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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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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성에 안 차긴 하지만 귀여울 때가 아직 있네요

** 조회수 : 1,887
작성일 : 2024-06-25 16:55:08

각종 부부 예능프로들 보면 저마다 참 문제많고

맘까페 등 가서 남편 고민글 보면 다 비슷하고

남자들이 대체로 그런그런 값을 지니고 있구나 생각할 때도 있어요

 

여기 알뜰바지런한 분들은 그런 남자랑 어떻게 사냐....하실 수 있는데

그냥 어느 정도 흐린눈으로 대충 살고 있어요

저도 게으른 편이거든요

근데 게으른데  J 성향이어서 이게 진짜 저를 힘들게 합니다

남편은 P 여서 게으르고 진짜 속 편하게 살고요

 

성에 안 차서 속이 부글부글 거리는 날이 훨씬 많지만

가끔씩 귀여울 때도 있어요 아직은요

 

뭔가 촉이 좀 거시기해서 스무고개 하듯이 물어보면

짜증내지 않고,, 제 질문에 성실히 대답하거나

뭔가 캐는 제가 웃긴지 막 봐봐봐봐 하면서 적극적으로 그 부분을

해소시켜주려는 모습을 보일 때 ,,

이 때 왜인지 좀 귀여워지네요

 

그리고 남편이 진짜 누워있기 좋아하고 늘어져있는 사람이거든요

저는 거의 그럴 틈이 없죠 . 애가 아직 어려서요

어쩌다 그냥 아 몰라몰라 하고 남편 옆에 풀썩 드러눕는데

좀 최대한 힘들어 쓰러지듯  베개도 없이 아무렇게나 철푸덕하고요

그럼 꼭 베개를 머리 아래로 넣어주거나 팔을 베어주거든요

이 때 좀 귀여워요

 

이 남자가 게으르지만 뭔가 자기 몸 덜 쓰고 덜 힘든데 티 낼 수 있는 부분에서는

이렇게 깔딱깔딱 하는게요 

 

이런거 아니고 자기 몸 귀찮고 힘들고 그런 부분은

아무리 아무리 말해도 거의 안고쳐지는 똥고집쟁이에요

 

또 부부 관계 한 2-3개월에 한 번 할까말까인데

그 때마다 너무 해맑게 행복해하고 좋아하면서 시작하는데

그닥 파워가 강하지 못해서.... 

속상해하고 운동해야겠다.. 진짜 운동이 필요하네.. 주절주절..

이러면서 같은 레파토리 하면서 뭔가 그 순간을 멋쩍어하는것도

조금 웃기고 짠하고 그래요

전 욕구가 거의 없어서 뭐 그냥 그러려니 해요

그래도 맨날 으르릉 거리거나 시큰둥하거나 그러다가

한번씩 눈빛도 맞추고 뭐 스킨쉽을 하면

어..음.. 아직 남편한테 내가 여자이긴 한가? 싶은 순간이기도 해요

저희 40중반 부부인데,, 저 흰머리도 많고 다 늙어 육아하며 폭삭 늙었는데

스킨쉽 전에 남편의 급 빠릿하게 움직이는 모습..

이제 뭐 이런 날이 얼마 남지도 않았을거라 생각드네요 

 

이렇게 쓰니 얼추 원만한 부부사이인거 같은데

정서적으로는 아내인 저는 좀 더  대화가 고픈 사람이라서 공허함 느낄 때도 많아요

육아 너무 힘들었고 (거의 독박) 애도 기질이 예민해서 좀비 시절이었구요

그 땐 진짜 어찌나 마음 속에 분노, 원망, 증오 따위로 가득했는지..

