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다 지나가고 있는
저녁 일곱시쯤.
평소에 전화를 잘 안하시는 친정엄마의
전화가 걸려왔다
. 응~ 엄마~
. 밥 먹었냐~~
.이제 먹으려고.
.딴게 아니고~ 보리수있잖아 그거 내가
한바구니 따가지고 잼을 했는디
니가 한거처럼 안돼고 어찌 좀 되직허다~잉?
.아이고 그거 힘들다니까 잼을 하셨어?
그냥 따서 냉동실에 두시라니깐~
. 얼마 안됀게 그냥 혀봤찌?
.아마 좀 많이 졸여져서 그런걸꺼야
.글먼 다시 물붓고 끄리까?
.글쎄 내가 볼수가 없어서 모르겠네...
.모~오르것다! 그냥 뒀다가 너랑 누구와서
먹게 생겼으면 먹고 아니믄 말고.
그전에 내가 먹어봐야 것다!
먹게 생겼는가 어찐가..
.ㅎㅎ 그러셔요~ 애쓰셨네 그거
하려면 그래도 시간 걸리고 힘든데..
통화의 주내용은
보리수잼에 관한 내용이었다.
내가 따고 남은 보리수가 익어
그걸로 나처럼 보리수잼을 만들었다는
얘길 신이난 어린 아이처럼 생기 발랄하게
말하는 친정엄마가 너무 귀엽다
숙제 해놓고 칭찬해주길 바라는
아이처럼.
니가 구해준 참새 새끼가 잘 날아갔다는
소식도 신이나서 전화로 알려 주시더니
덜익어 따지 못해남겨둔 보리수가
다 익자 열심히 따서
잼을 만들고
그 소식을 딸에게 전하고싶어
신이난 목소리로 전화한 엄마에게
맛있겠다! 참 잘하셨어요~ 하고
칭찬 스티커 붙이듯 말로
호들갑 좀 떨면서 붙여드릴껄
생각해보니
완성품에 대한 품평만 했나 싶어
아차! 싶다.
어른한테 귀엽다는 표현 쓰는거
아니라고 했던거 같은데
주말저녁 생기 가득한 목소리로
전화하신 엄마가 참 귀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