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에 대한 단상

엄마 조회수 : 1,551
작성일 : 2024-07-04 11:05:52

효리 얘기 나오니까 자꾸 생각나네요.

 

 

어릴 때 아빠가 술먹고 와서 엄마한테 행패부리고 할 때,

 

자다가 깨도 무섭고 가슴이 벌벌거려서 방에 자는척하면서 있었는데

 

다음날 엄마가 왜 너희가 와서 말리지 않았느냐고~ 자식들이 말리면 덜할텐데 그러셨어요.

 

 

저도 자식을 키우지만,

엄마가 당시에 저보다 나이가 열살쯤 어렸겠지만,

 

그래도 자식이 깨서 이 난리를 듣고 상처받을까봐 걱정하는게 당연한 일일 것 같은데.

 

엄마한테 그런 원망을 들으니, 그렇게 할 수 없는 자신에 대해 바보같다는 생각... 죄책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지금도 친정에 가면 두 분의 냉랭하고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신경전 때문에 가기 싫거든요.

 

그래도 엄마 필요 때문에 불러서 가끔 갈 때가 있는데, 부를 땐 시간 재촉을 해서 부랴부랴 막상 가보면 엄마는 운동 간다면서 나가버리고 아빠랑 단둘이 있게 만드는 적이 있어요.

 

제가 아버지랑은 일절 연락도 안하고 대화도 없는데, 아빠 아픈 얘기도 들어주고 니가 좀 어떻게 해라~ 이런 속셈인거 같아서 너무 기분 더럽더라구요.  아버지는 늙고 나서 계속 응석부리고 아프다고 어필하고~ 

 

 

엄마는 사소한 결정을 자꾸 딸들한테 묻고, 

뭔가 이렇게 해라 얘기를 했는데 나중에 잘 안되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니가 이렇게 하라고 했잖아~ 하면서 책임을 묻는다던지, 

 

너무 사소한 결정을 자꾸 의논하려고 하고(책임을 미룸) 

 

아들 관련된 일에 아들한테 물어야 할 걸 자꾸 저한테 전화해서 책임 회피하려고 하고~  

(예를 들면 남동생 이사하는데 본인이 가봐야 하냐 안가봐도 되냐? 남동생 아이를 잠깐 봐주고 있는데 유모차 어떻게 작동하냐? 남동생 가게 장사가 안되는데 어떻게 해야 되냐?)

 

 

답을 알고 있으면서 테스트하듯이 물어보고~ 

 

사실은 이런 모든 성격을 저도 비슷하게 닮아서, 직장 다닐 때 옆 직원한테 묻고 또 묻고 그런 것도 너무 생각나서 싫구요.

 

 

전화 와서 또 뭐 묻거나 부탁하거나 하면 거절했는데, 

참 희한한테 그렇게 매몰차게 해도 전혀 타격 없이 계속 전화하시네요. 

 

 

나중에 엄마 돌아가시면 저 이런 행동들 후회될까요?

 

엄마가 경제적으로는 대학 졸업 시켜주시고 학원도 보내주시고, 고생 많이 하셨어요. 

 

그런데 만나면 너무 기분이 더러워집니다. (다른 표현은 맞는 말이 없네요.)

 

 

IP : 211.220.xxx.13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7.4 11:11 AM (218.209.xxx.148)

    싫으면 기본만 하고 거리두시면 됩니다
    이제와서 어쩔수없는일이고 바뀔수도 없어요

    그러나 님도 자식이 있다고 하셨잖아요
    님과 엄마관계처럼 안되도록 노력하세요

    부모자식은 싫다하면서도 닮아있는 경우가 많아서요
    지금 엄마처럼 되지말자라는 마음으로 자식과의 관계에 집중하세요

  • 2.
    '24.7.4 11:12 AM (124.61.xxx.30)

    두 개가 다 사실이잖아요.
    엄마를 만나면 기분이 더러워지는 것
    하지만 나를 키워주고 대학 졸업 시켜준 것
    둘이 양립 못할 게 없어요
    고마운 건 고마운 거고, 엄마가 너무한 건 너무한 거죠.

  • 3. ㄴㄴ
    '24.7.4 12:51 PM (211.234.xxx.216)

    돌아가시고나면 불쌍해서 눈물도 나고
    기분더럽게 싫은거 생각나서 시원하기도 하고
    그냥 그렇게 시간이 흘러
    덤덤해지죠

    그냥 그렇게 무덤덤해집니다

  • 4. 댓글
    '24.7.4 9:24 PM (118.216.xxx.19)

    위로와 생각정리가 되는 감사한 댓글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08921 가족아프면 같이아픈ᆢ약한 정신력 5 ~~ 2024/07/06 1,277
1608920 앞으로 급발진 사고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거 같아요. 7 허걱 2024/07/06 1,934
1608919 카레에 토마토 넣으면 맛이 깊어지는듯 5 ㅇㅇ 2024/07/06 1,812
1608918 몽클레어 바벨 백화점에서는 얼마정도하나요?, 1 모모 2024/07/06 819
1608917 간병인보험 드는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6 ㅇㅇ 2024/07/06 1,697
1608916 허웅, 전여친, 정다은 관심도 없었는데 23 .... 2024/07/06 8,276
1608915 서울 밖에 운동하기 어려울까요? 2 워크 2024/07/06 1,009
1608914 떡볶이 누구 레시피가 제일 맛있나요? 10 2024/07/06 2,460
1608913 외국에서 온 중학생 조카랑 서울 어딜 가면 좋을까요? 11 이모 2024/07/06 1,093
1608912 몽키비비라고 보신분~ 2 2024/07/06 712
1608911 냉방병이 너무 심해요 ㅜ 12 ㅇㅇ 2024/07/06 2,561
1608910 사람 많은데선 마스크 꼭 해요 8 ..... 2024/07/06 2,572
1608909 70중반 부모님 이사-냉장고,세탁기 그냥 똑같이 사도되나요? 6 8월 2024/07/06 1,659
1608908 해병대 부사관.. 11 2024/07/06 1,421
1608907 나는 돈가스가 싫어요. 7 .. 2024/07/06 4,333
1608906 이제 학부 안 밝히고 대학원만 밝히는 경우 선입견 20 2024/07/06 5,127
1608905 악플 고소하겠습니다 234 ………… 2024/07/06 27,284
1608904 선크림을 추천해주세요 6 2024/07/06 1,751
1608903 본인만 아는 맛집 음식 11 .. 2024/07/06 2,564
1608902 레드벨벳 웬디 얼굴이.. 10 얼굴이 2024/07/06 3,485
1608901 종일 폰 두고 나갔었는데… 5 .. 2024/07/06 3,584
1608900 말실수 2 ... 2024/07/06 1,334
1608899 제가 본 남혐, 여혐하는 애들 특징 13 ... 2024/07/06 2,438
1608898 시누이가 여행 같이 가자는 글 올렸던 사람인데요. 49 시모 2024/07/06 6,689
1608897 중국에 살거나 잘 아시는분 있나요? 7 .... 2024/07/06 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