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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살다 보니 이런 날도 ..(강아지 얘기)

조회수 : 2,783
작성일 : 2024-07-25 21:44:38

지금 창밖에 번개가 번쩍번쩍하며

우르릉 소리와 함께

폭우가 쏟아진지 15분이 넘어가네요

이런 날 우리 강아지는

울고불고 불안에 떨며

신경이 곧두서서 진정을 못하곤 했어요

그런데 오늘은 곁에 누워 음악들으며

편안하게 자고 있어요 

고진감래 ㅋㅋ

살다보니 이런 날도 있네요

 

짖는 우리 강아지를

달래기도 하고

혼내기도 해봤는데

오히려 대들기까지 하니

너무 허탈하고

저걸 어떻게 고칠까

못고치면 어쩌나....

TV 속 문제견이 되려나

밤새 잠못 자는 날이 많았어요

 

가엾은 길고양이의 울음소리 나는 날도

역시 마찬가지 ...

4개월 짜리 어린 강아지가

고추밭옆 작은 개집에 묶여 살았었어요

그 옆집에는 사는 산전수전 다 겪은 

커다란 터줏대감 길고양이와 그 동료들이

드나들었는데

혼자 감당하기 너무 무서웠는지

고양이 트라우마가 심한

우리 강아지 ...

냐~ 옹 소리 한번만 들리면

그 날은 밤새

나에게 

자기가 짖는 게 얼마나 정당한지

제발 알아달라고

 광분하며 힘들어 하던 놈이

 

집에서 엄마랑 살면

완전히 

완전히 ...

안전하다는 걸

2년이나 살고서야

3살이 넘어서야

안 거 같아요

 

나름 나도 노력을 했어요

 

이렇게 폭우가 쏟아지면

얼른 안고 창가로 가서

밖에 비가 온다고

그래서 이렇게 험악한 소리가 난다고

알려주곤 했죠

특히 이런 날 "나비"들이

어디 있냐고..... 물어보면

창밖을 두리번거리며 찾아봐요

그럼 말이 통하건 말건

"비오면 나비들 힘들잖아! 

길에서 만나도 화내지 말고

소리 나도 화내지 말고.."

 

몰라요 . 다짜고짜

알아듣는지 마는지

그냥 붙잡고 가르쳤어요

냐~ 옹 소리 들려도 이제 안 짖어요.

 

택배차가 와도 화내고 짖길래

2층 창에서 택배 아저씨 오는 것과

배송 후 떠나기까지

몇번을 안고 보여주며

"택배 아저씨 온거야. 이제 가는거야"

택배온 건 현관에 나갔다 와서

언박싱하길 몇번 했더니

택배차 와도 조용~ 하고

지가 알아서

현관쪽으로 가더라구요 ㅋㅋ

 

우리 강아지

조금한 놈인데

짖을 땐 큰 진도처럼 짖거든요 

그래서 한번 짖기 시작하면

걱정이 태산이었어요

일생 저러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요즘은 내 맘이 편안해요.

 

얼마나 다행인지....

살다보니

이런 날도 오네요 ㅎㅎ

 

 

 

 

IP : 121.163.xxx.1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4.7.25 9:46 PM (59.17.xxx.179)

    사랑이 바꿨네요~~
    강아지와 늘 행복하시길.

  • 2. ..
    '24.7.25 9:48 PM (121.163.xxx.14)

    고칠 수 있으리란 기대가 없었어요
    일생 그러면 할 수 없겠지 했는데
    강아지도 나이먹으며 성숙하나 봅니다

  • 3. 머리가
    '24.7.25 9:50 PM (118.235.xxx.131)

    좋은 녀석이 좋은 주인 만나서 그런 거에요.
    푹 자라 멍멍아.

  • 4. --
    '24.7.25 9:54 PM (125.181.xxx.200)

    생명이 있는것들은 성장하는게 맞아요.
    죽을때까지 그런것 같아요,
    그리고, 사람도, 동물도
    변화시키고, 성장시키는 동력은
    사랑
    사랑입니다.

  • 5. ㄹㄹ
    '24.7.25 9:55 PM (1.236.xxx.93)

    따뜻한 주인님이 기다려주고 가르쳐서
    천재강쥐가 되었군요~
    입가에 미소가^^

  • 6. 신뢰감이죠
    '24.7.25 10:06 PM (183.97.xxx.184)

    함께 살아보니 힘들고 무서운 매순간애도 날 자켜주는 든든한 내편이 있다는 믿음요.
    저도 강아지 키우는데 (둘이요), 어쩌다 구조했는데 그 전쥔이 어떻게 했는지...눈치만 보고 (7년이 지난 아직도 곁눈질하는 버릇이...) 못먹은 한이 있어 그런지 식탐이 심해서 다른 아이거 다 뺏어먹고 심지어 그애를 때리고 아주 가관이었어요. 차츰 시간이 흐르면서 이집 규칙이란것도 깨우쳤고 언제나 자길 지켜주는 인간이 있음도 깨달았는지 3~4년이 지나면서는 아주 얌전하고 말 잘듣는 애가 되었어요. 더군다나 큰애는 천성이 보살이라 많이 보고 배운듯해요. 전 한번도 언성 높인적 없고 그냥 사랑으로 키웠는데 그걸 알아준듯해요.
    택배가 문밖에 오면 둘 다 엄청 짖는데 내가 문앞에서 아무일 없단듯 가로막고 서면 딱 멈춰요. 공원 선책하다가 줄을 놓쳐도 둘 다 절대 어딜 가지 않고 날 따라와요. 애착 강아지같아요.

  • 7. ㅇㅇㅇ
    '24.7.25 10:11 PM (180.70.xxx.131)

    불쌍한 녀석 챙겨주셔서
    감사 합니다.
    고맙습니다.
    존경 합니다..
    제가 40대때 강쥐 사랑 모임 회장을 맡아서
    활동 해본 터라 이런 글 읽을 때마다
    눈물이 쉴새 없이..

  • 8.
    '24.7.25 10:32 PM (118.32.xxx.104)

    뭔가 동화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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