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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세수대야 냉면이 뭐라고..

.. 조회수 : 3,110
작성일 : 2024-07-10 09:52:16

 

중학교2학년 아들이 있어요. 

수련회 이후 반에서 친구들에게 왕따 찐따 비슷한 취급당하고 있는 건 알고 있었어요.

오늘 아이 반에서 1학기를 마무리하는 기념으로 요즘 유행하는 GS25 세수대야냉면을  조별로 만들어 먹기로 했대요. 이틀 전에 아들이 하교 후 애들이 나보고 면을 삶아오래라며 짜증을 내길래 다른 아이들은 뭘 하기로 했냐고 하니 설겆이와 뒷정리 등을 한다길래 조 아이들이 다른 쉬운 걸 맡고 제일 손이 많이 가는 걸 아들에게 미뤘나보다 했어요. 싫다고 거절하지 그랬어라고 하니 여러 아이들이 일방적으로 떠맡겼대요. 어제 선생님이 사 주신 세수대야 냉면을 들고 집에 와서 또 무겁다고 짜증을 내는데 저는 엄마인지라 이걸 몇 시에 먹는지 아침에 삶아간 면이 불을텐데..뭐 이런 저런 궁금증이 들어 물어보니 아들은 잘 모르겠다고 해서 담임과 통화를 했어요. 담임은 어떤 과정을 통해 아이가 면을 삶아가기로 했는지 모르는 눈치라 다른 아이들이 일방적으로 시켰다라고했고 이왕 일을 맡았으니 면을 삶아서 가겠다고 했지요. (다른 조 아이들은 부르스터를 가져와서 면을 삶기도 한다더군요)

 

아침에 삶은 면을 헹구다 아들에게 설명서 좀 읽어보라하니 물, 얼음을 챙기겠다고 분주합니다. 저는 면만 삶는 줄 알았는데 다른 준비물도 챙겨야 한다는 걸 알고 그게 사실인지 단톡방에 물어보라고 했습니다. 아들은 어차피 애들은 내 질문에 대답 안한다고 거부하길래  담임도 함께 있는 단톡방이니 물은 어떻게 하냐고 한 마디 쓰라고 했어요. 

 

보냉백에 보냉팩 두 개, 8인분 삶은 면, 얼음 한 통, 물 1.5리터, 젓가락, 그리고 가방에 세수대야냉면용 스텐용기까지 챙기며 아들이 눈물을 보였어요. 일단은 보냉백을 같이 들고 내려가 학교 가는 아이를 배웅하는데 아이가 주먹을 꼭 쥐고 가는 모습이 혹시 학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이였습니다. 이 열받는 상황에서 무거운 책가방과 보냉백을 들고 참으려고 주먹을 꼭 쥐는데 제가 더 이상 해줄 수 있는게 없어 저도 집에 돌아와 눈물이 터졌구요. 

 

하이톡 알람이 올 때마다 마음 졸이며 키우는 아들입니다. 오늘 별 일 없이 지나갔으면 싶다가도 아침에 이 상황을 담임에게 알려야 하나 싶기도 하다가 오락가락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어요. 

 

아들은 ADHD이고 사회성이 떨어지는 편이라 친구를 거의 사귀지 못해요. 사귀어도 문제가 생겨 멀어지기 일쑤고 반 아이들이 6월에 아이가 약 먹는 걸 알고 장애인이라고 놀렸다는 이야기는 들었고 이후에는 아이가 원하지 않아 학교에서도 저도 해당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지는 않고 반 전체차원에서 이야기한 적은 있어요. 

 

저에게 사춘기 ADHD 아이를 키우는 지혜를 나누주세요. 마음이 지옥입니다. 

