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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가 밀어내고 끝낸 연애

** 조회수 : 2,604
작성일 : 2024-06-21 16:04:58

돌이켜보면 상처받기 싫어서..그 이유가 젤 컸더라구요

이게 말처럼  환경에 주눅들지 말고 너가 떳떳하고 당당하게 어쩌고저쩌고..

그 멘탈이 쉽진 않은거 같아요 

 

그 아이는 고급 동네 고급 아파트에 살았었고 브랜드 옷만 입고 멀끔 훤칠했어요

말투도 다정했는데 ,,   너 뭐뭐했니~?  잘잤니? 밥 먹었니? 안 피곤하니? 이렇게 물어올 때는

그 다정함이 더 배로 느껴졌었어요

겨울방학 때 우리는  중간 어디쯤에서 만났었어요

그 애가 고급 중형차 신차를 끌고 왔더라구요

(아! 새 차 끌고 온다는건  저에게 말해줘서 알고 있었어요.  속으로는 내심 궁금해했었죠)

차에 내려 저를 바라보며 웃는 그 아이를 보고 아무 리액션도 안하고 꼿꼿하게? 어색하게? 

전 조수석에 앉았답니다

지금 같으면,, 꺄올~! 오~~~ 차 좋은데? 비싼 차 아니야? 하면서 너스레 떨었을텐데.. ㅎㅎ

 

가끔 전 이 순간이 생각 나곤 하더라구요

제 자격지심을 스스로 젤 잘 느꼈던 순간이었던거라 그런가? 싶기도 해요

 

사귈 때는 그래도 크게 뭐 위축하거나 그러며 지내진 않았어요

풋풋한 첫사랑이었고,, 그리고 좀 더 진한 연애도 했었고..그렇게 10년을 만났어요

10년 동안 그 아이와 저는 참 한결같이 지냈었는데 서른이 되고 

뭔가 현실, 결혼 이런것들을 의식하면서부터 점점 제가 못나지더라구요 

 

어린시절 한결 같은 제 고민은 가족..

가족이 그 아이에게 행여나 흙탕물 튀기면 어쩌나 그런 걱정도 했었고

또 이 아이는 그 흙탕물이 튀면 못 견딜거야 하며 단정지어 버리기도 했었어요

홈드라마에 나오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자랐고 이 친구도 가족을 아끼고 잘 챙겼어요

엄마가 아빠를 무릎에 뉘여놓고 귀 청소를 해주시고,, 손톱을 깍아주시기도 했어요

엄마가 약간 공주병 소녀소녀 한 분이셨는데 그런 엄마를 아빠가 늘 사랑하셨어요

 

늘 사귀면서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보여줬고 너무 사랑은 했지만 

진짜 진짜 나를 보여주며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건 아니었던거죠

 

근데 그렇다고 거짓된 모습으로 그 아이를 만난건 아니고

집에서 독립하고 자취하고 졸업 후 취업하고 그러면서 나름 사회인으로

성장해갔고 저 자신만 딱 분리해서 놓고 보면

제가 부족하고 못난건 없다.. 그런 자존감(?) 자신감은 있었어요

 

그 아이가 집에서 받는 그런 써포트를 받았더라면..하면서 

속으로 '넌 참 좋겠다.. 니가 누리는거..내가 너였더라면..' 

이런 생각을 종종 한 적도 있었어요

 

긴 교제 기간 이다보니 이별도  중간 중간 감정싸움 하듯 했던 적도 있었죠

싸움 원인은 결국엔 제 자격지심이었던 거 같아요

(어찌보면 그 아이는 저와 헤어진게 결국 잘 한 일이네요 ㅎㅎ) 

정말 찐 이별 할 때는 둘 다 오만 감정이 교차하고

핸드폰 붙들고 새벽까지 서로 흐느끼고 울었어요

 

이별 후 서로의 미니홈피를 좀 기웃거렸던거 같고.. 

대놓고 적은건 아닌데 서로를 암시하는 듯 한 싸인? 그런것도 흘리고 ;;;

이따금씩은 전화로 안부를 묻기도 했고 좀 질척이다 서서히 그것도 끊었어요

그리고 1년인가 2년인가 지나 문자 수신 울림에 핸드폰을 열어보니

그 아이 문자였어요

그거 있잖아요.. 왜 문자 알림소리, 핸드폰 벨 소리에서도..뭔가 그 촉이..

그 사람일거 같은 그 희한한 느낌.. .. 아시는 분 계시죠? 

 

사실은 다시금 극적으로 우리가 재회하는 순간을 매우 기다리며 살았기도 한데..

