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다정한 마음으로 서로 열심히 맞춰서 살아온것 같아요.
취미도 서로 이해하면서
남편이 원하는 캠핑도 좋아하려고 노력해서 결국 즐기게 되고
제가 원하는 등산도 남편도 한참 노력하다가 결국 즐기게 되고
서로의 취향을 열심히 좋아하려고 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과분하다 믿으며 평범하게 살아왔어요.
남편이 한강다리를 몇번이고 건너는 길치 인것도 사랑스럽고
남편은 누가 끼어들기만 해도 조수석에서 화들짝 놀라는 저를 너그럽게 봐주죠.
이게 어려운 행운인 것도 알고
이런 사람 만나기 힘들다는것도 잘 알아요.
이젠 나이도 꽤 들 만큼 들었고,
언젠가부터 어느 누구도 만나기 귀찮고 둘이서 노는게 재밌고 그렇네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렇게 생각하는 내 생각이 맞나 싶어요.
내가 생각하는 만큼 남편도 편하고 좋은건지,
내가 묻어놓았던 불만들이 생각처럼 별것 아닌것인지 그런것말이죠.
저는 남편앞에서 아직도 방귀는 커녕, 화장실 갔을 때 소리가 날까봐 물을 틀어놓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팬티바람으로 운동하는게 몹시 꼴불견이네요.
싫은것을 대하는 태도를 이제 서로가 잘 알기 때문에 대략 평화로운 상태인것 같아요.
뭐가 문제인가 곰곰히 생각 해보니 제가 늙기가 싫은가 봐요.
편안한 늙은 아내가 되기 싫고, 아직은 어려운 이성이고 싶네요.
아직은 남편이 멋져보이는걸 보면 억울한 마음이 조금 있는것 같아요.
이게 포기가 될까요..
몇년 지나면 50세가 될 텐데
아직 늙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네요 ㅋㅋ
남편에게 편안한 존재가 되고싶지가 않아요..
남편은 대관절 뭐가 그렇게 편한지 모르겠고요
지금 자고 있는데 짜증나네요.
내가 뭘하면 좀 긴장할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