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참새 새끼를 구하고 길을 나섭니다

집으로 조회수 : 1,747
작성일 : 2024-06-09 11:44:18

친정 시골집 처마  안쪽에

벌어진 틈새 사이로

해마다 참새들이  알을 낳고

새끼를 길러요

이맘때면 처마 안쪽으로 드나드는

참새 소리로 귀가 아플 지경인데

 

아침 먹고 집으로 올라올 준비를 하며

이것저것 짐을 싸고 있는 중에

마당에서 엄마가 저를  찾아요

두손을 살짝 오무린채

이게 뭐게~하시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아직 눈을 못뜬 참새 새끼에요

 

처마 아래로 떨어진 새끼를

때마침 엄마가 발견하셔서 보여 주시는데

워낙 새끼들이 많이 태어날때라

밖으로 떨어져 죽는 새끼도 많아요

 

얘는 참새 깃털을 어느정도 갖춘

체구인데다 때마침 엄마가 발견하셔서

잘못되기 전에 줍긴 하셨는데

처마 속으로 넣어줄 수 없는게

꽤 높이가 높아서 원래 자리로는

돌려 보낼수가 없어요

 

엄마는 그냥 마당가에 놔두면

어미가 데려가지 않겠냐 하시지만

참새가 고양이가 아닌지라

새끼 물고갈  수도 없고. .

 

저는 얘를 데려가 살려야하나

고민하는데

그새 마당 한켠에 내려놓은  참새를

보던 남편이 패트병 잘라

마당 대추나무 옆 작은 창고 지붕

아래  기둥에 철사로 패트병 둘러

고정 시키고

패트병 안에 화장지 깔고

참새 새끼를 넣어 주었어요

 

어미새가 알아보고 보살필까

내심 걱정 하며 

올라갈 짐 정리는 다 해놓고

출발 못하고

지켜봤는데

참새 두어 마리가 왔다갔다

대추나무 속에서 창고 지붕을

정신없이 날라 다니더니

입에 벌레를 물고도 새끼에게

바로 가지 않고 어찌나 경계를 하던지

 

저래서야 오늘 안에 새끼에게

먹이 주는거 볼 수 있겠나. 싶더니

한참 경계하고 고민하다

패트병 입구로 날아가 앉아

새끼에게 먹이 주는걸  보고는

남편이랑 저랑

이제 살았다!  하고  기뻐했어요

 

다음에 와서 

그 안에 새끼가 없으면

잘 커서 날아간  거라 생각하면 되겠죠?

 

비 그치니

날씨는 더워지고

하늘은 쾌청하네요

 

 

 

IP : 223.39.xxx.205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ㅓㅏㅣ
    '24.6.9 11:48 AM (121.138.xxx.116)

    아 정말 좋은 분이세요
    박씨 물어오길

  • 2.
    '24.6.9 11:49 AM (59.30.xxx.66)

    좋은 일 하셨어요
    흐뭇하네요…

  • 3. ...
    '24.6.9 11:49 AM (1.236.xxx.163)


    원글님 큰 보시 하셨습니다
    자식 보살피는 참새도 고맙고 원글님도 참 고맙습니다

  • 4. 충전
    '24.6.9 11:51 AM (118.235.xxx.71) - 삭제된댓글

    엄마집에서 충전 잘하시고 올라가시는군요.
    보리수 잼은요? 맛있게 됐나요.

  • 5. 사람손탄
    '24.6.9 11:51 AM (1.219.xxx.4)

    새끼는 안돌본다고 하던데
    원글님 남편분 참 잘하셨네요
    복 받으실거예요

  • 6. ...
    '24.6.9 12:00 PM (118.235.xxx.214)

    세 가족이 힘을 합해 참새를 구하셨네요. 남편분 아이디어도 너무 좋구요. 마음 따뜻해집니다.

  • 7. .,.,...
    '24.6.9 12:18 PM (59.10.xxx.175)

    청량감과 행복을 주는 한편의 수필!