아이앞에서는 꼭 부부 싸움 안하는게 제 철칙이어서 참고 참았어요

왜 .. 엄마 기분, 감정 아이가 다 느낀다고들 말하잖아요

이 말이 너무 싫었는데 이 말에 또 지배되어서 죄책감도 가졌었죠

아이랑 둘이서 대부분 보냈지만 그 시간 최대한 행복한 시간 보내면서 버텼어요

 

그래도 마인드컨트롤 하고 또 정신없이 하루하루 살아내고 (워킹맘) 하다보니

흔히들..애가 좀 크면 사이가 괜찮아진다? 는 말처럼 분노, 원망은 많이 줄어들었네요

여전히 화가 나는 포인트들은 천지삐까리로 널려있긴 하지만요

 

근데 넘 주책맞고 당황스러운건

집 근처 놀이터, 공원 등등 부부랑 아가랑 같이 산책하고 그런 모습들을 보면 

저도 모르게 한참을 멍하게 바라보게 되기도 하구요.. 어쩔 땐 울고싶어지기도해요 ㅠㅠ

우리 아기 어릴 때 정작그 땐  노심초사 애 쫓아다니며 봐야하니 다른 풍경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이제서야 그런 부부, 아가 모습 보면 자꾸 눈물이 나고 정신이 아득해지더라구요

저 예쁜 시절,, 내가 너무 외로웠다는 그 서글픔이 막 뒷북치듯 폭발 

 

아... 저 말이 되게 장황하고 뭔가 주절주절.. 더 적어도 되나 급 멈칫...합니다

 

첨 글 쓸 때는 남편이 좀 귀엽기도 할 때가 생기네요? 

이 얘기로 시작했는데 어쩌다 하소연에 신세타령으로 전환이 ;;;

 

무튼..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제가 속이 좋은거던가 아님 모자라던가 아님 살려고 정신승리 중이던가이겠지요?   

 

남편으로 인해 괴로운 순간은 참 많기한데

그 괴로움을 잠깐이나마 상쇄시켜 줄 매우매우 드문드문 귀엽게 보이는 순간이

아직 있다는게 새삼 다행이다 싶었어요

IP : 1.235.xxx.247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바이
    '24.6.25 5:06 PM (183.108.xxx.180) - 삭제된댓글

    이렇게 마음에 담은 글을 쓰시는 원글님이 귀여워요~ 밉다가도 이만한 사람 없지 싶다가 달려가 뒤통수 라도 한대 때리고 싶다가 그러다가 또 같이 마음이 맞을때면 한없이 너그러워지는게 부부 사이 같아요~~

  • 2. **
    '24.6.25 5:09 PM (1.235.xxx.247)

    오우! 다정한 첫댓글 주신 님 감사합니다~^^

  • 3. 저도..
    '24.6.25 5:20 PM (180.70.xxx.154) - 삭제된댓글

    남편 성에 안차는데
    귀여운 특유의 제스처가 있고
    가끔 미어캣처럼 고개 쭉 빼고 저 볼 때면 귀여워 궁뎅이 팡팡하고 싶을 때 있어요.
    쑥스러워서? 버릇 나빠질까봐? 대놓고 귀여워는 못하고
    혼자있을때 떠올리며 웃어요.

  • 4. **
    '24.6.25 6:00 PM (211.234.xxx.130)

    궁뎅이 팡팡하고 싶을만큼 귀엽진 않은데..
    남편이 좀 더 분발해줘서 팡팡 해보고 싶네요 ㅎㅎ

  • 5. 오~~
    '24.6.25 6:24 PM (218.233.xxx.109) - 삭제된댓글

    어떤 것도 귀여움을 이길 수 없다고 하던데
    원글님도 남편 분도 넘 귀여울 거 같아요

  • 6. 원래
    '24.6.25 6:37 PM (122.39.xxx.74)

    귀여우면 끝난겁니다 ㅎㅎㅎ

  • 7. 원글님
    '24.6.25 8:15 PM (182.224.xxx.78)

    눈과 마음이 보배에요. 많이 행복해지실 거에요.

  • 8. ...
    '24.6.25 8:18 PM (118.235.xxx.149)

    원글님의 눈과 마음이 보배에요. 많이 행복해지실 거에요
    222222

    참 좋은 댓글 써주셔서 저도 같은 마음을 보내드립니다^^

    저는 글이 너무 귀여우셔서 30대이신가 했더니 40대 중반이시라니요
    글 자체도 잘 쓰십니다요
    글 읽으면서 기분이 좋아지네요

  • 9. **
    '24.6.25 11:54 PM (211.234.xxx.130)

    귀엽다해주시니 부끄럽네요 ㅎㅎ
    늙어서 육아하니 동심도 들여다보게되고
    그 덕분인가봐요~~
    동글동글 한 댓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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