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한 전문직 남편...영원사랑일줄 알았는데
이제 밤에 잘 때 들어오면 후다닥 자는 척 해요.
숨소리 괜히 자는 것처럼 내면서 움직이지 않느라 힘들...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하고요.
그렇게 견고해 보였던 사람이 이제 '경직'된 것으로 보이고요.
조용하고 얌전한 사람이지만
한번씩 전혀 아닌 곳에서 분노를 폭발하는데
진심 사이코 같아요.
돌 전에 하나를 가르쳐주면 열을 깨치던 아이
침착하고 총명하여 늘 칭찬들었는데
초고 가서부터는 말귀 진짜 안들어먹고
같은 말도 진짜 기분 나쁘게 하고,
대학에도 아무 뜻이 없다가 겨우 갔고,
지금 대딩인데 저래서 사람될까 싶은 느낌.
중학교때부터 책 안읽고 노력 안하더니
무식이 소복소복 쌓여가요.
성격도 공감불능인가 싶어서 걱정스럽고요.
병원 상담실 다 거부하고 프로불편러로 만사에 가시같아요.
둘째는 그렇게 외모가 탁월했어요.
보는 사람마다(해외에섣) 여태껏 본 아이 중 가장 예쁘다고.
가늘고 낭창낭창 한 기다란 몸에 성격이 정~~말 귀여워서
천사가 온 걸로 몇 년 착각하고 살 정도.
어딜가나 스타였어요.
그러던 아이가 학령기부터 뭔가 산만하고 충동적이더니
여러 사고를 치고, 검사해보니
adhd와 경계선 지능 겸했더군요.
고난은 계속 되는 중이고,
이 아이를 짐승이 아닌 사람으로 사회에 수용되는 존재로 만들고자
저는 같은 이야기를 100번 반복해야 합니다.
덕분에 우울증 약도 먹기 시작했어요.
내 마음은 내가 돌볼 수 있는데 아이 미래가 여전히 걱정이고.
참, 초등 들어가면서부터 식욕 조절이 안되고 편식이 심해지면서
지금은 비만 초입이에요.
허......몇년 사이에 여신에서 도야지가 된게 믿어지지 않을정도
외모 역변이 이렇게 심한 케이스 또 첨보네요.
첫째랑 둘째가 그렇게 세상 사람들 부러워하는 우애더니
큰애 사춘기때부터 소닭보듯 하고 둘째 투명인간 취급해요.
아니 그것을 넘어 너무 비인격적이다 싶게 대해요.
저요?
저도 제가 상냥하고 나름 총명한 사람인줄 알았더니
운동 준선수급으로 해서 몸도 좋고, 사람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착각.
퉁명스럽고, 잔머리 굴리고, 질투하고, 나르시시스트처럼 자기 감정 우선인
이기적인 사람이더라고요.
요샌 운동도 가기 싫고 사람도 잘 안만나요.
전 성장기 가정이 불우했던터라
참 괜찮은 남편과 좋은 가정을 꾸렸다고 생각해서
이제 됐다! 싶게 마음을 놓았었어요. 30대 초반에.
지금 보니 우리 가정 구성원 다 어디 하나씩 찐따에
정신병 비슷한거 하나씩 가지고 있어요.
근데,
전 이렇게 평범하게 살다가 흔적없이 가는 삶을 받아들이려고요.
좀 찌질하게 이렇게 안달복달하며 살고,
소소한 재미도 좀 누리고 소시민으로 살다가
먼지처럼 사라지는 것도 나쁘지 않아서요.
인생이 내뜻같지 않다는 걸 배우면서 아예 놓게 되었어요.
그냥 매일 애쓰고, 와중에 누리는 사람이 와따다. 하면서요....
오늘은 제가 만든 김치볶음밥이 맛있고,
아직도 어린애같은 둘째가 친구라고 데리고 와서
까르르 웃으니 안심되네요.
좋은 저녁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