  • 8. Happy
    '24.6.9 12:24 PM (124.51.xxx.10)

    너무 예쁜 한편의 동화같은 글이예요.
    원글님 부부 마음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지네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9. 원글님
    '24.6.9 1:43 PM (121.171.xxx.137)

    두고두고 복 많이 받으실 겁니다.

  • 10. ...........
    '24.6.9 1:47 PM (110.9.xxx.86)

    감사합니다!

  • 11. 와와와
    '24.6.9 1:58 PM (222.119.xxx.18)

    너무 감사해요!

    저도 지난번 차도에 있는 까마귀 새끼를 인도로 옮겨 줬는데
    이 녀석들은 저를 enemy로 인식했는지 제 머리를 치고 지나갔답니다. 흑.
    그래도 데리고 갔다는 좋은 소식!

  • 12. 귀한
    '24.6.9 2:15 PM (59.6.xxx.156)

    생명 살리신 원글님 복 많이 받으세요.
    따스한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 13. 원글
    '24.6.9 3:29 PM (223.62.xxx.172)

    글 올릴때는 남편이 운전중이라 글 쓰고
    반절정도 와서 제가 운전하느라
    집에 도착해서 댓글 봅니다.^^

    보리수잼은 잼 병 큰거두개에 작은거 한개
    나왔었는데 다음날 좀더 졸여서
    잼의 느낌을맞추고 나니 딱 두병 나왔어요
    새콤달콤 합니다

    어미참새가 잘 보살펴서
    새끼가 건강하게 자라 잘 날아갔음 좋겠어요

    다음에 시골에 가면
    빈 패트병만 남아 있기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92727 에어컨 끌때 마지막에 송풍으로 돌리나요 25 ㅇㅇ 2024/06/10 5,273
1592726 에코백은 오버 아닌가요? 17 .... 2024/06/10 5,215
1592725 일본 길 잘 아시는 분들 계실까요 3 446646.. 2024/06/10 928
1592724 조국펀드 상환됐네요 9 상환 2024/06/10 2,959
1592723 스웨덴 행주 써 보신 분 계실까요? 16 행주 2024/06/10 3,122
1592722 기침으로인해 갈비뼈가 금갈수도 있나요? 12 hos 2024/06/10 2,340
1592721 셔츠 입을 때 빼서 입는다vs 넣어서 입는다 4 ㅇㅇ 2024/06/10 1,923
1592720 6/10(월) 마감시황 나미옹 2024/06/10 513
1592719 보수와 수구들도 경악했다. 5 ........ 2024/06/10 2,396
1592718 폐경 후 자궁내막 증식증 5 2024/06/10 3,183
1592717 드라마 졸업. 진짜 저래요?학원 학교? 23 .. 2024/06/10 6,948
1592716 30대중반입니다(야간근무) 3 30대 2024/06/10 1,194
1592715 동기들은 어린 나이에 들어오고 승진도 팍팍 앞질러서 하는데 ㅡㅡ 2024/06/10 1,441
1592714 배현진, 두산-기아전 시구 나섰다가 양쪽 모두에게 비판…이유는?.. 18 123 2024/06/10 5,120
1592713 저탄고지 어지러움;; 9 mi 2024/06/10 2,982
1592712 전문대 수시 과 고민중이에요 3 수시 2024/06/10 1,182
1592711 아침에 미역국 맛있게 끓여 놨는데... 6 귀찮다 2024/06/10 3,351
1592710 고1 자퇴 검정고시할때 대학진학시 단점이 있을까요 7 검정고시 2024/06/10 1,506
1592709 일상에서 나만의 성취감 공유해 주세요. 21 엄마&.. 2024/06/10 4,636
1592708 매실청 걸렀어요 7 2년만에 2024/06/10 1,492
1592707 아이들 입시 끝나면 어디로 이사가세요? 19 .. 2024/06/10 4,243
1592706 아문 아물레또 조명. 스텐드. 8 2024/06/10 872
1592705 겨땀패드라는 거 써보신 분? 5 ... 2024/06/10 1,452
1592704 베트남서 무참히 살해된 한국여성…韓 '롤 프로게이머'가 범인이었.. 5 2024/06/10 5,982
1592703 김앤장과유튜버탐정 1 밀양시민 2024/06/10 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