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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백팩커2 예고편 보다가...

추억 조회수 : 2,297
작성일 : 2024-07-24 17:18:28

지난주에 습관적으로 틀어놓은 백패커2를 보다가

마지막에 다음 행선지 알려주는 힌트판을 보자마자

대마잎이네... 

너무 반가웠어요.

 

 대마의 종류가 여러가지인데  마약을 제조하는 대마도 있지만

섬유용 대마가 또 있잖아요.

그 섬유용 대마..  삼베옷의 재료.

 

어렸을때 저희 시골 마을도  삼베 농사를 대부분 했어요.

대마를 기르고 자르고 찌고  껍질 벗기고

말리고 불리고 잘게 쪼개고 또 말리고   쪼갠 잎을 또 가느다랗게 쪼개고

잇고...물레를 돌려 타래를 만들고    

삼베틀에서  짜고..

돈벌이가 거의 없는 시골 마을에서 부업의 개념으로 했던 거지만

부업이라고 하기엔  일년을 정성 들여야 하는 농사였어요

 

어렸을때 집앞에 심어진 대마 잎줄기 따서  잎끝에 달린 줄기 끊어서

쌍꺼풀 만든다고 윗 눈꺼풀과 아래 눈꺼풀에 끼우기도 하면서 놀고

낮에 쪄놓은 대마 줄기를

밤에 회관 앞에 모여  껍질 벗기고  간식 먹는 재미도 있었고요

 

어른들은 고된 농사의 하나였을텐데

저는 그런 추억들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서

한번씩 껍질 벗기는거  잘깨 쪼개 묶는거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했어요.

 

어렸을때도 많이했거든요.

 

그런데 백패커 보다가  진짜 오랫만에 대마잎 보니까

참 반갑더라고요

 

옛날에는 참 많이들 했던건데

이제 다 사라지고

예산에 명맥을 잇는 마을이 있다는 거 알고 있었는데

다음주는 그곳이 나오겠구나 했어요.

 

 

IP : 222.106.xxx.18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4.7.24 5:21 PM (106.101.xxx.253)

    와, 추억돋네요.

  • 2. 원글
    '24.7.24 5:25 PM (222.106.xxx.184)

    옛날엔 너무 당연스럽고 자연스럽게 했던 농사였지만
    삼베 한필당 가격이 꽤 나갔거든요.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진짜 일년 농사에요. 겨울까지..
    그걸 빨리 하겠다고 하루 이틀에 할 수 있는 것ㄷ 아니고
    씨부려 키워 잘라서 여름되면 찌고 쪼개고 잇고...
    겨울이 되어서야 베틀에서 베를 짜고...

  • 3. may
    '24.7.24 5:25 PM (218.152.xxx.161)

    저도 꼭보고싶네요
    우리시어머니가 그렇게 짠 삼베
    소중히 간직하고있어요
    밤마다 짜셨다는데
    저는 한번도 못봤거든요

    그때쓰셨던 도구들은 제가 가지고 있어서
    꼭 보고싶네요

  • 4. ㅇㅇ
    '24.7.24 5:29 PM (106.101.xxx.253)

    농사일은 많은데,
    특수농작물은
    드물어요, 꼭 본방사수 할게요.

  • 5. ㅅㅈ
    '24.7.24 5:31 PM (118.220.xxx.61)

    한산모시와는 다른가봐요

  • 6. 원글
    '24.7.24 7:08 PM (223.62.xxx.230)

    may님
    삼베 짜려면 도구가 꽤 많이 필요한데
    그게 다 있으시다고요?
    대마 줄기를 가느다란 실로 만들기 까지의
    도구도 꽤 많고 부피도 엄청 커요
    베틀도 커서 방 하나를 다 차지하고
    베틀말고도 또 큰사각 틀이 있는데
    이것도 방 하나를 다차지할 부피에요
    저 중학교 일학년때 까지 엄마가 삼베
    짜셨는데 그만둔후로 삼베틀이며 뭐며
    하나씩 다 처분해서 지금은 아무것도 없어요

    한산모시는 말 그대로 모시로 짜는 거에요
    대마와 모시의 생김새가 달라요
    대마가 모시보다 크고 실도 조금 더두꺼운데
    모시는 좀더 가늘고요
    작물특성에 따라 또 다른뭔가가 있겠지만요

    삼베도 찐 대마 줄기 벗기고 말렸다가
    물에 불려서 일차적으로는 손똡으로 가늘게
    몇조각을 내서 쪼개고 그렇게 ㅇ쪼갠 뭉치들을
    또 말렸다가 물에 불려서 그다음엔 더 가늘게 쪼개고
    가늘게 쪼갠걸 말려서 물에 불려서는
    또 가늘어진 줄기실을 이로 똗어 벌려서 줄기와
    줄기를 무릎위 허벅지 쪽에 올려서손으로
    밀어 말아서 연결해요
    그렇게 조각 조각의 대마 줄기를 하나하나
    이어 붙여서 가늘고 긴 실을 만드는데
    이게 한 전 공정의 40%정도 진행 단계라고
    봐야되나...
    삼베 농사는 진짜 사계절 내내 하는 농사고
    그만큼 시간도 고생도 많이 들고요
    똑같은 삼베 실이어도 베틀에 올려서
    어떻게 틈이 없이 촘촘히 짜느냐에 따라
    실력이 나뉘는 거고요
    베틀에서 삼베 짜면 진짜 허리고 발목이고
    손목이고 안아픈 곳이 없는데
    시골에서 특히 가진거 없는 집에서는
    그래도 돈을 벌수 있는 일이니까 하셨던거
    같아요 그래봐야 일년 들인 힘듦에 비하면
    얼마 안돼지만...

  • 7. 원글
    '24.7.24 7:21 PM (223.62.xxx.230)

    may님 이 가지고 계신 도구를 보면
    저도 추억이 새록 새록 떠오를꺼 같아요^^
    옛날 물건 요즘 보기도 힘들잖아요

    저희 엄마는 엄마가 짠 삼베로
    시부모님 돌아갸셨을때 삼베옷 다 만들어
    입혀 드렸고 남편(저희 아버지) 떠나 보냈을때도
    만들어둔 삼베 옷 입혀서 보내 드렸어요
    그리고 엄마것도 만들어 두셨어요.
    자식들 따로 돈 들지 말라고 본인이 짠 삼베로
    다 만들어 두셨더라고요

  • 8. 감동
    '24.7.24 10:59 PM (1.239.xxx.237) - 삭제된댓글

    원글님 같은 분이 계셔서 82를 못 떠납니다.
    뭔가 한 시대의 한 단면을 원글님 덕에 알고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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