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대학때 교양과목(교양 요가였나? 기억은 안남) 수업에서 1박2일 수련원 같은델 갔다가 첫날 오후에 가볍게 동네 뒷산 다녀온 후에 강당에서 수업 시작한다고.
그 동네 뒷산이라는데를 교수님이 수련원에 근무하시는 동네주민에게 물어보고 "거기 동네 뒷산이라 한시간이면 다녀온다 아주 쉽다 산책이다" 이런 말을 들어서 갑자기 예정에 없었는데 가기로 한거였어요.
그래서 학생 몇십명과 교수님(강사님) 두세분이 산을 오르기 시작했는데...
완전 험난한 바위 산 오르막 길. 기어서 3시간을 올라가도 끝이 안보이고.. 점점 뒤쳐져서 더이상 못간다는 학생들 나오고.
3시간을 올라왔으니 내려가는 것도 막막하고.
결국 교수님이 내려가자고 해서 간신히 내려오니
해는 지고..
학생들 걷지도 못하고 교수님 강사님들도 다 여자였고 상황은 비슷했죠.
그날이랑 다음날 모든 프로그램 전부다 취소하고
방에서 쉬고..
교수님이 미안하다고.. 그 산이 왕복 1시간 이면 된다고 말해준 아저씨는 그 동네에서 어릴때부터 수십년을 그 산을 오르던 분이셨다고 ㅠㅠ
그런 경험 이후 등산을 해본적은 없는데
최근에 지인이 초보 등산 코스를 가자고. 정말 쉽다고요. 치마입고도 가는 산이라고. 본인도 청바지 입고 운동화 신고 갈거라고.
가기로 했는데 그날 갑자기 지인의 지인 (남자. 그 산 근처에서 학교 다니면서 어릴때부터 그 산에 자주가고 지금도 등산 많이 다녀서 그 산 빠삭하게 안다는)이 합류해서 본인이 안내를 하겠다더니..
원래 가려던 일반 둘레길 코스는 재미없으니 이왕 등산하는거 재밌는 코스로 가자고 하나도 안힘들다고 하는거에요.
불안해서 전 힘들다, 초보다, 처음이다, 둘레길 가는건줄 알고 온거다 했는데도 본인이 안내하는 코스 하나도 안힘들다고~ 앞장서서 가고 전 따라가는데..
와... 또 엄청난.. 막 기어서 올라가야 하는 길을 가라고 하고. 전 등산화도 아니라 계속 미끄러지고 장갑도 없는데.. 저보고 이게 뭐가 힘드냐고..
이게 안힘든 길이면 왜 사람들이 이 코스로 안가고 둘레길로 가나요? 왜 이길에 보이는 등산객들은 완전 장비 무장하고 손에 장갑. 스틱까지 들고 가나요?
진짜 욕나올 뻔..
그렇게 다녀오고 며칠을 못걸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