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소설 & 영화 '빨강, 파랑 어쨌든 찬란' (원제 : Red, white & royal blue)

... 조회수 : 949
작성일 : 2024-06-29 16:03:28

제 취미생활 중의 하나가 소설이나 아무튼 텍스트를 영화한 것들을 같이 놓고 보는 겁니다

때로는 영화부터 보고 원작 소설을 읽거나, 캐스팅이나 제작 예고 기사를 보고 먼저 읽고 영화를 기다린다거나, 뭐 그게 나름의 소소한 재미입니다

책부터 읽을 때는 감독이나 제작자가 이 책을 왜 영화화 하려고 했는지, 어떤 포인트에 매력을 느꼈을지, 어떻게 영상으로 바꿀지에 대해서 상상하고 궁리해보면서 간접 체험을 해보기도 하고, 영화나 드라마를 먼저 본 경우에는 원전을 어떻게 바꿔서 요렇게 만들었나 호기심을 충족하는, 그래서 그냥 영화만, 소설만 보는 경우와는 또다른 재미를 맛보고 있습니다

이런 취미 아니면 알수도 없는 책이고 알아도 안 읽어봤을 책이 대부분이긴 합니다

 

물론 다 재미있지는 않습니다. 어떤 소설은 유명 배우가 직접 제작한다는 기사를 보고 읽었는데, 뭐 이런 소설을 골랐담? 하는 경우도 있고 최근 HBO에서 박찬욱 감독이 참여해서 만들었다는 드라마 '공조자' 원작을 읽고 후덜덜 하기도 했습니다(요건 아직 드라마 못봤다능... 근데 안 보고 싶은 마음이 55% ㅠㅠ 소설 겁나 살벌함 ㅠㅠ 우리나라 역사의 비극하고는 차원이 또 다른 베트남 비극 ㅠㅠ)

 

이 책은 그런 제 취미에서 스치는 기사 하나에서 선택된 겁니다

니콜라스 갈리친이라는 배우가 이 영화에 캐스팅됐다는 짤막한 기사... ㅎㅎㅎ

솔직히 저는 이 배우를 처음봤고 어떤 작품을 했는지 누군지 모릅니다만, 최근 헐리우드의 차세대 유망주로 꼽히는 20대 배우라더군요

암튼 원작 소설이 있대서 찾아봤더니, 집앞 도서관에 떡하니 있더구만요

아무도 안 찾는 소설인지 제가 3주씩 세번이나 대출을 갈아타고 들고만 다녔답니다

 

어쩌다보니 머리 뽀개는 진화생물학 책만 줄줄이 3권째 읽다가 머리카락이 다 뽑힐 지경이 되서 릴랙스 차원에서 이 책을 펼쳤습니다

근데 참 제목 번역이 이쁘지 않습니까? 원제를 홀라당 바꿨는데, 한글 제목이 영어 원제보다 훨씬 마음에 드는 극히 드문 케이스... 어쨌든 찬란이라니...

기대를 갖고 읽기 시작했는데, 나 참 어이가 없어서리...

내용을 전혀 모르고 집었더니, 이게 딱 BL 하이틴 로맨스네 ㅎㅎㅎ

23살 영국의 막내 왕자님하고 미국 최초 여성 대통령의 21살 막내 아들(현실 역사 고증따위 잊읍시다 ㅎㅎㅎ)이 말아주는 무려 470쪽이 넘는 스케일 어마어마한 대서양을 넘나드는 게이 러브스토립니다

우리 도서관, 점잖고 진지한 책만 있는 줄 았았더니, 앙큼하게 요런 책도 갖고 있었다니...

 

문제는 제가 중딩때도 고딩때도 하이틴 로맨스를 안 좋아했다는거...

마흔 넘어서 하이틴 로맨스 중독자 지인이 이젠 소장하는 하이틴 로맨스를 정리하려 한다며 이제라도 입문해보라며 한보따리 안겨 주었는데, 그 얇디 얇은 책 세권째에서 던져버렸다는...

읽다보면 그눔이 그눔이 다 똑같은 스토리라 읽을 재미도 이유도 없어서 다 내다버린 사람이 접니다

그런데 그런 내가 이런 책을 직접 골라 읽게 되다니...

괜히 '하이틴'이 아니구나 했던 게, 그 나잇대니까 야하지 내 나이엔 심지어 야하지도 않아서 짜증 지대로... ㅎㅎㅎ

아마도 머리뽀개는 진화생물학 책을 읽지 않았다면 한 50쪽 읽다가 반납해버렸을 책이건만, 머리뽀개다 이 책을 읽다보니 진심 릴랙스 하는 느낌... ㅋㅋㅋ

 

어우, 수위가 제법입니다. 

직접적인 표현은 배제했는데도 머릿속에서 동영상 돌아갈만큼 자세하고 섬세하게 표현되어있습니다 ㅎㅎㅎ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보다 낫습니다 (이런 소설 안 좋아한다면서 이 책을 무려 직접 사서 읽은 표리부동한 인간이 또 접니다. 비록 다 읽고 이 책 만드느라고 낭비된 나무들에게 애도했지만...)

