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덥고 산 밑이 선선해서 남편이랑 도시락 싸서 동네 뒷산 올라갔거든요.
사람 없는 한적한 길에 작은 벤치에 앉아 둘이 도시락 까먹고 있는데
갑자기 걸어가던 어떤 할배가 자기도 의자 않고 싶다고 벤치 한쪽 공간을 내달라는거예요.
주변에 다른 벤치도 있는데.. 왜.? 굳이?
일행 있는 벤치에 낑겨 앉으시려나 싶어서
혹시 우리가 식사하는것 보고 김밥 한개 드시고 싶으신가 잔뜩 눈치 봤더니.
자꾸 으흠으흠 하시니.
저흰 김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완전 체할것 같더라구요. 그렇다고 자리 피하면 이놈들이
나 때문에 딴데 가는거야? 화낼것 같아서
얼른 도망가자 싶어 다시 도시락 닫고 다른곳으로 옮기려는데.
할배가 골프채 스윙 연습하시는지 휘두르면서 여기저기 또 활보하고 다니시더라구요.
표정이 편안하지도 않고 기본이 화난표정이라
또 마주칠까 무서웠어요.
할배 피해서 좀 내려가서 다른 벤치에 앉아 마저 먹고 왔어요.
은퇴후 동네 뒷산이 편안한 휴식처가 될줄 알았는데...
공용 공간 이라도 타인 간 거리는 좀 유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