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에 대한 단상

엄마 조회수 : 1,883
작성일 : 2024-07-04 11:05:52

효리 얘기 나오니까 자꾸 생각나네요.

 

 

어릴 때 아빠가 술먹고 와서 엄마한테 행패부리고 할 때,

 

자다가 깨도 무섭고 가슴이 벌벌거려서 방에 자는척하면서 있었는데

 

다음날 엄마가 왜 너희가 와서 말리지 않았느냐고~ 자식들이 말리면 덜할텐데 그러셨어요.

 

 

저도 자식을 키우지만,

엄마가 당시에 저보다 나이가 열살쯤 어렸겠지만,

 

그래도 자식이 깨서 이 난리를 듣고 상처받을까봐 걱정하는게 당연한 일일 것 같은데.

 

엄마한테 그런 원망을 들으니, 그렇게 할 수 없는 자신에 대해 바보같다는 생각... 죄책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지금도 친정에 가면 두 분의 냉랭하고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신경전 때문에 가기 싫거든요.

 

그래도 엄마 필요 때문에 불러서 가끔 갈 때가 있는데, 부를 땐 시간 재촉을 해서 부랴부랴 막상 가보면 엄마는 운동 간다면서 나가버리고 아빠랑 단둘이 있게 만드는 적이 있어요.

 

제가 아버지랑은 일절 연락도 안하고 대화도 없는데, 아빠 아픈 얘기도 들어주고 니가 좀 어떻게 해라~ 이런 속셈인거 같아서 너무 기분 더럽더라구요.  아버지는 늙고 나서 계속 응석부리고 아프다고 어필하고~ 

 

 

엄마는 사소한 결정을 자꾸 딸들한테 묻고, 

뭔가 이렇게 해라 얘기를 했는데 나중에 잘 안되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니가 이렇게 하라고 했잖아~ 하면서 책임을 묻는다던지, 

 

너무 사소한 결정을 자꾸 의논하려고 하고(책임을 미룸) 

 

아들 관련된 일에 아들한테 물어야 할 걸 자꾸 저한테 전화해서 책임 회피하려고 하고~  

(예를 들면 남동생 이사하는데 본인이 가봐야 하냐 안가봐도 되냐? 남동생 아이를 잠깐 봐주고 있는데 유모차 어떻게 작동하냐? 남동생 가게 장사가 안되는데 어떻게 해야 되냐?)

 

 

답을 알고 있으면서 테스트하듯이 물어보고~ 

 

사실은 이런 모든 성격을 저도 비슷하게 닮아서, 직장 다닐 때 옆 직원한테 묻고 또 묻고 그런 것도 너무 생각나서 싫구요.

 

 

전화 와서 또 뭐 묻거나 부탁하거나 하면 거절했는데, 

참 희한한테 그렇게 매몰차게 해도 전혀 타격 없이 계속 전화하시네요. 

 

 

나중에 엄마 돌아가시면 저 이런 행동들 후회될까요?

 

엄마가 경제적으로는 대학 졸업 시켜주시고 학원도 보내주시고, 고생 많이 하셨어요. 

 

그런데 만나면 너무 기분이 더러워집니다. (다른 표현은 맞는 말이 없네요.)

 

 

IP : 211.220.xxx.13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7.4 11:11 AM (218.209.xxx.148)

    싫으면 기본만 하고 거리두시면 됩니다
    이제와서 어쩔수없는일이고 바뀔수도 없어요

    그러나 님도 자식이 있다고 하셨잖아요
    님과 엄마관계처럼 안되도록 노력하세요

    부모자식은 싫다하면서도 닮아있는 경우가 많아서요
    지금 엄마처럼 되지말자라는 마음으로 자식과의 관계에 집중하세요

  • 2.
    '24.7.4 11:12 AM (124.61.xxx.30)

    두 개가 다 사실이잖아요.
    엄마를 만나면 기분이 더러워지는 것
    하지만 나를 키워주고 대학 졸업 시켜준 것
    둘이 양립 못할 게 없어요
    고마운 건 고마운 거고, 엄마가 너무한 건 너무한 거죠.

  • 3. ㄴㄴ
    '24.7.4 12:51 PM (211.234.xxx.216)

    돌아가시고나면 불쌍해서 눈물도 나고
    기분더럽게 싫은거 생각나서 시원하기도 하고
    그냥 그렇게 시간이 흘러
    덤덤해지죠

    그냥 그렇게 무덤덤해집니다

  • 4. 댓글
    '24.7.4 9:24 PM (118.216.xxx.19)

    위로와 생각정리가 되는 감사한 댓글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31826 강씨봉 휴양림 6 나리 2024/10/21 1,628
1631825 가끔씩 꽤나 얄미운 남편 4 gma 2024/10/21 2,110
1631824 물려받은 아이옷을 당근에 팔았다면? 31 당근 2024/10/21 6,790
1631823 지지 않는다 14 지지 2024/10/21 2,125
1631822 이걸 기억하는 사람 없죠? 74년생 35 ㄱㄷㅈㅈㄷㄱ.. 2024/10/21 7,676
1631821 중국에서 온 메일은 보이스피싱 인가요? 1 .. 2024/10/21 564
1631820 금니 지금 팔면 돈 좀 받을까요? 3 ㅇㅇ 2024/10/21 2,929
1631819 전세 어떤지 좀 봐주세요 21 궁금해서 2024/10/21 2,288
1631818 위고비 미국 주식 노보디스크 어떤가요? 1 .. 2024/10/21 1,406
1631817 뉴케어 먹으면 살 좀 찔까요? 11 건강 2024/10/21 2,716
1631816 [송요훈 기자] 윤.한의 만남을 보고.... 12 이야 2024/10/21 2,749
1631815 급)우체국택배는 우체국 박스포장만 받아주나요? 2 숙이 2024/10/21 1,808
1631814 79년생인데 초원의집 전 기억이 나거든요 22 .. 2024/10/21 3,488
1631813 천안 길고양이 학대범 영상인데.. 9 사람도학대할.. 2024/10/21 1,669
1631812 건강을 위해 챙겨먹는거 소개해주세요! 9 olivia.. 2024/10/21 2,571
1631811 옷정리 해주는 사이트 있을까요 2 가을이 오네.. 2024/10/21 1,996
1631810 폐에 양성결절 2 궁금 2024/10/21 2,374
1631809 청주 근처 당일치기 여행 9 추천 부탁 .. 2024/10/21 1,846
1631808 끝이 있긴 한가 2 2024/10/21 1,591
1631807 사업해요.. 7 애아빠가 2024/10/21 1,878
1631806 저 밑에 중국인 요양보험보니 노령수당도 6 ㅇㅇ 2024/10/21 1,569
1631805 생생정보통 지금 보는데 장아찌 ㅠ ㅠ 5 둥글게 2024/10/21 4,295
1631804 이 기온에 저희 애는 반팔입고 다녀요. 초딩 14 ... 2024/10/21 2,518
1631803 한국시리즈 부럽습니다 16 ㅇㅇ 2024/10/21 4,124
1631802 위고비 아니라 삭센다만 써도 살 잘 빠지던데요 11 다이어트 2024/10/21 4,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