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산책 다녀와서
화장실 문을 열었더니
나방 한 마리가 들어왔는지
황급히 날아 나오더군요
발 씻으려고 문앞에 대기하고 있던
우리 강아지는 세스코 본능에
순간 나방 잡으려고 펄쩍 뛰더군요
바야흐로 벌레출몰의 계절!
더구나 우리는 도시에 살지 않고
애매한 시골에 살아요
발씻어 주고 밥주고
공놀이도 하고...
나의 뇌리에 저 나방을 어떻게든 사살하거나
밖으로 내보낼지가 떠나질 않으니
저랑 뇌파가 통하는 우리 강아진 어떻겠어요?
일단
작전상 불 다 끄고
작은 LED 스탠드만 켜 놓고
나방을 유인하기로 했어요
그때 에프킬러를 뿌려 사살하는 작전을
써보려구요
나방은 베란다에 숨어 있고
베란다 앞 문을 열고 그 옆에 스탠드 켜고
잠깐 대기하고 있었어요
어라 ...
나방 말고 좀 작은 뭐가 하나 날아와요
우리집 세스코 강아지님!
날아다니는 걸 ....보더니 달려드네요
벽으로 날아가는 걸
저도 막 반은 날아가
순식간에 잡아왔어요 ㅎㅎ;;
입에 물고 있길래
"엄마 줘! 엄마가 할께!"
이러면 뱉어줘요 ㅋㅋ
거의 항상 99% 살아있어요 ..ㅎㅎ;;;;;
벌레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휴지를 돌돌 두툼하게 말아서
얼른 벌레 압사시켜 버리는 거는 내 몫.
그리고 폭풍칭찬도 내몫
우리 강아지가 원래
다른 거 입에 물면 진짜 안 주거든요
어제는 뜬금없이 보일러 메뉴얼 적힌
작은 종이를 반나절은 물고 안줘서
대치하며 온갖 맛난 걸로 꼬셔도 안되서
나중엔 결국 살짝 할큄을 당한 후 뺏어야 하는
집착이 좀 있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런데 공하고 벌레는 잘 줘요 ㅎㅎ;;;
날벌레 한마리 잡더니
이젠 스탠드 앞에서 긴장하며
계속 정찰을 해요
제가 요새
"벌레 있으면 잡아!
너도 밥값은 해야지!"
하며 세뇌를 시키킨 했어요 ..;;;;
설마 그래서 그런건 아닐텐데
원래 사지 뻗고 쿨쿨 자야 할 시간인데
잠을 안자네요
거기다 천둥번개까지 가세해
잠 못 들던 세스코님...
할 수없이 스탠드까지 꺼주면서
잠을 재웠어요
오늘
아침에 눈떠보니
무서웠는지 옆에 와 베개까지 차지하고
자고 있네요....
웃긴 건
베란다 문틀에
어제 그 나방이 떨어져 죽어있어요
약 안 뿌렸고요
얘가 밤새 잡은 거 같진 않아요 ㅎㅎ;;;
날벌레 잡으려면
얘도 껑충껑충 긴다리로
날아다녀야 잡으니까요...
암튼 모르겠고
어쨌거나 저쨌거나
나방도 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