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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리집 강아지 이야기

. 조회수 : 2,314
작성일 : 2024-05-31 10:37:35

14살된 코카스파니엘을 키워요.

가정견을 4개월때 분양받아서 키우다가 친정엄마랑 같이 살게되었는데 동물을 싫어하시는 엄마가 같이 실내에서는 절대 못 사신다해서 2살때 마당견이 되었지요.ㅜㅜ

겨울에는 이중집에 비닐로 덮어주고 바닥에 전기 장판도 깔아주고요.

그런데 여름에는 밖에 에어컨을 틀어줄 수도 없고..

아이스팩을 수시로 놔줘도 한여름 더위를 누가 이기겠어요.ㅜㅜ

그래도 감사하게 잔병치레없이 5년을 잘 커줬어요.

친정 엄마가 동네 아파트로 이사가시고도 강아지는 밖에 있었는데 제가 선뜻 안으로 데리고 들어오지를 못 하겠더라구요.

그동안 밖에서 자유롭게 배변을 싸던 똥 자판기인 울 강아지가 실내에서도 맘대로 마구 싸면 제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을거 같고 또 개 비린내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요.

그러다 아이 배에 작은 혹들이 만져졌어요.

병원에 가니 유선종이라 수술을 권했고 수술하고 회복기간에는 어쩔 수 없이 집안 거실에서 저랑 같이 이불깔고 지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아이가 너무 얌전한거예요.

마당개의 ㅈㄹ스러움을 찾을 수 없이 마치 귀족견인듯 고상.우아함을 떨고 있더라구요.ㅎㅎ

이때 저희 큰아이가 기저질환이 생기고 사춘기와 맞물려 정말 등교도 거부하고 누워만 있던 시기였는데 강아지는 예뻐했거든요.

그래서 아침마다 강아지를 아이방에 들여다 보냈어요.

강아지는 아이 침대위로 올라가 12킬로 되는 무게로 아이를 깨우고 억지로 아이는 일어나 학교를 가게 되었지요.

그 역할이 주어지는 강아지는 아침마다 방을 돌아다니며 식구들을 온 몸으로 깨우고 본견은 저한테 칭찬을 받고 밥을 먹어요.

그래서 마당견이 아닌 실내견으로 지리잡게 됩니다.ㅎㅎ

큰 아이는 이제 대학생으로 집을 떠나 너무 열심히 살고 있어요.

고3인 둘째는 강아지한테 무시 받으면서도 계속 구애를 구걸하는데 그 와중에 강아지가 한번이라도 핥아주면 어찌나 감격하고 위로받는지...ㅎㅎ

이래저래 울집 14살 노견은 저희 부부한테 보물이고 평생 고마워해야할 존재가 되었어요.

작년에 한번 심장발작이 와서 깜짝 놀랬지만 아직은 건강하고 먹성도 너무 좋지만 그래도 오래오래 같이 살았으면 좋겠어요.

아침에 사과먹는 저희 부부 옆에서 열심히 졸라서 얻어먹고 소파에 드러누워 자고 있는 강아지를 보니 그냥 짠하고 가슴이 먹먹해서 글 써보네요.

IP : 175.213.xxx.234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4.5.31 10:39 AM (73.109.xxx.43)

    행복한 글인데
    왜 눈물이 나죠

  • 2. 00
    '24.5.31 10:39 AM (118.235.xxx.104)

    본견 ㅎㅎㅎ 그림처럼 눈앞에 펼쳐집니다. 가족들 사랑 듬뿍 받는 행복한 강아지네요. 마음이 몽글몽글해집니다 :)

  • 3. ....
    '24.5.31 10:44 AM (175.213.xxx.234)

    그쵸?
    저희집 가족 모두 너무 사랑하는데 전 왜 강아지만 보면 짠하고 마음이 아픈지 모르겠어요.ㅜㅜ
    그동안 못 해줬던 미안함인지 아니면 늙어서 오래 같이 못 할거 같은 속상함인지..
    그 와중에 개비린내는아직도 적응이 안되요.ㅎㅎ
    꼬순내도 있지만 특유의 냄새는..ㅎㅎ
    열심히 청소하고 환기하고 초 켜놓고..
    나중에 이 아이가 떠나면 이 냄새도 그립겠죠

  • 4. ㅇㅇ
    '24.5.31 10:47 AM (169.150.xxx.163)

    울 강아지는 8살이고 세 달뒤면 이제 9살인데
    하루하루 시간이 갈수록 강아지의 시간은 정말 사람의 시간에 비하면 빠르다 싶어요

  • 5. 해피데이
    '24.5.31 10:49 AM (114.203.xxx.84) - 삭제된댓글

    넘 평온하고 행복한 일상 그려져서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어요
    강아지는 진짜 사랑둥이 그 자체, 행복바이러스 그 자체죠
    저희 멍이도 아이가 어릴때 입양을 해서
    아이의 유딩,초딩,중딩,고딩,대딩,군복무시절,복학
    모든 세월을 함께 하고 이제 16살 노견이 되었어요ㅜㅜ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때마다 우리식구와 함께 할 시간들이
    지나온 시들간보다 이젠 적다는걸 알기에 가슴이 넘 아파요
    모쪼록 원글님네 코카도 저희집 해피도
    사는날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히잉...아침부터 눈물이 핑~돌아요

  • 6. 해피데이
    '24.5.31 10:50 AM (114.203.xxx.84)

    넘 평온하고 행복한 일상이 그려져서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어요
    강아지는 진짜 사랑둥이 그 자체, 행복바이러스 그 자체죠
    저희 멍이도 아이가 어릴때 입양을 해서
    아이의 유딩,초딩,중딩,고딩,대딩,군복무시절,복학
    모든 세월을 함께 하고 이제 16살 노견이 되었어요ㅜㅜ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때마다 우리식구와 함께 할 시간들이
    지나온 시들간보다 이젠 적다는걸 알기에 가슴이 넘 아파요
    모쪼록 원글님네 코카도 저희집 해피도
    사는날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히잉...아침부터 눈물이 핑~돌아요

  • 7.
    '24.5.31 11:00 AM (118.235.xxx.5)

    울어요. 감동입니다.