IP : 61.255.xxx.89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거는
    '24.7.10 9:54 AM (70.106.xxx.95)

    저건 너무 대놓고 아들을 만만하게 여기는거네요
    저같으면 담임에게 이야기하고
    다같이 해야지 혼자 제일 곤란한걸 맡는건 못한다 걍 딱 잘랐을거에요
    저런애들 잘해줘봤자에요 앞으로 점점 더 괴롭힐텐데요

  • 2. 에효
    '24.7.10 9:56 AM (59.6.xxx.211)

    원글님 속 상하시겠어요.
    담임 한번 직접 찾아가서 상담해 보세요

  • 3. 아니 무슨
    '24.7.10 9:57 AM (211.235.xxx.230)

    냉면을 만들어 먹어요
    엄마들이 전화 많이 할텐데
    다른 조에서도 부르스타 챙겨간다면서요
    허용해준 담임쌤이 이상

  • 4. 알단
    '24.7.10 9:58 AM (70.106.xxx.95)

    한번 저런 포지션으로 정해져버린이상 잘지내는건 끝났구요
    차라리 만만치않은 엄마가 뒤에 있어 괴롭히면 곤란해지는 아이로 정해지는게 나아요

  • 5. happ
    '24.7.10 9:59 AM (118.235.xxx.26)

    브루스타 갖고 가는 조 얘기도 들었잖아요.
    차라리 그걸 줘서 보내시지
    불은 면 먹으면 또 아들에게 원망 가지 않을런지...
    다 떠나서 담임 면담을 좀 해야할듯

  • 6. ...
    '24.7.10 10:00 AM (210.100.xxx.54)

    에휴 담임샘이 일을 만드네요.

    부르스타 사용하다 불나거나 화상입으면 골치 아파지는데

    굳이 왜 그랬을까요?

  • 7. ....
    '24.7.10 10:13 AM (125.177.xxx.20)

    저희 아이 남자담임샘은 김밥마는 걸 시켰더랬어요.
    왜 우리 아들이 김밥재료를 다 준비하기로 했는지 모르겠지만(밥은 담임샘 제공), 그렇다길래 부랴부랴 모둠김밥 재료를 준비해주고 온가족(조부모까지 초대) 김밥을 싸게 했어요. 돈까스 김밥, 참치김밥, 진미채 김밥, 소고기김밥, 치즈김밥, 나물김밥 등 김밥 옆구리 터지지 않게 잘 써는 법까지 가르쳐서 보냈어요. 집에서 20줄 정도 연습시켰고요. 저희 아이가 adhd라 일의 순서를 차분하게 행하는게 부족해서 20줄 싸는 동안 가족들 모두 박수부대가 되어 옆에서 기립박수를 쳤어요. 저희 시어머님은 김밥 드시면서 너무 맛있다고 우셨고요.
    그때 네 조가 6명인데 다른 애들은 뭐하고 김밥 재료를 너만 들고 가냐고 따지고 들었으면 죽도 밥도 안 됐을 것같아요. 아무 소리 안하고 준비시켜서 보냈고 아들은 반아이들한테 김밥집 동업하자는 소리까지 들으면서 반애들 김밥을 싸주고 왔더라고요. 김밥재료를 준비해온 애들은 막상 싸지를 못하고 썰지도 못하니 엉망진창이 된거죠. 그후 저희 아들이 김밥때문에 자신감을 얻었는지 철이 든건지 모르겠지만 나날이 빠르게 성장하는게 느껴졌어요. 그렇게 고등학교 가서 내신도 잘 챙기고 공부도 열심히 해서 대학도 현역으로 갔고 아르바이트 하는 곳마다 칭찬들으며 잘 지내고 있어요.

    부디 원글님 아이도 제 아들이 그러했듯이 오늘 세숫대야 냉면 맛있게 잘 먹고 오길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 8. 담임이
    '24.7.10 10:16 AM (118.235.xxx.227) - 삭제된댓글

    지가가 냉면 삶지
    더군다나 adhd 면 챙기는것도 그런데
    담임이 적절하게 뽑아 반장, 부반장에게 큰거 시키고
    나머지 분배 이런식 아닌가요?

  • 9. ..
    '24.7.10 10:19 AM (118.217.xxx.155)

    김밥 마는 연습하신 어머님,
    저도 배워 갑니다.
    원글님도 다른 부모님들도 힘내세요.

  • 10. 점 네개
    '24.7.10 10:25 AM (222.236.xxx.171)

    위의 점 네개 어머님 외 가족이 훌륭하시네요.
    그렇게 하기 쉬운 게 아닌데 말입니다.
    그 덕에 아드님 잘 자라고 자리 잡혀 제 몫 한다는 게 읽는 이조차 흐뭇합니다.
    냉면 삶느라 애쓴 어머님도 부디 용기 갖고 점 네 개 어머님처럼 좋은 결과 얻으시기를 ㄹ바라

  • 11. 점 네개
    '24.7.10 10:26 AM (222.236.xxx.171)

    바랍니다.
    자식 키우는 게 쉽지 않은 세상입니다.
    용기 내세요.

