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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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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분들 육아일기 가지고 계세요?

... 조회수 : 1,661
작성일 : 2024-06-04 12:31:45

이사를 그 사이 5번 이상은 했는데 그걸 여전히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둘 다 성인이고 이제 취업을 앞두고 있는데. 여태 안 꺼내 보다가 이유는 슬퍼서. 오늘 뭔 바람인지 장농 아주 깊은 곳에 숨겨둔 일기장을 꺼내 읽었어요. 일기를 가장한 육아일기.

그날그날 아이들이 이런 이쁜 짓 했어요가 주 내용이지만 내가 얼마나 외로웠는지 너무 행간이 읽혀져서 그 당시의 내가 너무 불쌍해서 눈물이 났어요. 볼 때마다 눈물이 나요.

아이 둘이 내게 했던 예쁜 말들. 귀여운 짓으로 커버하며 내 영혼을 송두리째 바쳤던 그 때. 남편은 새벽 2시 3시 일주일에 5번을 술 먹고 귀가하던 그 때. 아이들이 주던 행복감으로 남편의 가정에 대한 소홀함 무심함을 상쇄하지 못해 우울했던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네요.

3층 빌라에 전세살며 작은 아이를 포대기로 업고 큰 애는 손을 잡고 시장을 보러 다녔던 이야기. 작은 애 젖을 떼느라 대일밴드를 유두에 붙였더니 큰 애가 떼라고 울던 이야기. 동생 뭐 먹냐고...엉엉.

그 때가 큰 애 4살. 그렇게 나에게 행복감을 주었고 세상의 모든 것이였던 큰 애. 그 시절 아무에게도 위안도 응원도 받지 못하며 마지막 힘을 짜내 육아를 해냈던 시절. 남편은 있으나 절망의 구덩이로 밀어넣었던  인생의 찬란했지만(아이들과의 사랑) 가장 우울했던 시절(남편과의 불화)이였다고 감히 평가해 봅니다.

버릴까 말까 오늘도 뒤적거리다 둘째 초음파 사진도 간직하고 있네요. 근데 다 날라가서 흐릿.

30년전 미쓰일때 일기장도 있던데 그건 버렸어요 유치뽕이라.

IP : 124.50.xxx.169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ㅎ
    '24.6.4 12:33 PM (211.58.xxx.161)

    유치뽕이라 ㅋㅋㅋ

    돌아가고싶진않으세요?

  • 2. ..
    '24.6.4 12:34 PM (118.235.xxx.134)

    국민학교 2학 그림일기 부터..육아일기..다이어리..
    다 가지고 있어요..쓰다 말다 했지만...쓰여진 일들이
    다 제가 산 기록이라. 읽다보면 재밌어요. 좀 더 꾸준히 쓰지 싶고...

  • 3. 약체
    '24.6.4 12:35 PM (175.116.xxx.155)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서 못 썼네요. 사진만 찍어두고요.

  • 4. ㅎㅎ
    '24.6.4 12:40 PM (114.203.xxx.84) - 삭제된댓글

    네 저도 가지고 있어요
    전 아이가 하나인데 육아일기이전에 썼던
    태교일기도 가지고 있어요 ㅋ
    근데 읽으면 그때의 감정들, 상황,분위기들이 다 떠오르니
    진짜 추억이 방울방울이라 좋더라고요

  • 5. ...
    '24.6.4 12:45 PM (124.50.xxx.169)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남편이 최고로 밉던 시절이라... 지금 다 키우고 홀가분한 다소 심심한 지금이 좋아요

  • 6. 일기
    '24.6.4 12:48 PM (211.104.xxx.48)

    다 버렸어요, 독후감노트까지. 아이 것은 육아수첩은 가지고 있고 제가 69년생인데 제 육아수첩도 가지고 있어요

  • 7. ...
    '24.6.4 12:51 PM (124.50.xxx.169)

    다 버릴까 말까 고민하다 이유는 당시의 나와 아이들이 너무 불쌍해서,,다시 집어 넣긴 했어요. 아무도 못보게 보자기로 싸서. 옷 속에.

  • 8. ..
    '24.6.4 1:06 PM (221.154.xxx.169)

    구구절절 공감되네요.
    슬퍼서 못 봐요.

  • 9. ...
    '24.6.4 1:07 PM (211.218.xxx.194)

    보통은 그당시의 고통도 지나고 다시 읽으면 행복이고 추억이 되는데요...
    원글님 지금...아프신건지도 모르겠어요.

  • 10. 아...
    '24.6.4 1:08 PM (211.218.xxx.194)

    불화가 있으셨군요.
    하긴 저도 둘째낳고 이혼하려고 했던 기억이 있어서...
    그시절 생각은 잘 안해요.

  • 11. **
    '24.6.4 1:20 PM (1.235.xxx.247)

    저 어떤 마음일지 이해되는데요~~ 지금 아프신건지도 모르겠다는 댓글이 의아해서요
    전 일기는 없지만 그 시절 떠올리면 아이가 너무 이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너무 슬프고 초라하고 외로웠던 기억이 나요
    그리고 그 시기 부부랑 아이가 순간 순간 행복한 모습 영상이나 사진 보면 지금도 너무 가슴사무치게 슬퍼요. 그런 순간을 꺼내 볼 수 있는 사진, 영상도 너무 없어서요. 거의 아이 사진, 영상이 대부분이고..그 시절의 제 모습이나 부부의 모습이 없어요 (남편이 찍어주지 않아서요) 자연스럽게 나와 내 아이가 함께 담겨진 사진이나 영상이 없는게 너무 속상해요
    그래서 지금은 더 열심히 찍고 남기고 있어요

  • 12. 비슷
    '24.6.4 1:22 PM (106.101.xxx.108) - 삭제된댓글

    신혼때 아이어릴때가 가장 불행했던기억
    아이들 제일 이쁘고 행복하게 살아야할시간을
    놓친인생이라....
    근데 저희는 싸우면서도 참 많이 돌아다녔어요
    의무는 다한듯한....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어릴때 기억이 나쁘지 않나봐요
    불행했던때라 일기는 가끔썼는데
    읽기싫어요
    남편과는 졸혼상태?
    주말부부라 너무 좋음

  • 13. 빅토리노트
    '24.6.4 1:46 PM (39.7.xxx.106)

    라고 팟캐스트 여둘톡 진행자인 김하나 작가님 어머님이 쓰신 육아일기를 책으로 출판한 건데요. 굉장히 부럽더라고요. 가지고 계셔도 물려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 14. 공감
    '24.6.4 2:08 PM (106.101.xxx.104)

    서로 육아하며 행복해야할시기에 혼자 독박육아에 얼마나 외로우셨나요? 배우자 잘만나야합니다 인생반을 눈물로지새게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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