그래서 이런 찐한 로맨스, 특히 BL 관심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웹소설에서 요런 장르 인기 많다고 하는데, 웹소설 보다는 좀 더 소설적 구성은 낫다 싶습니다

미국 대통령 아들이 주인공이라 대통령 재선 캠프 얘기, 정치, 외교적인 다른 스토리가 있어서 저처럼 로맨스 묘사가 지루한 분들도 제법 읽을만 합니다

그래도 어차피 전개과정은 다 똑같은 하이틴 로맨스 수준을 못 벗어납니다만...

 

영화가 아직 제작중인 줄 알았더니, 이미 개봉했나봅니다

우리나라에는 안 들어왔지만...

된장, 니콜라스 갈리친이라는 배우가 영 왕자님에 안 어울리는군요. 제 상상하고 너무 거리가 있어서...

오히려 미국 대통령 아들 역 배우가 제 상상보다 훨씬 잘 어울리는 듯...

대통령 엄마 역할은 우마 써먼이 맡았다는데, 아주 괜찮은 캐스팅인 듯...

흥미가 생기면 영화도 한번 보는 것도 괜찮을 듯

 

머리뽀개는 책 아니었으면 절대 볼 일없는 종류였건만, 어느 쪽 덕분이라 해야할지...

이 책 덕분에 무사히 머리 안 뽀개고 어려운 책 완주했다고 해야하나, 어려운 책 덕분에 관심없던 책도 한번 읽어봤다고 해야하나... 

IP : 58.145.xxx.13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관심급등
    '24.6.29 4:31 PM (220.83.xxx.58)

    오우~ 찐한 로맨스 좋아해요. 솔직히 그레이는 보면서 너무 실망해서..

    님 설명이 괜찮아 기대해보렵니다. ㅎㅎㅎ

    퀴어 로맨스는 처음이지만 입문해보려고요.

    이런 글 좋아요. 책추천은 언제나 감동입니다.

  • 2. ...
    '24.6.29 4:38 PM (116.41.xxx.107)

    원글님 글이 더 재밌네요.
    종종 글 남겨 주세요.

  • 3. 공조자
    '24.6.29 4:55 PM (14.43.xxx.51) - 삭제된댓글

    유튜브에 김혜리기자랑 박찬욱감독 인터뷰 있어요.
    드라마 보고 싶더군요.


    존오브인터레스트 원작은 읽어보셨을까요?

    원글님 취미가 흥미롭네요.
    2차원이 3차원이 되는건가요.ㅋㅋㅋ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12535 수능당일 아침 화장실에 갇힌 수험생 3 2024/07/21 3,375
1612534 동백이 용식이 같은 남자 어떠세요?? 8 .... 2024/07/21 1,784
1612533 여성청결제 추천해주세요. 3 궁금 2024/07/21 908
1612532 외모가 이쁘니 편의점에서도 특혜 받네요 52 ... 2024/07/21 22,062
1612531 모나코와 니스 전경을 보고싶은 분들은 유로스포츠 3 투르드프랑스.. 2024/07/21 913
1612530 이 스커트 너무 길겠죠 2 키작녀 2024/07/21 1,272
1612529 갈비탕 국물만 남은거 활용법 없을까요??? 17 ... 2024/07/21 1,941
1612528 핸드폰에서 노트북으로 사진 옮기기 잘 아시는 분! 17 핸드폰 2024/07/21 1,498
1612527 사상초유의 항명 개판 집단이 검찰 쓰레기네요. 7 무법천지 2024/07/21 1,589
1612526 진짜 한쌍의 바퀴벌레 3 아씨 2024/07/21 2,029
1612525 3키로 뺐는데 지방만 3키로 뺐어요 2 3키로 2024/07/21 3,664
1612524 남자들 옷이나 선글라스도 당근에서 팔리나요? 3 당근당근 2024/07/21 552
1612523 반주(코드) 법 따로 배우는 방법이 있나요? 4 .. 2024/07/21 989
1612522 동유럽 패키지 많이 걷나요? 13 5학년8반 2024/07/21 2,875
1612521 아래집누수 보험처리하는데요 2 .. 2024/07/21 1,509
1612520 지금사는 순무김치는 저장무인가요? 모모 2024/07/21 233
1612519 연예인 성형외과는 뭔가 다른가요? 12 2024/07/21 3,250
1612518 본인들도 노인들이면서 젊은사람들 많은데서 살고 싶어하네요. 14 ,,,, 2024/07/21 4,687
1612517 여기 강남구 인데 근처에서 무슨 공연하나요. 16 하ㅠ 2024/07/21 4,150
1612516 그릇이나 수저 씻어두고 다음날 쓸때 19 ... 2024/07/21 5,955
1612515 K8과 소나타 많이 차이 날까요? 8 차선택 2024/07/21 1,670
1612514 홈메이드 요거트에 알갱이가 생겼어요 요리고수 2024/07/21 336
1612513 이엠활성액 만드는 법 고민 4 ... 2024/07/21 687
1612512 썩은 떡국떡 버리기 9 2024/07/21 2,304
1612511 그리스 45도 폭염 14 .. 2024/07/21 6,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