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년 정도 키우면 견주가 강아지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

조회수 : 2,344
작성일 : 2024-06-30 20:06:40

인간은 40이 되면 자기 얼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링컨은 말했다지요.

 

엇저녁 우리 강아지 얼굴을 보다가 문득

링컨의 명언이 떠올랐어요

 

우리 강아지가 아랫집 강아지일때부터

대략 4개월쯤 처음 본날부터

사랑하게 되어 몰래 혼자 촬영한 것들을

개인소장 유튭에 올려놓고 있어요

1살이 된 즈음 제가 입양하고

벌써 2년을 키웠으니 벌써 3살...

 

엇저녁 며칠전 찍은 영상으로

쇼츠를 만들다보니 우리 강아지 얼굴이

많이 행복해 보여요

 

남들은 모르겠지만

이게 나의 마음을 참으로 벅차게 하네요

 

불안정한 환경에 데려와서

항상 미안했기에 최선을 다해 돌봐주고

사랑해 주려고 한 게

잘 한 거구나 싶어요

 

처음 데려와 중성화 수술 얼마 후

저도 많이 아파서 낯선 곳에서 강아지가

20일 가량 혼자 힘들게 지냈고

다시 만났을 땐 내가 깁스한 다리로

산책도 돌봄도 해주기 곤란한 지경이라

우리 강아지가 많이 힘든 시간을 보냈거든요

 

제가 다리 깁스 풀고

두달쯤 되었나

우리 강아지랑 산책 후

공원 벤치에 앉아 있었어요

 

그때 하얀 진돗개와 하얀 포메를 데리고

산책하던 아저씨가

우리 강아지에게 큰소리로 이렇게 말하는 거에요

 

" 야 이놈아 왜 그리 인상을 쓰고 있어?!"

 

그도그럴 게

아저씨의 강아지는 둘 다 방글방글 웃고 있듯 햐아~ 햐아~ 입을 벌리고 있었고

나의 강아지는 내 무릎에 앉아 있는데도

시들하고 못미더운 병자인 견주로 인해

불안감에 휩싸여

이마에 내천자가 생길 지경으로

인상을 팍 쓰고 있었거든요

...

 

뭐라 대꾸할 수 없고 마음이 아팠어요.

내가 강아지를 데려와 잘 키우지 못하고

있고 강아지도 행복하지 못한 거 같고

한숨만 나오더군요

 

그래도....어떡해요

다소 부족한 환경이지만

2년간 아침 저녁 산책도 하고

공놀이도 하고 

밥도 먹고 

아삭한 오이도 나눠먹고

고기도 황태도 귀리쿠기 고구마까지

우리 강아지가 좋아하는 것을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했어요

 

요즘 우리 강아지 영상찍은 걸 보거나

곁에서 먹고 노는 걸

가만히 지켜보면 전과 많이 달라요

더 많이 건강해졌고

더 많이 행복해 하는 거 같아요

 

이렇게 더운 여름날씨엔

작년까지는 가을 찬바람 날 때까지 

사료는 절반도 안 먹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아침 저녁 싹싹 밥 잘 먹구요

응가 이슈로

유산균을 몇달을 먹여도 소용없더니

요즘은 진짜 탱글탱글 말랑한 응가를 쑥쑥 ㅋㅋ

산책도 못 간다고 안아달라고 

땡깡부리기 일쑤였는데

혼자서 완주하고요!

마킹을 안 하게 해도 룰루랄라해요.

음악 듣고 곁에와 편히 자며

무서운 냥이 소리에도 덜 예민해져 잠을 자고

그야말로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어요

 

이러니까 정말

우리 강아지 얼굴에

내천자가 사라지고

헤헤 웃는!!!

처음 만날 때 그 4개월 천진난만하게

고통따위 전혀 모르는 아기 강아지의 얼굴로

돌아왔어요

 

참 다행이죠.

 

그래서 생각해 본 게

2년 정도 키우면 견주는

강아지 얼굴에 책임을 져야만 해요

얼마나 강아지가 사랑받으며

행복하게 지내는지 강아지도

얼굴을 보면 알 수 있을 것만 같거든요

 

IP : 121.132.xxx.140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고
    '24.6.30 8:15 PM (118.235.xxx.45)

    애기 강아지가 내천자를 이마에 그리고 앉아 있었다니 귀엽기도하고 안쓰럽기도 했네요.
    그래도 행복한 강아지로 키우셨으니 참말로 애쓰셨어요. 매일 행복하세요.

