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이 있어서 다양한 구조와 크기의 집에 살았고 이젠 정착했습니다. 수납이 안되는 곳에서도 살았고 수납력이 짱짱한 신축에서 살아 봤어요. 4인 가구이구요. 그러다가 마침내 이젠 정착했는데 정착하며 그간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집안을 정리하고 삽니다.
집 크기기 무시 못합니다. 4인 가구가 20평대에 살려면 방마다 침대를 둘 수도 없고 수납용 가구조차 두기 어려워요. 가구와 가전을 정말 작은 것으로 최소화 해야 숨 쉴 공간이 생깁니다. 집이 작으면 소형 가전을 둘 곳도 없고 가족들이 늘 쓰는 필수 물품들 놓을 곳조차 적어서 정리하고 살기 힘들었어요. 작은집에서 단정하게 정리하고 사는 것은 매우 매우 어렵다는 것을 절감하였습니다.
공간이 넓을 수록 단정한 집 만들기는 쉽습니다. 평수 넓은 집을 권하는 말이 아니고 이런 부분은 고려하며 내 집과 남의 집을 평가하자는 거죠. 4인 가구는 30평대 후반이나 40평대 초반에는 살아야 지니고 있는 필수 물건들을 정신 사납지 않게 두고 살더군요. 20평대에 살면서 단정하게 정리하며 지내시는 분은 정말 정말 고수예요.
집안에 두는 다양한 물건의 갯수를 미리 정합니다. 예를 들어서 화장지는 2개 미만이 되면 주문, 각자 옷을 **벌까지 허용, 신발은 신발장 안에 들어갈 만큼만 구입...주문하면 다음날이면 물건을 받는 시대에 쟁여두고 살 일이 없죠. 음식도 마찬가지라 김냉 없이 냉장고 하나만 두고 삽니다. 책도 총 100권까지만 소유. 책을 두는 곳에서 책이 넘치면 그 중에서 골라내어 넘치지 않도록 합니다.
취미용품이 의외로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데, 이건 버리고 정리하기가 어려워 아직도 고민입니다.
그럼에도 꼭 가지고 있어야 하는 일상 필수 물건들은 자리를 만들어 줘요. 물건들의 숫자가 그 공간을 넘어서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족들이 물건 위치를 알아야 잘 쓰고 다시 잘 가져다 두어 어지르는 일이 없거든요. 엄마 그거 어딧어?하고 찾을 일도 없고요. 작은 마사지기도 자리를 지정해 마치 오브제처럼 놓아 두고 지냅니다.
이젠 많이들 아시다시피, 식탁 위와 거실 티비장 위엔 아무것도 두지 않습니다. 집안의 가장 넓은 면이 깨끗해야 집 전체가 단정해 보여서요. 거실엔 테이블도 두지 않았어요. 놓아 두면 잠시는 편하지만 그 위에 뭐라도 올려두어서 결국 지저분해 보일까 봐요. 만약 테이블을 사게 되면 리모컨 두 개와 책 한 권, 화병 하나 까지만 허용할 거예요.
한 공간 안에서 눈에 보이는 색이 세 가지가 넘지 않도록 벽지와 바닥재 가구의 색을 조절합니다. 거실과 방 안의 색이 각각이라도 그 공간의 색이 3개를 넘지 않도록 조심하는 원칙을 고수하면 어지간하면 단정해 보여요. 강한 색조를 쓰더라도 톤을 통해 통일감을 맞추면 산만하거나 난해해 보이지 않아요. 수납장이 많다고 좋은 게 아니예요. 그러면 물건 갯수만 늘려서 결국 더 복잡해지고 버리지도 못하고 끌어 안고 살아요. 수납공간이 많을 수록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사는 상태가 되더라구요. 수납력도 적당해야 했어요.
물건을 무지 많이 정리하고 비우고 나서, 일상 생활을 하는데 꼭 필요한 물건이 의외로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기능이 같은 물건을 의외로 많이 가지고 있는 것도 알게되었습니다. 지난 수십년간 외제차 한대 값의 돈을 생각없이 별로 꼭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들 사는데 쓴 것을 깨닫고 한동안 속상했습니다. 뭔가 사고 싶으면 한 보름이나 한달 동단 사지 말고 기다려 보세요. 저는 요즘 그래요. 오늘 돈을 쓰지 않고 내일이나 열흘 후에 쓰자고 생각하면 그 돈이 결국 굳는 거더라구요.
눈에 보이는 물건의 갯수가 적으면 마음이 편해져서 이게 무슨 이유일까 생각해보니까. 그 물건 하나 하나가 내게는 먼지를 털거나 닦아주거나 잘 놓아 두거나 잘 써줘야할 대상이라 그런 것들이 다 모여서 일종의 스트레스를 불러오기도 한 모양입니다. 물건 갯수가 확 줄고 꼭 쓰는 것들만 가장 좋은 것이나 가장 예쁜 것만 남겨 두니까 생활과 공간에 대한 만족도가 같이 높아졌습니다.
다 쓰고 보니 별 거 아닌 내용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