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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상한건 누구였을까

열대야 조회수 : 2,501
작성일 : 2024-06-11 22:53:44

올해 1월중순의 일이었어요.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검은 선글라스에 허리까지 긴 머리카락의

날씬한 여인이 행선지까지 가야 하는데 어떤 버스를 타야 할지

제게 다가온 게 그녀와의 첫 만남이었어요.

 

올해 환갑을 맞이했고

일찍 결혼한탓에 슬하에

40세, 25세의 아들이 있고

오래전에 이혼을 한뒤로

혼자 친구도 없이 살았대요.

 

너무도 살갑고,

너무도 다정한

그녀는

가끔 11년이나 어린

제게 늘 아침마다 

카톡을 남기고,

오늘은 차한잔 어떠냐고 

매일 문자가 왔어요.

오후 1시면 시간제알바를 가야 하는 

저는 오늘하루 차한잔하자는

그녀의 부탁을 매일 들어줄순 없고

일주일에 두번은 만났어요.

 

처음엔 예의바르고

다정한 그녀가

점점 시간이 흐르면서

제게 손끝으로 샐러드리필을

가져오게하고 물이 비면 늘 채우게하는것에서부터

 두아들들은

자신을 아기처럼 대한다고하고

부동산사무실에 갔더니,

그 단골 주인장이 전부 

커피도 타주고, 팩스도 보내주고

손끝하나 건들일 없이 잘해준다는말을

녹음기마냥 계속 하는거에요.

 

차마시고 점심먹고 일어나면

괜히 동네를 정처없이 걸어다니는데

그중 대형마트에 가서 아이쇼핑을 

좋아하더라구요.

사실 전 마트에서 아이쇼핑하는 일이

제일 하기싫은 일이었는데

그 언니는 그게 제일 즐거운 일이었더라구요.

그런데

결정적인게

나이 40이 된 아들이 작년에 결혼을 했는데

그 두아들을 전부 자신의 침대에서

같이 잔다는거에요.

아들들은 절대 방을 주면 안된다는거에요.

그게 너무 황당했어요.

그 이후로

더 그 언니를 만날 일을 만들지 않았어요.

그후로도 카톡은 매일 왔는데

일이 많아져 시간이 없다고 했더니

음, 자기도 그렇구나??

다들, 그렇게 가더라구.

미안해, 그런줄도 모르고.

그리고 난 자길 구속해본적이 없어.

이렇게 톡이 왔어요.

 

얼굴에 비해 옷은 상당히 10대같아서

같이 다니면 부끄럽기도 했어요.

어쩌면 그 언니도 내가 부끄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긴했어요.

제가 겪어본 이 언니는

참 외로운 사람이었어요.

아들에 대한 사랑은 헌신적이고 절대적이었어요.

그런데 점점 만날수록

전 이 언니의 이야기를 주로 듣는 청자의 입장에 있으면서

점점 이해가 안되는 스탈이고 점점 버거워지더라구요.

그리고 은근히 두려운.

가끔 생각은 나요.

무엇이 두렵고 무엇이 절 공허하게 했는지.

 

 

IP : 58.78.xxx.103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엽기떡볶이
    '24.6.11 11:02 PM (119.64.xxx.101)

    결혼전까지 엄마랑 같은 침대에서 잤다구요?
    빠른 손절 잘하셨네요

  • 2. 원글
    '24.6.11 11:07 PM (58.78.xxx.103)

    프사에 보면 다들 어디놀러가서 단체로 사진찍은 사진 올려놓잖아요.
    여자들은요, 그런데 그게 없고 전부 단독사진이고 지금까지
    동성친구들을 사귈 기회나 여지가 없었다고 한 말이
    제일 호소력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솔직히 뭐가 뭔지 답답하고, 정리되지 않은 듯한 느낌이에요.

  • 3. ...
    '24.6.11 11:18 PM (221.151.xxx.109)

    제가 정리하자면

    환갑의 나이에 그 차림을 하는 것이 일단 정상 아니고요
    나이를 떠나 자기 보다 어린 사람에게 모든 걸 시키는 것도 정상 아니고
    장성한 아들과 같이 자는 것도 정상 아니고
    친구가 하나도 없는 것도 정상 아니예요
    그리고 글만 봐도 왜 이혼했는지 알겠어요
    미친ㄴ 잘 끊어내셨어요
    다시 연락와도 절대 받아주지 마세요

  • 4. 다행인건
    '24.6.11 11:23 PM (123.199.xxx.114)

    다들 자기를 손절하는 시점을 너무 잘 아니 다행입니다.
    너무 혼란스러워 하지 마세요.
    다양한 인간들중 하나인데 아주 특이한 사람에게 잠시 걸렸다 잘 벗어나신거에요.

    아들들이 정신은 온전한지 넘 걱정입니다.
    주변사람들을 다 그렇게 다뤘을테니
    사람들은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잘 변하지 않아요.
    곁에 있던 사람들이 다들 떠난이유는 님이 생각하는것과 같을테니까요

  • 5. ..
    '24.6.11 11:24 PM (211.234.xxx.62) - 삭제된댓글

    그딥 며느리 누군지 안됐네요~
    아들이 잘 막아줘야 할텐데요

  • 6. ..
    '24.6.11 11:25 PM (211.234.xxx.62)

    그집 며느리 누군지 몰라도 안됐네요~
    아들이 잘 막아줘야 할텐데요

  • 7.
    '24.6.11 11:34 PM (39.119.xxx.173) - 삭제된댓글

    자신이 이상하다는걸 아니까 처음엔 다정하게 다가가는것
    아닐까요
    그래야 사람을 사귀니까요
    그래도 사람사귀려 공은 들이네요
    원글님 고생하셨어요
    저라면 하루도 못봐줬을것 같은데요

    제가 요즘은 느끼는건
    나 이외의 사람이 내기준에 맞는사람이 없는것같아요
    그냥 아닌척 모른척 하며 가끔만 보면서 살면 될것같아요

  • 8. 근데
    '24.6.11 11:36 PM (121.181.xxx.236)

    카톡프사에 누가 단제사진 올려놔요? 다른사람들에게 카톡프사에 공개한다고 허락도 안받았는데...

  • 9. ㅁㅁ
    '24.6.12 12:04 AM (172.226.xxx.44)

    사실은 아들도 뭐도 없고
    하는 이야기는 다 망상…

  • 10. 카톡사진은
    '24.6.12 1:42 AM (122.254.xxx.14)

    전혀 공감안되고요ㆍ단체사진 찍을일이 뭐있다고
    주부는 보통 본인사진이나 가족사진이죠ㆍ
    암튼 별 희한한 여자도 다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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