감당하기 너무 무서웠는지

고양이 트라우마가 심한

우리 강아지 ...

냐~ 옹 소리 한번만 들리면

그 날은 밤새

나에게 

자기가 짖는 게 얼마나 정당한지

제발 알아달라고

 광분하며 힘들어 하던 놈이

 

집에서 엄마랑 살면

완전히 

완전히 ...

안전하다는 걸

2년이나 살고서야

3살이 넘어서야

안 거 같아요

 

나름 나도 노력을 했어요

 

이렇게 폭우가 쏟아지면

얼른 안고 창가로 가서

밖에 비가 온다고

그래서 이렇게 험악한 소리가 난다고

알려주곤 했죠

특히 이런 날 "나비"들이

어디 있냐고..... 물어보면

창밖을 두리번거리며 찾아봐요

그럼 말이 통하건 말건

"비오면 나비들 힘들잖아! 

길에서 만나도 화내지 말고

소리 나도 화내지 말고.."

 

몰라요 . 다짜고짜

알아듣는지 마는지

그냥 붙잡고 가르쳤어요

냐~ 옹 소리 들려도 이제 안 짖어요.

 

택배차가 와도 화내고 짖길래

2층 창에서 택배 아저씨 오는 것과

배송 후 떠나기까지

몇번을 안고 보여주며

"택배 아저씨 온거야. 이제 가는거야"

택배온 건 현관에 나갔다 와서

언박싱하길 몇번 했더니

택배차 와도 조용~ 하고

지가 알아서

현관쪽으로 가더라구요 ㅋㅋ

 

우리 강아지

조금한 놈인데

짖을 땐 큰 진도처럼 짖거든요 

그래서 한번 짖기 시작하면

걱정이 태산이었어요

일생 저러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요즘은 내 맘이 편안해요.

 

얼마나 다행인지....

살다보니

이런 날도 오네요 ㅎㅎ

 

 

 

 

IP : 121.163.xxx.1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4.7.25 9:46 PM (59.17.xxx.179)

    사랑이 바꿨네요~~
    강아지와 늘 행복하시길.

  • 2. ..
    '24.7.25 9:48 PM (121.163.xxx.14)

    고칠 수 있으리란 기대가 없었어요
    일생 그러면 할 수 없겠지 했는데
    강아지도 나이먹으며 성숙하나 봅니다

  • 3. 머리가
    '24.7.25 9:50 PM (118.235.xxx.131)

    좋은 녀석이 좋은 주인 만나서 그런 거에요.
    푹 자라 멍멍아.

  • 4. --
    '24.7.25 9:54 PM (125.181.xxx.200)

    생명이 있는것들은 성장하는게 맞아요.
    죽을때까지 그런것 같아요,
    그리고, 사람도, 동물도
    변화시키고, 성장시키는 동력은
    사랑
    사랑입니다.

  • 5. ㄹㄹ
    '24.7.25 9:55 PM (1.236.xxx.93)

    따뜻한 주인님이 기다려주고 가르쳐서
    천재강쥐가 되었군요~
    입가에 미소가^^

  • 6. 신뢰감이죠
    '24.7.25 10:06 PM (183.97.xxx.184)

    함께 살아보니 힘들고 무서운 매순간애도 날 자켜주는 든든한 내편이 있다는 믿음요.
    저도 강아지 키우는데 (둘이요), 어쩌다 구조했는데 그 전쥔이 어떻게 했는지...눈치만 보고 (7년이 지난 아직도 곁눈질하는 버릇이...) 못먹은 한이 있어 그런지 식탐이 심해서 다른 아이거 다 뺏어먹고 심지어 그애를 때리고 아주 가관이었어요. 차츰 시간이 흐르면서 이집 규칙이란것도 깨우쳤고 언제나 자길 지켜주는 인간이 있음도 깨달았는지 3~4년이 지나면서는 아주 얌전하고 말 잘듣는 애가 되었어요. 더군다나 큰애는 천성이 보살이라 많이 보고 배운듯해요. 전 한번도 언성 높인적 없고 그냥 사랑으로 키웠는데 그걸 알아준듯해요.
    택배가 문밖에 오면 둘 다 엄청 짖는데 내가 문앞에서 아무일 없단듯 가로막고 서면 딱 멈춰요. 공원 선책하다가 줄을 놓쳐도 둘 다 절대 어딜 가지 않고 날 따라와요. 애착 강아지같아요.

  • 7. ㅇㅇㅇ
    '24.7.25 10:11 PM (180.70.xxx.131)

    불쌍한 녀석 챙겨주셔서
    감사 합니다.
    고맙습니다.
    존경 합니다..
    제가 40대때 강쥐 사랑 모임 회장을 맡아서
    활동 해본 터라 이런 글 읽을 때마다
    눈물이 쉴새 없이..

  • 8.
    '24.7.25 10:32 PM (118.32.xxx.104)

    뭔가 동화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05968 20대 81%가 부모에게 얹혀산다 -OECD 1위 19 ........ 2024/07/28 3,738
1605967 프레쉬 블랙티 에이지 리뉴얼 크 림 좋은가요? 1 하커하이츠 2024/07/28 583
1605966 초딩 해운대 송도 광안리 해수욕장 어디가 7 부산은 2024/07/28 878
1605965 결제하고나니 시간 줄이는 특강 4 모지 2024/07/28 1,646
1605964 클래식 공연 가장 가성비 좌석은? 2 ㅁㅁㅁ 2024/07/28 1,355
1605963 모태신앙이라는 말 46 이유 2024/07/28 4,350
1605962 작년보다 올여름이 습도가 20%올랐네요 8 큰일 2024/07/28 2,677
1605961 험께 적립과 선물 받아요 9 케이뱅크 2024/07/28 840
1605960 오늘 배달시키실분 뭐 시키실거에요? 7 .... 2024/07/28 2,242
1605959 반포 고터 맛집 추천 부탁드립니다 19 ㅇㅇ 2024/07/28 3,105
1605958 에놀라홈즈 - 넷플릭스 8 셜록동생 2024/07/28 2,313
1605957 필리핀 마닐라 가보신 분 8 .. 2024/07/28 1,348
1605956 김우민 선수 어쩜 말도 잘하네요 8 2024/07/28 3,305
1605955 공진단 2 하얀 2024/07/28 1,814
1605954 중국은 2020년 6억 집이 1억5천에 내놔도 안팔리고 있다네요.. 23 ... 2024/07/28 6,767
1605953 올해 계속 멍하네요.. 2 gma 2024/07/28 1,211
1605952 갱년기 더위 8 천천히 2024/07/28 2,610
1605951 왼쪽 ,오른쪽 혈압쟀더니 차이가 많이나요. 2 2024/07/28 1,670
1605950 14살 노견이 아파 독일항공권 취소했어요. 12 아파요 2024/07/28 3,079
1605949 지금 티메프사태는 전세사기 pf부실사태와 같은거네요. 3 그러니까 2024/07/28 1,458
1605948 쿠팡플레이 볼거 추천부탁 5 2024/07/28 2,184
1605947 인형같은 아기 4 행복한 아침.. 2024/07/28 2,999
1605946 미대 입시 및 진로 궁금합니다. 12 고민상담필요.. 2024/07/28 1,839
1605945 해리스 대단하네요 53 ㅗㅎㄹㅇ 2024/07/28 18,125
1605944 의절한 형제 장례식 가야하나요? 28 ㅇㅇ 2024/07/28 7,6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