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에 대한 단상

엄마 조회수 : 1,568
작성일 : 2024-07-04 11:05:52

효리 얘기 나오니까 자꾸 생각나네요.

 

 

어릴 때 아빠가 술먹고 와서 엄마한테 행패부리고 할 때,

 

자다가 깨도 무섭고 가슴이 벌벌거려서 방에 자는척하면서 있었는데

 

다음날 엄마가 왜 너희가 와서 말리지 않았느냐고~ 자식들이 말리면 덜할텐데 그러셨어요.

 

 

저도 자식을 키우지만,

엄마가 당시에 저보다 나이가 열살쯤 어렸겠지만,

 

그래도 자식이 깨서 이 난리를 듣고 상처받을까봐 걱정하는게 당연한 일일 것 같은데.

 

엄마한테 그런 원망을 들으니, 그렇게 할 수 없는 자신에 대해 바보같다는 생각... 죄책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지금도 친정에 가면 두 분의 냉랭하고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신경전 때문에 가기 싫거든요.

 

그래도 엄마 필요 때문에 불러서 가끔 갈 때가 있는데, 부를 땐 시간 재촉을 해서 부랴부랴 막상 가보면 엄마는 운동 간다면서 나가버리고 아빠랑 단둘이 있게 만드는 적이 있어요.

 

제가 아버지랑은 일절 연락도 안하고 대화도 없는데, 아빠 아픈 얘기도 들어주고 니가 좀 어떻게 해라~ 이런 속셈인거 같아서 너무 기분 더럽더라구요.  아버지는 늙고 나서 계속 응석부리고 아프다고 어필하고~ 

 

 

엄마는 사소한 결정을 자꾸 딸들한테 묻고, 

뭔가 이렇게 해라 얘기를 했는데 나중에 잘 안되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니가 이렇게 하라고 했잖아~ 하면서 책임을 묻는다던지, 

 

너무 사소한 결정을 자꾸 의논하려고 하고(책임을 미룸) 

 

아들 관련된 일에 아들한테 물어야 할 걸 자꾸 저한테 전화해서 책임 회피하려고 하고~  

(예를 들면 남동생 이사하는데 본인이 가봐야 하냐 안가봐도 되냐? 남동생 아이를 잠깐 봐주고 있는데 유모차 어떻게 작동하냐? 남동생 가게 장사가 안되는데 어떻게 해야 되냐?)

 

 

답을 알고 있으면서 테스트하듯이 물어보고~ 

 

사실은 이런 모든 성격을 저도 비슷하게 닮아서, 직장 다닐 때 옆 직원한테 묻고 또 묻고 그런 것도 너무 생각나서 싫구요.

 

 

전화 와서 또 뭐 묻거나 부탁하거나 하면 거절했는데, 

참 희한한테 그렇게 매몰차게 해도 전혀 타격 없이 계속 전화하시네요. 

 

 

나중에 엄마 돌아가시면 저 이런 행동들 후회될까요?

 

엄마가 경제적으로는 대학 졸업 시켜주시고 학원도 보내주시고, 고생 많이 하셨어요. 

 

그런데 만나면 너무 기분이 더러워집니다. (다른 표현은 맞는 말이 없네요.)

 

 

IP : 211.220.xxx.13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7.4 11:11 AM (218.209.xxx.148)

    싫으면 기본만 하고 거리두시면 됩니다
    이제와서 어쩔수없는일이고 바뀔수도 없어요

    그러나 님도 자식이 있다고 하셨잖아요
    님과 엄마관계처럼 안되도록 노력하세요

    부모자식은 싫다하면서도 닮아있는 경우가 많아서요
    지금 엄마처럼 되지말자라는 마음으로 자식과의 관계에 집중하세요

  • 2.
    '24.7.4 11:12 AM (124.61.xxx.30)

    두 개가 다 사실이잖아요.
    엄마를 만나면 기분이 더러워지는 것
    하지만 나를 키워주고 대학 졸업 시켜준 것
    둘이 양립 못할 게 없어요
    고마운 건 고마운 거고, 엄마가 너무한 건 너무한 거죠.

  • 3. ㄴㄴ
    '24.7.4 12:51 PM (211.234.xxx.216)

    돌아가시고나면 불쌍해서 눈물도 나고
    기분더럽게 싫은거 생각나서 시원하기도 하고
    그냥 그렇게 시간이 흘러
    덤덤해지죠

    그냥 그렇게 무덤덤해집니다

  • 4. 댓글
    '24.7.4 9:24 PM (118.216.xxx.19)

    위로와 생각정리가 되는 감사한 댓글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08891 트럼프 거의 확정인가봐요? 25 ㅇㅇ 2024/07/06 7,105
1608890 학생혼자 유학보내신분~ 10 하늘 2024/07/06 1,770
1608889 코로나열이 5일 나고 하루 걸러 또 고열 3 2024/07/06 1,097
1608888 초등학생이 부르는 데프콘 힙합 유치원 2 아이들 2024/07/06 1,028
1608887 밥할때 병아리콩 삶지 않아도 되나요? 6 .. 2024/07/06 2,285
1608886 담배 경고문 붙인 후 릴레이로 써붙이는 중 1 2024/07/06 1,343
1608885 전세집을 먼저 계약해 놓고 28 ㄱㄱ 2024/07/06 3,849
1608884 오십견에 파스 붙여도 될까요? 5 min 2024/07/06 1,279
1608883 검색창에 ip도 검색 가능하면 좋겠네요. 8 .. 2024/07/06 510
1608882 해바라기씨유요 1 .... 2024/07/06 679
1608881 비룡소 클래식 고전 완역본 어쩔까요? 5 고전 2024/07/06 1,063
1608880 딸애가 독일 어학연수 1년 가요 도움말씀 부탁드려요 21 독일 어학연.. 2024/07/06 3,569
1608879 열달 전 처방 받은 감기약 먹어도 될까요? 7 질문 2024/07/06 1,440
1608878 나이들어 무릅아픈 거요. 11 2024/07/06 3,852
1608877 발뒤꿈치 딛으면 아프고 아킬레스건있는 부위가 쑤셔요 6 일주일 2024/07/06 1,249
1608876 냉면집 갔더니 6 냉면 2024/07/06 4,161
1608875 '장비 파손 비유' 주진우 "국민들 이해 쉽게 설명한 .. 25 혀가기네 2024/07/06 2,984
1608874 등산은 남의말(?) 믿으면 안되나봐요 17 00 2024/07/06 5,585
1608873 살림남 박서진네 보면 스트레스 받아요 26 ., 2024/07/06 18,481
1608872 부모님 지방에서 서울 대형병원 가실때 자녀동행하시죠? 14 향기다 2024/07/06 3,119
1608871 '무당한테 돈 주려고'… 전남편· 아버지 때려죽인 모녀 5 무속에 빠져.. 2024/07/06 3,102
1608870 반포 아파트 9 .... 2024/07/06 4,080
1608869 목감기인데 찬 물이 먹고 싶어요 3 ㅇㅇ 2024/07/06 892
1608868 디즈니 화인가스캔들 보신 분 있나요? 4 2024/07/06 2,040
1608867 젤부러운사람이 강주은 37 2024/07/06 14,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