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알고 지낸 지인이에요.
아이들 어릴 때부터 만난 사이라 그동안 정도 많이 들고 애정도 많았죠.
가끔 서운할 때가 있었지만 만나다 보면 서운할 때도 있고 하니 그렇게 넘어가면서 마음에 앙금이 쌓였던 것 같아요.
최근 3명 모임이 있었는데 지인이 우린 먼저 만나자고 제안을 하더라구요.
모임날 오전 일정은 비워놨는데 당일 오전에 일이 생겼다고 하더라구요.
오전 일정을 취소하자는 건지 일을 마치고 늦게 만나자는 건지 그런 말도 없었기 때문에 애매했어요. 일이 생겼다는 말 이외에 아무 말도 없어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긴건 아닌가 걱정이 됐구요.
지인은 일정 조율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서 몇 시간뒤 제가 먼저 이따 오후에 보자 말하고 말았는데 아무 얘기도 안하더라구요. 집들이 모임이라 선물 준비하면서 같이 하는게 어떻겠냐 물어도 무응답.
그동안 쌓인 앙금과 함께 더는 못 참고 바쁘면 다음에 보자고 문자를 보냈어요. 황당하게도 약속을 취소한 지인이 아닌 오후에 함께 만나기로 했던 지인이 연락와서 일정을 확정 짓더군요.
계속 얼굴 붉히기 싫어서 오후 모임에서 셋이 만났는데 약속을 취소한 지인한테 생긴 일은 다른 사람 점보러 같이 가는 거였더라구요. 그러면서 오후에 만나기로 한거 아니었냐고... 40이 넘은 사람을 가르치고 싶지도 않고 따져서 분위기 싸해지는 것도 싫어서 알았다 하고 말았어요.
모임 이후 바로 차단했고 볼 생각도 없습니다. 근데 참 아쉬워요.
어찌됐든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쌓은 정이 얼만데 그 사람한테 나는 만만하고 쉬웠구나 싶은 마음이 들고 헛헛 하더라구요. 아쉽고 안타깝지만 다시 연락하고 싶지는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