그 문자에 답도 하지 않고 그렇게 끊어냈어요

그러고는 아주아주 오래오래 지나서도 그 때 그 순간을 후회했어요

왜 내가 그 문자에 답을 안했을까..

그 때 제가 저도 가족도 더 상황이 좀 안 좋은 때였는데

너무 제 자신도 싫었고 가족도 더 원망스럽고.. 그랬었던 기억이 나요

 

세월은 흐르는데 어쩌다 한 번씩은 그리움에 밤새 사진, 편지보며 그 추억 안에서 울고 그랬었네요

(우린 손편지를 매우 많이 주고 받았었요)

 

그 아이가 결혼하는 걸 알게 된 날은

정말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이런거구나..

이제 정말 되돌릴 수 없구나.. 다른 여자의 남자구나..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에 울다 참다 울다 참다 갔는데

그 때 그 기분이 오래  아주 오래 잊혀지지 않았어요

 

의식의 흐름대로 쓰다보니.. 여기까지왔네요

이별 후 한참 힘들었지만 이젠 그냥 첫사랑 추억을 하고 있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P : 1.235.xxx.247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ㅋㅋㅋㅋ
    '24.6.21 4:08 PM (112.145.xxx.70)

    7년을 만났죠~~ 아무도 우리가~~
    이렇게 쉽게 이별 할 줄은 몰랐죠~~~

    노래가사에서 나오는 아주 흔하디 흔한 연애스토리지만..

    당사자들에겐 애뜻한 추억이죠

  • 2. akadl
    '24.6.21 4:09 PM (210.180.xxx.253)

    그러게요,,그래서 부모복이 온복이라고 하나봐요,,근데 알고보면 내가 당당하면 아무런 문제가 안되는데 말입니다 ,,저두 그런 비슷한 경험이 많네요 ㅜㅜ
    그래도 잘 살아가실겁니다 원글님은요 ^^ 화이팅 하세요
    굳이 이유를 댄다면 내 인연이 아니여서일겁니다 ,,그건 맞습니다 ㅎㅎ
    우찌됏던 될 인연은 어떻게던 되니까요

  • 3. 인연이
    '24.6.21 4:10 PM (39.119.xxx.55)

    안될려면 그렇게 끝나기도 하는군요
    결혼까지 가는 것은 질긴 인연이어야만 가능한건가 싶기도 하고

  • 4. ....
    '24.6.21 4:53 PM (112.156.xxx.223) - 삭제된댓글

    원글님은 그분과 웬수가 아니어서 헤어진거라고....

    결혼은 웬수끼라 하는거라며요

  • 5.
    '24.6.21 5:12 PM (211.173.xxx.12)

    이미 서로가 다른 사람이라고 정하고 그 벽을 넘지 않으려고 했던 슬픈이야기네요
    아마 저의 기억속의 그사람도 그런 사람이 있었겠죠
    무심결에 그 사람도 늦게 늦게 좋은 사람과 남쪽 어딘가에서 살고 있더군요
    아마 함께 하려고 했다면 지금 같은 시간이 그에게도 나에게도 있지 않았을수도.....

  • 6. 아린
    '24.6.21 5:44 PM (222.98.xxx.103) - 삭제된댓글

    마음이 느껴져요 원글님. 10년이나 함께 했던 첫사랑의 결혼소식ㅠㅜ 영화같아요.. 원들님은 또 다른 사랑을 찾으셨나요?

  • 7. 아린
    '24.6.21 5:44 PM (222.98.xxx.103)

    마음이 느껴져요 원글님. 10년이나 함께 했던 첫사랑의 결혼소식ㅠㅜ 영화같아요.. 원글님은 또 다른 사랑을 찾으셨나요?

  • 8. ....
    '24.6.21 5:52 PM (1.241.xxx.216)

    그렇게 헤어졌기에 그 시절이 아름답고 애틋한거네요
    원글님의 그 마음 상태로 결혼까지 갔다면 자격지심과 이질감에 상처도 받고 맞추기 힘들었을거에요
    그야말로 인연이 아니였으니 그 정도로 끝난거죠
    만약 지금까지 미혼인 채로 다시 만난다면 좋을 타이밍이였을텐데 그래서 같은 인연이라도 타이밍이 중요하더라고요
    하지만 헤어졌다고 끝이 아니에요
    그와 함께 했던 그 모든 것들이 지금의 원글님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성장시켰을겁니다
    그러니 결혼까지는 아니였어도 원글님 인생에 많은 기간을 차지한 소중한 사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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