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갱년기 때문이겠죠..

조회수 : 2,177
작성일 : 2024-06-23 11:24:48

요즘 참.. 처음 느끼는 감당하기 벅찬 마음으로 하루가 힘에 겨워요. 

전 깡시골, 뼛속까지 가난한 집안에 개천용이었어요. (과거형). 90년대 중반 학번인데 사교육 모르고 공부했고 학교에 내는 돈 걱정하며 살았어요. 밥이나 옷은 그당시 중요한게 아니었던터라 생각도 안나요. 

그래도 성실하게 공부하니 소위 요즘 자식 보내고 싶은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했죠. 대학 1학년부터 알바 시작. 과외알바는 졸업 때까지 내내 하고 예식장 같이 가끔 일당 나오는 알바는 친구랑 재미삼아 겸사겸사 했어요.  어학연수네 동기들하는 고시공부, 자격증 준비 그런거 꿈도 못 꾸고 그렇게 대학보내고 imf 시기 급하게 취직했어요. 

그 다음부턴 만족하는 직장에 못 들어가고 전전긍긍. 

지금껏 그래도 성실하게 살아왔는데 내 아이 곧 대학생될 때 되니 제 자신이 참 무능해보이다가 가여워보이다가.. 제 자신한테 어쩔 줄 모르겠어요.  

지금껏 성실하게 살아왔고 남들 보기엔 큰고민없이 사는 것처럼 보일텐데.. (크게 부유하거나 잘 나가지 않습니다. 그냥 남들이 아는 직장에 다니고 부부 둘다 학벌이 좋아서 부럽대요.  그래도 양가 도움받은 적 없는 흙수저들입니다) 저는 제 자신이 너무 안타까워요. 

직장에서는 대충 넘어가지만 집에서 나 때문에 다른 가족 영향을 줄까 (특히 내 아이들에게) 집에 있는 시간이 불안합니다. 

저는 가난이 이렇게 만든거 같아요. 가난 때문에 사춘기도 못느끼고 가난 때문에 앞만보고 살았는데 지금 돌어보니 그 가난 때문에 제가 감정의 사치라고 느끼던 매순간이 나에겐 결핍이었던거 같아요. 

곧 성인이 될 아이를 키우며 저 아이에게만큼은 가난이 족쇄가 되지 않길 바라고. 저 때 누릴 사치(감정의 사치 포함) 다 누리며 살아야 마음이 건강한 아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현실은 우리 때만큼 공부 안하는 아이가 얄밉지만요. ㅎㅎ

날도 꾸물하니 우울한가봐요. 얼릉 점심 먹이고 나가서 운동 좀 하다와야겠어요. 

 

자기연민에.. 좋은 치료법이 있을까요? 갱년기가 좀 안정이 되면 자연치유될까요?

IP : 211.117.xxx.25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치료법은
    '24.6.23 11:28 AM (123.212.xxx.231) - 삭제된댓글

    과거에 끄달리지 말고
    현재에 집중하는 방법 뿐이에요
    건강하고 하루하루 즐겁게 사는 데 지금 지장 있나요?
    없잖아요
    그게 최고의 인생이죠

  • 2. 원글
    '24.6.23 11:30 AM (211.117.xxx.250)

    맞아요. 지금껏 현실만 생각하며 살았어요.
    그런데 이제 부모님도 걱정이고 내 노후도 걱정되다보니 이런 감정이 스믈스믈 올라오나봐요.
    이젠 성실하게 사는 것도 좀 신물나요. 체력도 정신력도 떨어졌나봐요.

  • 3. ...
    '24.6.23 12:13 PM (39.117.xxx.125)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의 삶이 있겠죠.
    저도 imf직전에 취업해서 여태 직장생활 했어요.
    남편도 저도 무일푼으로 둘이 회사다녀서 집장만하고 여태 삽니다.
    그러게요 이제 성실도 귀찮죠 뭐..
    걍 여태 성실히 살았으니 노후던 부모님이건 어찌 되겄지 생각하고 살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16948 상한음식도 오래먹어버릇하면 적응되나봐요 16 우웩 2024/08/08 2,911
1616947 납량특집 아무것도 안하네요 15 심심해 2024/08/08 1,725
1616946 술먹고 새벽 1시에 들어온 남편이 7 어휴 2024/08/08 2,419
1616945 김홍걸보니 계모는 죽으면 남남인가보네요. 33 ... 2024/08/08 8,132
1616944 사격연맹회장 병원에 임금체불 고발 100건 이상 접수 5 용인명주병원.. 2024/08/08 1,339
1616943 부탁 잘하는 사람은 왜 저러나 싶어요 19 부탁 2024/08/08 3,548
1616942 여수 순천지역, 20명 모임 가능한 곳. 추천해 주세요~ 1 도와주세요... 2024/08/08 342
1616941 저 추석때까지 장 안보려고요. 11 .... 2024/08/08 3,263
1616940 저도 신혼에 시모 환갑 안챙겼다고  27 .... 2024/08/08 4,199
1616939 쿠팡회비가 비싼가요? 19 ㅣㅣ 2024/08/08 2,362
1616938 방수현이랑 같은 성당 다녔는데 94 예전 2024/08/08 19,884
1616937 남편한테 제대하고 빈손으로 온 아들 이야기 해주니깐. 35 .... 2024/08/08 5,266
1616936 커피 드립할때요 물온도가 몇도정도가 맞나요? 7 커피 2024/08/08 683
1616935 오늘 아침엔 가스불 앞에서도 덥지는 않네요. 4 2024/08/08 880
1616934 음주운전 슈가, 팬들은 SNS에 응원 봇물 16 ........ 2024/08/08 1,991
1616933 섭섭해요 14 2024/08/08 2,372
1616932 사격협회 회장 파리에서 2주동안 협회비 1억3천 썼대요 29 00 2024/08/08 5,392
1616931 생활가전 천장 있는 실외보관 괜찮을까요? 2 .. 2024/08/08 499
1616930 뭐든지 비벼먹는 습관..존중해야겠죠 34 ㅇㅇ 2024/08/08 4,702
1616929 노인들은 이태원참사를 13 ㄱㄴㄷ 2024/08/08 2,503
1616928 갑자기 떠오른 생각인데 ... 2024/08/08 386
1616927 파리올림픽 경기장들 아이디어 누가 냈을까요? 12 ... 2024/08/08 3,132
1616926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쁜 앞치마 어디 있나요?? 13 행복이 2024/08/08 1,359
1616925 세월이 하 수상타 5 그게참 2024/08/08 1,031
1616924 대만여행기 9 하오츠 2024/08/08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