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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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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생각나는 아버지의 한 마디 말씀

... 조회수 : 3,669
작성일 : 2024-06-15 23:06:08

저희 아버지는 여느 보통의 아버지처럼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는 분이셨어요. 

 

제가 아주 어릴 때,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아버지가 하신 말씀. 

불평 불만 많은 사람 재미없어. 

이게 뭐 부당한 상황에서 항의하지 말라거나, 무조건 참아, 감정을 숨겨 이런 뜻은 아니었어요. 

 

옛날에 시골에 가면 재래식 화장실을 가야 할 때도 있고, 낯설거나 문화가 다른 곳에 가면 불편한 경우가 많고, 뭐 살면서 사소하지만 유쾌하지 않은 상황을 겪게 되잖아요. 저는 사실 기질적으로 좀 예민하게 태어난 사람인데, 아버지의 이 말씀이 없었다면 정말 재미없는 사람이 되었을 것 같아요. 지금도 뭐 그리 재미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ㅎ 그래도 어디에 가나 적응은 꽤 잘해요. 아버지가 '재미없어' 라고 표현한 부분이 참 좋아요.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해 라거나, 좋은 사람이 아니야 라고 말씀하셨으면, 억지로 참는다는 느낌이 많아서 별로였을텐데 

 

며칠 전에 남편과 밤산책을 하다가 아기 스컹크에게 기습을 당해서 온몸에서 어마어마한 냄새가 난다고 여기에도 글을 올렸어요. 아직도 그 냄새는 여전하고, 날씨 좋은 주말에 좋아하는 친구들이 놀러가자 해도 다 거절할 수 밖에 없고 남편과 뒷마당에서 냄새만 휘발되기를 바라며 있는데, 남편이 우리 데크 다시 만들자고 하네요. 남편은 이미 데크 분리작업에 들어갔고, 전 30분 뒤부터 공사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땀냄새와 스컹크 냄새가 섞여 어떤 냄새가 나올 지 기대되요. 하하하 

 

아빠, 전 불평하지 않아요. 다만 지금은 하늘에 계신 아빠가 오늘은 저 사는 곳에 놀러오셔서 저희 일하는 것 이것저것 참견해주셨으면 좋겠어요. 

 

 

 

IP : 108.20.xxx.186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꽃피고새울면
    '24.6.15 11:14 PM (116.33.xxx.153)

    바람대로 아버님 다녀가실 듯 해요
    스컹크 냄새 나는건 당연한거야
    불평하지 말어 라고^^

  • 2. ...
    '24.6.15 11:17 PM (108.20.xxx.186)

    하하하 맞아요. 116님 스컹크 냄새 나는 건 당연한거야 라고 말씀하셨을 거에요.
    116님 말씀에 아빠 음성이 그대로 나오는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해요.

  • 3. ...
    '24.6.15 11:21 PM (108.20.xxx.186)

    116님 말씀에 아빠 음성지원까지 되어, 갑자기 눈물나요. 저 아빠가 많이 보고싶은가 봐요. 좀 있다가 나가서 예쁘게 데크 다시 만들어야겠어요.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 4. dk
    '24.6.15 11:39 PM (59.13.xxx.227)

    아 너무 좋잖아요
    아빠 표현도 그걸 이야기해주신 님도....
    아빠님이 사람에 대한 배려와 따스함이 가득한 분이신거죠
    불평불만 많은 사람을 불평하지 않는^^미워하지 않는^^

    멋진 표현이에요!!!
    감사해요 이 밤에 좋은 글

  • 5. ...
    '24.6.16 12:48 AM (108.20.xxx.186)

    dk 님, 지난 번에 제가 쓴 글에서도 dk 라닌 닉네임으로 쓴 분의 진심이 느껴지는, 참 예쁜 댓글을 남겨주신 분이 계셨는데, 같은 분이었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저희 아빠 따스한 분이였어요. 님께서 다시 한번 말씀해주시니, 아빠 생각 더 하게 되네요.

    불평불만 많은 사람을 불평하지 않는^^미워하지 않는^^

    이 표현도 어쩜 딱!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 6. 1234
    '24.6.16 4:14 AM (121.161.xxx.51)

    이 새벽...이런 좋은 글 읽으라고 몸이 나릂 깨웠나봅니다.
    저도 ‘재미없어’ 이 표현 참 마음에 들어요. 정말 적절하고
    따뜻한 표현이에요. 저도 항상 새겨 둘래요.

  • 7. ...
    '24.6.16 6:38 AM (108.20.xxx.186)

    1234님, 과분한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1234님 즐거운 일요일 맞이하셨으면 좋겠어요.

    원래 바깥에서 집 꾸미기 하면 동네분들이 와서 이것저것 한 마디씩 거들고, 잠시 이야기 나누고 하는데, 오늘은 평소에 그냥 눈인사만 하던 분들까지 모두들 들려서 이야기를 하네요.

    아빠에게 오늘은 저희에게 오셔서 이것저것 참견해달라고 했더니...
    아이고 아버지, 생전에 하시던 것처럼 손님들 잔뜩 모시고 오셨네요. ㅎㅎㅎ
    덕분에 이름 모르던 분들과도 즐겁게 인사하고, 또 새로운 이웃을 만들었어요.

  • 8. ㅇㅇ
    '24.6.16 9:21 PM (222.233.xxx.216)

    아버님의 말씀이 저도 참 마음에 신선하게 다가오네요!

    불평 불만 있는 사람 재미없어. .

    좋으신 아버님께서 안식에 들어가셨군요 얼마나 더 그리우실까

  • 9. dk
    '24.6.22 10:29 PM (59.13.xxx.227)

    어머!
    혹시나...하고 제가 쓴 댓글 찾아보니...
    제가 작성자 이름을 바꾸면서 쓰는데
    맞아요!!! 그 댓글 저에요!! ㅎㅎ

    그 글도 너무 좋았거든요
    님의 글도 지문이 있어서
    문장마다 행간마다 따스함이 느껴져요

    이 글 너무 좋아서 다시 읽어보러 왔다 댓글 다시 달아요
    담에 또 글 쓰시면 제가 찾을께요^^

  • 10. ...
    '24.6.24 11:49 AM (108.20.xxx.186)

    dk 님 조금 전에 글 하나를 쓰고 방금 님께서 주신 댓글을 봤어요.
    모르는 사이에도 반가울 수 있다는 것 참 즐거워요!
    좋게 봐 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담에 또 글 쓰시면 제가 찾을께요^^
    이 문장을 보면서 저 기분 좋아서 한참 웃었어요.
    꼭 찾아주셔야 해요!

  • 11. ...
    '24.6.24 11:51 AM (108.20.xxx.186)

    222님 제가 글을 쓰고 222님 댓글을 못봤다가 오늘 봤어요.
    감사합니다.
    아버지는 매일 그리워요. 그래서 지금도 가끔 아빠에게 말하듯이 혼잣말 할 때도 있어요. 슬픔보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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