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택에서 사망한 부모의 시체를 방치하고 유기한 혐의로 체포되는 중장년 캥거루족 사례가 일본 각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18일 80대 이상의 고령 부모가 무직에다 결혼도 하지 않은 50~60대 히키코모리(ひきこもり, 은둔형 외톨이) 자녀를 자신의 연금으로 부양하는 이른바 '8050문제'의 심각성을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짚어보는 특집기사를 보도했다.
사실 일본에서는 40~50대로 접어든 히키코모리를 '코도모베야오지상(子供部屋おじさん)'의 줄임말인 '코도오지(こどおじ)'라는 명칭으로 부르며 8050문제의 위험성과 해결방안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 지 오래다.
이와 관련 경시청이 전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부모 시체 유기로 경찰에 체포된 히키코모리는 40대가 19명, 50대가 52명, 60대가 31명, 70대가 24명이었다. 특히 50대와 60대는 지난 10년간의 수치와 비교했을 때 두 배 이상 늘어나 놀라움을 더했다.
여기에 눈에 띄는 대목 중 하나는 이들의 직업은 40대의 57.9%, 50대의 75%, 60대의 77.4%가 무직이었다는 점이다. 경시청은 "중장년층에 접어든 히키코모리가 80대 이상 부모의 시체를 방치·유기하는 배경에는 8050문제가 자리잡고 있다"며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가족간의 시체유기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은 사회적인 고립을 해결하지 못한 현재 일본의 상징적인 사례다"라고 분석했다.
경시청이 밝힌 범행 동기로는 "돈이 없어 장례 절차를 밟을 수 없었다"와 "당장 생활비가 걱정돼 연금을 끊을 수가 없었다"는 등의 경제적 요인이 가장 많았다. 경제적 활동을 하지 않는 히키코모리가 부모의 연금을 부정수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망신고를 하지 않고 시체를 방치·유기했던 것이다.
마이니치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젊을 때부터 백수 생활을 하면서 부모의 집에서 부모의 돈으로 생활하던 히키코모리들의 갱생이 이뤄지지 않고 사회적으로도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내각부의 2019년 '생활실태 조사'에 따르면 당시 40~60대 히키코모리 인구는 61만3000명이었지만, 최근 발표된 2023년 조사에서는 84만명으로 늘어났다. 또 2019년 당시 38%였던 40대 이상 히키코모리 비중은 2023년 조사에서는 42%로 확대됐다.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의 중장년층에서 히키코모리 비중이 늘고 있다는 것은 향후 일본사회에 잠재적인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마이니치는 분석했다.
히키코모리 문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해온 가와기타 미노루 아이치교육대 교수는 "부모가 사망한 히키코모리가 제대로 장례를 치르지도 사망신고도 하지 않고 (부모의) 연금을 부정수령하는 사례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리와 관찰이 필요하다"며 "우선 이들의 사회적인 고립 방지를 위해 급할 때 소통할 수 있는 창구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우리는 어떤 길을 갈 지, 노령인구 늘어나는 것 보면 강건너 불구경할 입장은 아닌 듯한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