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에 대한 단상

엄마 조회수 : 1,718
작성일 : 2024-07-04 11:05:52

효리 얘기 나오니까 자꾸 생각나네요.

 

 

어릴 때 아빠가 술먹고 와서 엄마한테 행패부리고 할 때,

 

자다가 깨도 무섭고 가슴이 벌벌거려서 방에 자는척하면서 있었는데

 

다음날 엄마가 왜 너희가 와서 말리지 않았느냐고~ 자식들이 말리면 덜할텐데 그러셨어요.

 

 

저도 자식을 키우지만,

엄마가 당시에 저보다 나이가 열살쯤 어렸겠지만,

 

그래도 자식이 깨서 이 난리를 듣고 상처받을까봐 걱정하는게 당연한 일일 것 같은데.

 

엄마한테 그런 원망을 들으니, 그렇게 할 수 없는 자신에 대해 바보같다는 생각... 죄책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지금도 친정에 가면 두 분의 냉랭하고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신경전 때문에 가기 싫거든요.

 

그래도 엄마 필요 때문에 불러서 가끔 갈 때가 있는데, 부를 땐 시간 재촉을 해서 부랴부랴 막상 가보면 엄마는 운동 간다면서 나가버리고 아빠랑 단둘이 있게 만드는 적이 있어요.

 

제가 아버지랑은 일절 연락도 안하고 대화도 없는데, 아빠 아픈 얘기도 들어주고 니가 좀 어떻게 해라~ 이런 속셈인거 같아서 너무 기분 더럽더라구요.  아버지는 늙고 나서 계속 응석부리고 아프다고 어필하고~ 

 

 

엄마는 사소한 결정을 자꾸 딸들한테 묻고, 

뭔가 이렇게 해라 얘기를 했는데 나중에 잘 안되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니가 이렇게 하라고 했잖아~ 하면서 책임을 묻는다던지, 

 

너무 사소한 결정을 자꾸 의논하려고 하고(책임을 미룸) 

 

아들 관련된 일에 아들한테 물어야 할 걸 자꾸 저한테 전화해서 책임 회피하려고 하고~  

(예를 들면 남동생 이사하는데 본인이 가봐야 하냐 안가봐도 되냐? 남동생 아이를 잠깐 봐주고 있는데 유모차 어떻게 작동하냐? 남동생 가게 장사가 안되는데 어떻게 해야 되냐?)

 

 

답을 알고 있으면서 테스트하듯이 물어보고~ 

 

사실은 이런 모든 성격을 저도 비슷하게 닮아서, 직장 다닐 때 옆 직원한테 묻고 또 묻고 그런 것도 너무 생각나서 싫구요.

 

 

전화 와서 또 뭐 묻거나 부탁하거나 하면 거절했는데, 

참 희한한테 그렇게 매몰차게 해도 전혀 타격 없이 계속 전화하시네요. 

 

 

나중에 엄마 돌아가시면 저 이런 행동들 후회될까요?

 

엄마가 경제적으로는 대학 졸업 시켜주시고 학원도 보내주시고, 고생 많이 하셨어요. 

 

그런데 만나면 너무 기분이 더러워집니다. (다른 표현은 맞는 말이 없네요.)

 

 

IP : 211.220.xxx.13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7.4 11:11 AM (218.209.xxx.148)

    싫으면 기본만 하고 거리두시면 됩니다
    이제와서 어쩔수없는일이고 바뀔수도 없어요

    그러나 님도 자식이 있다고 하셨잖아요
    님과 엄마관계처럼 안되도록 노력하세요

    부모자식은 싫다하면서도 닮아있는 경우가 많아서요
    지금 엄마처럼 되지말자라는 마음으로 자식과의 관계에 집중하세요

  • 2.
    '24.7.4 11:12 AM (124.61.xxx.30)

    두 개가 다 사실이잖아요.
    엄마를 만나면 기분이 더러워지는 것
    하지만 나를 키워주고 대학 졸업 시켜준 것
    둘이 양립 못할 게 없어요
    고마운 건 고마운 거고, 엄마가 너무한 건 너무한 거죠.

  • 3. ㄴㄴ
    '24.7.4 12:51 PM (211.234.xxx.216)

    돌아가시고나면 불쌍해서 눈물도 나고
    기분더럽게 싫은거 생각나서 시원하기도 하고
    그냥 그렇게 시간이 흘러
    덤덤해지죠

    그냥 그렇게 무덤덤해집니다

  • 4. 댓글
    '24.7.4 9:24 PM (118.216.xxx.19)

    위로와 생각정리가 되는 감사한 댓글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14339 사이버레커들 구속됐더라고요 6 dd 2024/07/27 2,760
1614338 양파망에 음식물쓰레기 넣으니 너무 좋아요~ 18 ... 2024/07/27 5,812
1614337 빠리 올림픽 개막식 시작했네요 43 빠리 2024/07/27 2,715
1614336 한채영은 안이쁘게 늙네요ㅜ 32 2024/07/27 24,465
1614335 근데 티몬위메프 탈퇴는 왜 해야하나요 7 ? 2024/07/27 5,282
1614334 저 지금엄청 두근거리고 있어요. 14 85인치티비.. 2024/07/27 6,580
1614333 엔비디아 지금 들어가기 어때보이나요? 3 ?? 2024/07/27 3,229
1614332 에어컨 지금 바꿀까요 말까요 참견해주세요ㅠㅠ 12 결정장애 2024/07/27 1,924
1614331 82에서 추천해줘서 더 웨일 봤어요(스포) 4 쇼코 2024/07/27 1,490
1614330 단톡방을 잘 안보는 분들 계세요? 6 ... 2024/07/27 1,299
1614329 주말 아침 뭐 드실거에요? 11 ㅇㅇ 2024/07/27 2,979
1614328 파리올림픽개막식 보려고 안주무시는 분 10 올빼미 2024/07/27 1,796
1614327 약국에서 제일 비싼건 뭘까요.  5 .. 2024/07/27 2,755
1614326 검사출신답게 사진조작했다 최목사에게 걸렸네요.유상범. 17 웃참실패 2024/07/27 4,719
1614325 파리 인근 고속철 방화 이시각 현장 5 파리올림픽 2024/07/27 3,066
1614324 cos 매장 직원들 8 123 2024/07/27 4,063
1614323 (스포있음) 영드 인데버 보신 분에게 질문이 있어요 11 ㅇㅇ 2024/07/27 757
1614322 붙는티는 안 입는게 나은것 같아요. 14 ........ 2024/07/27 6,954
1614321 내일 과일사러 시장에 갈 건데 10 .. 2024/07/27 2,621
1614320 이 상황이 맞는 상황인가요? 40 상황 2024/07/27 6,139
1614319 "내가 코로나?" 심상치 않다…한 달 새 입원.. 3 JTBC 2024/07/27 6,043
1614318 스터디 하기 싫은데 그만두자는 말을 어떻게 할지 고민 2 dd 2024/07/27 1,342
1614317 외간 남자한테 손잡힌 얘기 8 ... 2024/07/27 4,182
1614316 올해만 땀띠 두 번이나 겪네요. 3 땀띠 2024/07/27 1,162
1614315 저는 원래 계산적인 사람인데 8 .. 2024/07/26 3,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