  • 8. mnm
    '24.5.31 11:00 AM (49.166.xxx.213) - 삭제된댓글

    저도 코가 찡하네요.
    평생 강아지를 한번도 안키워봤는데
    이런 글 보면 뭔가 먹먹해요.
    강아지야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

  • 9. 저도
    '24.5.31 11:04 AM (203.142.xxx.241)

    그림이 그려져서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에요. 강아지가 건강하게 오래오래 원글님과 함께하길 바랍니다. 저도 포메 2마리 있어서... 어떤때는 너무 귀찮다가도 어떤때는 보는것만도 행복하고.. 그러네요

  • 10.
    '24.5.31 11:18 AM (211.109.xxx.17)

    마당견으로 끝날뻔한 견생 유선종이 좀 더 안락한
    노후를 가져다 줬네요.

  • 11. 몽몽
    '24.5.31 11:40 AM (58.120.xxx.112)

    개는 개다 사람 아니다라는 글들
    종종 보는데
    속으로 섭섭해요
    저희집 강아지는 보호소와 임보집을 두어번
    옮겨다닌 아이인데
    키울수록 너를 왜? 도대체 왜?
    그런 생각이 들 만큼 착하고 교감이 잘 돼요
    고생해서 그런지 이빨도 많이 없고
    눈도 녹내장이 와서
    아침 저녁 안약 넣고 있는데
    우리 강아지의 지난 시간이 불쌍하고
    어릴 때 제게 왔으면 건강한 몸일텐데
    늘 아쉽고 안타까워요
    청소하고 소파에 누워 쉬는데
    어느새 발 밑에 와서
    온기 나누고 있네요

  • 12. 불쌍
    '24.5.31 11:42 AM (211.200.xxx.116)

    두살부터니까 강아지 초년 중년운이 안좋았네요
    말년은 운이 풀렸나본데 그래도 불쌍하네

  • 13. ...
    '24.5.31 11:52 AM (106.101.xxx.246)

    본견은 큰 자제분 말씀이신가요? ㅋㅋㅋㅋ

  • 14. ....
    '24.5.31 12:20 PM (175.213.xxx.234)

    불쌍하죠.
    강아지는 주인곁에를 가장 행복해 한다고 하는데.
    그래서 더 미안하죠.
    다만 마당견이었을때도 아침.저녁으로 산책도 하고 묶여있지 않아서 맘대로 자유롭게 살았어요.
    남편은 그때가 이 아아의 화양연화였을 수도 있다고 해요.
    미친듯이 땅파고 새쫓고 고양이랑 싸우고 쥐보면 못 본척 사료 나눠먹고 했거든요.
    지금은 그냥 저랑 하루종일 붙어 있기만 하니..ㅎㅎ
    본견은 강아지요.ㅎㅎ

  • 15. 듣고
    '24.5.31 12:22 PM (118.235.xxx.177)

    보니 마당개 시절도 화양연화 맞네요. ㅋㅋ

  • 16. 별이너는누구
    '24.5.31 12:26 PM (211.234.xxx.110)

    저 그마음 알아요. 내 똥강아지 푸들 12살 5개월. 너무 이쁘고 사랑스러운 내 강아지. 근데 보고 있으면 짠하고 마음이 먹먹해져요. 그냥 사람같고 안쓰럽고. 오래도록 같이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

  • 17. ..
    '24.5.31 12:33 PM (49.166.xxx.213) - 삭제된댓글

    본견은 강아지? 가 무슨 말이에요?

  • 18. ...
    '24.5.31 12:48 PM (175.213.xxx.234)

    본견..강아지에 빙의해서 쓴 말인데..문법.어법에 안 맞긴하죠.
    본인=본견
    그냥 강아지 스스로 자기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해서 밥 먹고 칭찬받고 뿌듯해 하는걸 느끼는거 같아요.

  • 19. ...
    '24.5.31 12:59 PM (175.213.xxx.234)

    지금 남편한테 붙잡혀서 미용당하고 있어요.
    털이 길어서 더워하더라구요.
    남편이 털 자르면 전 목욕시키고 털 말려요.
    밖에 있을때는 미용 맡겨서 예뻤는데 다녀오면 자꾸 트러블이 생겨서 실내견이 되서 저희가 직접하니 그냥 시골개 같고 십살개 같고 해요.ㅎㅎ

  • 20. 더 오래
    '24.5.31 12:59 PM (175.200.xxx.126)

    오래 강아지와 함께 보내시길
    두달전 별이된 우리아이
    보고싶어요

  • 21. ..
    '24.5.31 1:43 PM (110.70.xxx.94)

    우리 강쥐도 마당살다 실내 살아요

    이거 너무 공감 ㅋㅋ
    “마당개의 ㅈㄹ스러움을 찾을 수 없이 마치 귀족견인듯 고상.우아함을 떨고 있다”

    우리강쥐는 생긴 것도 딱 시골 촌놈이거든요

    실외견 실내 들일 때 두려워 마세요
    실외견은 실외에만 배변해요
    그리고 실내의 따뜻함과 편안함을 알면
    밖에 보내지지 않으려고
    강쥐가 스스로 척한 어린이가 된답니다

    실내살면 많이 행복해 한답니다
    다시 마당견으로 목줄견으로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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