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1심 법원이 쩐주였던 손 씨 무죄를 선고했으니
김건희 모녀도 무죄다"
대통령실의 김건희 방어논리였습니다.
지난해 도이치 1심 재판부는 손 모씨가
거액을 투자했으나 주가조작범들과
공모해 통정매매했다는 사실이 입증되지 않기에
무죄를 선고한다 밝혔습니다.
검찰은 항소하면서 손 씨에 대해 백번 양보해
주가조작 혐의는 무죄라해도 최소한 방조죄는
적용시켜 처벌해야 한다며
항소이유서에 방조죄는 적시했습니다.
손 모씨가 최소한 주가조작범들이
뭔가 작업을 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눈감았는데
이거라도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겁니다.
그러나 항소이유서에만 방조죄를 적었을 뿐
정작 공소장 변경은 하지 않았습니다.
왜 공소장 변경은 하지 않았을까요?? ㅎㅎ
검찰은 손 모씨에 대한 혐의는
바로 김건희 모녀와 연결된다는 걸
모를리 없을겁니다.
손 모씨가 유죄면 김건희 모녀는 기소를 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김 씨 모녀 죄의 농도는 손 씨와 비교할바는 아니지만요)
차마 사실상 VIP가 딸려들어가는데 공소장을
변경할 순 없었을것 같습니다.
수사검사로써 최소한의 자존심으로 차마 공소장을 변경할
용기는 없지만 항소이유서에라도 한 줄 남기겠다..
뭐 이런 심정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올 해 2월 법원 인사 이동으로
2심 재판부가 바뀌었습니다.
새로 온 2심 판사는 매우 꼼꼼한 듯 보여집니다.
항소 이유서까지 세세하게 다 읽어봤으니 말이죠.
4월 2심 공판에서 판사는 검사측에 요청합니다.
"항소이유서를 보니 쩐주 손 모씨에 대해
방조죄라도 적용해야 한다고 적혀있던데
정작 공소장 변경은 하지 않았다...
유무죄 판단을 하란 얘기냐, 말란 얘기냐?
확실히 해달라"
판사는 검찰의 공소장에 나온 혐의만 갖고
유,무죄를 따집니다.
물론 이 날 공판에서 판사가 검찰에 공소장 변경을
요청하진 않았습니다.
그냥 '확실히 해달라'는 요청만 했습니다.
꼼꼼한 2심 판사도 손 모씨의 추가 기소가
김 씨 모녀에게 바로 이어진다는 것을 모를리 없었겠죠.
확실히 해달라는 검사들 입장에선
울고싶은데 뺨 때려준 듯한 느낌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5월 공판에서 검찰은 바로 공소장을 변경해
손 모씨에 방조죄를 추가합니다.
손 모씨에겐 징역 3년을 구형했습니다.
친 윤 검사 이창수 중앙지검장이 발령나기
바로 직전에 벌어진 일입니다.
도이치 2심 선고는 9월 12일 예정돼 있습니다.
통상 최종 공판 이후 한달 이내에
선고가 이뤄지는데 2심 판사는 따져볼 게 많다며
이례적으로 선고를 두 달 이상 뒤로 미뤘습니다.
손 모씨가 방조죄로 유죄를 선고받을 경우
김 씨 모녀의 기소는 피할 수가 없습니다.
지난 주말 이른바 출장 조사가 전격적으로
이뤄졌습니다.
혹시 9월 12일 2심 선고가 난 이후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전에 미리 김 씨에 대해
결론 내버리자는 속셈은 아닐까???
매우 짙은 의심이 가시질 않습니다.
김 씨에 대한 무혐의 종결 처리 후
손 씨가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논란은 있겠으나,
늘 그랬듯이 검찰과 법원의 판단 차이가 있었다..
정도로 퉁치고 뭉갤 수도 있을 듯합니다.
민주주의가 정말 빠르게, 허무하게 무너지고 있습니다.
PS: 참고로 1심 재판에 참여했던 수사검사 가운데 두 명이
2심 재판에도 남아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정이 있었군요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