  • 12. ..
    '24.7.10 10:28 AM (61.255.xxx.89)

    따뜻한 조언과 말씀 해주신 분들..감사합니다. 동네 엄마와 친구들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고민 들어주셔서 무거웠던 마음이 좀 나아졌어요. 담임에게 우선 이 상황에 대해 문자를 보냈고 아이가 친구들과 맛있게 냉면을 먹고 올 수 있게 기도하겠습니다.

  • 13. 아마
    '24.7.10 10:40 AM (211.235.xxx.230)

    담임쌤도 아차 싶을거에요
    펄펄 끓는물에 면 넣어 휘휘 젓고있을 아이들 상상하니 아찔하네요

  • 14. ㅇㅇㅇㅇ
    '24.7.10 10:45 AM (58.29.xxx.194)

    우와저걸 한꺼번에 어떻게 들고가죠? 저라면 단톡방에 못들고간다고 배째라고 올릴거 같은데. 이미 왕따취급은 당한거고 니네들이 시켰고 나는 못하니 니네들이 곤란 겪어봐 이렇게 해버리는게 낫지 않나요

  • 15. ㅇㅇㅇㅇ
    '24.7.10 10:46 AM (58.29.xxx.194)

    저는 아예 갑자기 아프다고 결석 해버리는걸로 하겠어요

  • 16. ㅜㅜㅜ
    '24.7.10 11:19 AM (220.80.xxx.96)

    이런 걸 왜하나요
    도대체가 이해가 안되네요
    기념파티를 한다고 해도
    적당한 걸 해야지.
    아이 내려주고 우셨다니 맘이 안 좋네요
    부디 아이가 즐겁게 마무리했길요

  • 17. ...
    '24.7.10 12:09 PM (222.106.xxx.66)

    비빔밥 정도면 그럴수 있다쳐요.
    선생이 남자인지 개념이 없네요.
    저도 중등아이 키우는 엄마로서 글이 너무 슬퍼요.
    아직 철안든 아이들이 하는 행동이라기엔
    너무 이기적이고 학교는 역시 정글이네요.
    딸이 그러는데 남학생에겐 더 가혹한 무언가가 있데요.
    그런데 잘해주면 또 필요이상의 이상한 행동을 한다네요.
    아이 키우기 너무 어렵습니다.
    저 또한 친할만한 친구가 없어 외롭다는 딸아이 엄마에요.

  • 18. ....
    '24.7.10 1:29 PM (210.98.xxx.113) - 삭제된댓글

    너무 했네요 저러다 아이들 부르스타 가져오고 불쓰고 하다 사고가 나요.
    저같으면 담임한테 얘기했을거 같은데 원글님 맘도 이해되고ㅇ얘기했다가 아이들이
    더 괴롭힐까 걱정도 되죠. 참 어렵습니다 아이들 키우기가..

  • 19. 초록
    '24.7.10 2:04 PM (118.235.xxx.184)

    토닥토닥... 엄마도 아이도요. 1388 무료 전화하세요.
    전문가샘 공짜 국가 청소년상담이여요. 기록 안남고,
    부모 ㆍ아이 9세~24세 가능요. 무조건 전화거세요!

  • 20. ㅜㅜ
    '24.7.10 2:24 PM (1.255.xxx.98)

    속상해서 제가 다 눈물이 나네요 ㅜㅜ
    8인분 면 삶은걸 들고간다해도 떡이될것 같은데 ㅠㅠ
    왜 하필 냉면인지;;;;
    담임선생님한테 속상한건 사실대로 이야기하세요
    학교 잘 다녀왔는지 후기 남겨주세요.
    응원합니다 ㅠㅠ

  • 21. ㅠㅠ
    '24.7.10 10:00 PM (1.253.xxx.32)

    정말 속상해요 ㅠㅠ 뭐라 말을 못하겠는데 정말 아이한테 행복한 일이 생겼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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