  • 2. ㄳ거ㅏ
    '24.6.30 8:20 PM (14.40.xxx.21)

    이렇게 러블리한 글 넘 좋네요 강아지가 많이 행복할거에요 ㅎㅎ

  • 3. 맞아요
    '24.6.30 8:52 PM (119.196.xxx.139)

    강아지도 표정이 있어서
    사랑받으면서 자라면 평화롭고 웃는 상이 되어요.

    맞아요.
    강아지 얼굴은 보호자 책임입니다.

    중성화수술 하고 20여일간 아가가 많이 외롭고 힘들었겠어요.
    트라우마가 남진 않았는지 걱정이네요.
    앞으로 남은 날들은 아가랑 평생 행복하세요~~

  • 4. ㅇㅇ
    '24.6.30 9:54 PM (121.124.xxx.15)

    글을 참 잘 쓰시네요. 읽으면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글이에요. 강아지랑 오래오래 행복하세요.

  • 5. Darius
    '24.6.30 10:43 PM (1.234.xxx.15)

    귀여워요 ㅋㅋㅋ

  • 6. ...
    '24.6.30 11:18 PM (72.38.xxx.250) - 삭제된댓글

    우리 아이가 키우는 개도 다른 사람이 학대하다
    버리려는 걸 동물구조대에 보낸다고 데려온 아이인데
    동물구조대에 차마 보낼 수 없어 키우게 됐어요
    6~7년이 지난 지금은 이 녀석 죽으면 어찌 사냐고 걱정이 태산이네요 ㅎ
    이 개님의 얼굴은 주인의 사랑을 확실히 믿어서 평온하다 못해
    주인님의 지랄 맞은 성격과 사생활을 모두 아는 개님이 견생을 모두 터득 득도한 얼굴이랍니다 ㅋ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34587 파친코에서 이민호 일어연기 어떤가요? 8 ... 2024/09/29 2,697
1634586 브랜드 앰배서더인데 브랜드 네임을 틀리네요 ㅋㅋㅋ 2024/09/29 748
1634585 급체했어요 8 급체 2024/09/29 1,010
1634584 도우미 오기 전날 스트레스 16 청소힘들어 2024/09/29 5,159
1634583 무서운 영화4 ㅋㅋㅋ 아세요? 4 423432.. 2024/09/29 1,241
1634582 한약을 장복하면 숨이 잘 안끊어진대요 24 ㅇㅇ 2024/09/29 6,338
1634581 같은동 개키우는 아줌마 12 개엄마 2024/09/29 2,497
1634580 곰표 나초 전 오늘 첨 알았네요 3 2024/09/29 2,218
1634579 넷플릭스 “믿을 수 없는 이야기“ (Unbelivable) 12 ㅇㅇ 2024/09/29 3,382
1634578 살다가 제일 잘 한일 7 살아보니 2024/09/29 3,461
1634577 떼창이 싫어서 콜드플레이 공연 안가요 32 5656 2024/09/29 5,464
1634576 80 ㅇㅇ 2024/09/29 11,538
1634575 미친 드라마... 극악여왕 넷플릭스 2024/09/29 1,709
1634574 귓 뒷쪽? 귓바퀴 아픈데 왜 그런걸까요 ㅜㅜ 2 ㅜㅜㅜ 2024/09/29 926
1634573 자는 게 제일 좋아요 4 휴식 2024/09/29 1,720
1634572 아롱사태 전골 망한듯요 ㅜ 7 ㅇㅇ 2024/09/29 1,292
1634571 각자 이상형 연예인 말해봐요! 45 ... 2024/09/29 2,529
1634570 랩다이아 가격도 폭락하려나봐요 13 질문 2024/09/29 4,700
1634569 태풍오나봐요 10 에휴 2024/09/29 3,550
1634568 녹두전 부쳤어요. 4 저... 2024/09/29 1,057
1634567 집 넓히면 시어머니랑 같이살고 싶어요 40 ..... 2024/09/29 7,629
1634566 지오디 공연을 다녀온 후기 9 2024/09/29 3,120
1634565 호르몬 다이어트 해보신 분? ... 2024/09/29 408
1634564 베스트 글 카페알바생.. 1 2024/09/29 2,214
1634563 엄마 안녕 9 2024/09/29 2,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