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가수 이승철 콘서트를 다녀왔어요.
이승철 팬은 아닌데 어찌어찌
기회가 닿아서 가게됐어요
이승철이 활발히 활동하던 1990 년대 그리고 2000년대는 저에겐 인생의 문화암흑기 같은 시절이어서 애둘키우고 살림하고 시집식구들에게 휘둘리느라 세상에 어떤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모르고 하루하루를 살아넘길때였죠.
그래도 제가 이승철이 부르는 노래를 80프로 이상 따라부르는걸 보니 그의 전성기가 어땠는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더군요.
지난주 무대위의 이승철은 대중위에 군림하는 스타가 아니라 그냥 덥석 손이라도 잡아주게되는 그런 친숙하고 편안한 존재로 다가왔습니다.
관객의 컨디션을 고려해 5시 공연을 한지가 꽤 오래되었다는군요
관객만 힘들까요
본인도 힘틀겠죠
무대가 끝나고 불이 다 꺼진 후에도
무대에 남아서 손을 흔들고
어서 가서 자라는 몸짓을 보내던 그를 보니
늙는다는게 어쩌다 나쁘지 않은 순간도 있구나 싶더군요
환갑이 다되어가는 가수에게
자신의 공연을 찾아준 곽객들이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한 존재로 느껴지나봅니다.
팬들은 자신의 젊은 날의 스타가 나이가 들어서 신곡을 내고 콘서트를 하는게 기특하고 고맙고 그런거겠죠
무대의 그를 돌아보고 돌아보는
팬들에게 어여 가라고 팔을 내젓는 모양새가
친정 오빠나 동생같기도하고
그렇더라구요.
나이듦은
그래...
내가 힘든데 너도 힘들겠구나
조심해서 돌아가서 잘자기를
서로 빌게되는 그런건가봅니다.
그냥 저의 개인적인 소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