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된 코카스파니엘을 키워요.
가정견을 4개월때 분양받아서 키우다가 친정엄마랑 같이 살게되었는데 동물을 싫어하시는 엄마가 같이 실내에서는 절대 못 사신다해서 2살때 마당견이 되었지요.ㅜㅜ
겨울에는 이중집에 비닐로 덮어주고 바닥에 전기 장판도 깔아주고요.
그런데 여름에는 밖에 에어컨을 틀어줄 수도 없고..
아이스팩을 수시로 놔줘도 한여름 더위를 누가 이기겠어요.ㅜㅜ
그래도 감사하게 잔병치레없이 5년을 잘 커줬어요.
친정 엄마가 동네 아파트로 이사가시고도 강아지는 밖에 있었는데 제가 선뜻 안으로 데리고 들어오지를 못 하겠더라구요.
그동안 밖에서 자유롭게 배변을 싸던 똥 자판기인 울 강아지가 실내에서도 맘대로 마구 싸면 제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을거 같고 또 개 비린내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요.
그러다 아이 배에 작은 혹들이 만져졌어요.
병원에 가니 유선종이라 수술을 권했고 수술하고 회복기간에는 어쩔 수 없이 집안 거실에서 저랑 같이 이불깔고 지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아이가 너무 얌전한거예요.
마당개의 ㅈㄹ스러움을 찾을 수 없이 마치 귀족견인듯 고상.우아함을 떨고 있더라구요.ㅎㅎ
이때 저희 큰아이가 기저질환이 생기고 사춘기와 맞물려 정말 등교도 거부하고 누워만 있던 시기였는데 강아지는 예뻐했거든요.
그래서 아침마다 강아지를 아이방에 들여다 보냈어요.
강아지는 아이 침대위로 올라가 12킬로 되는 무게로 아이를 깨우고 억지로 아이는 일어나 학교를 가게 되었지요.
그 역할이 주어지는 강아지는 아침마다 방을 돌아다니며 식구들을 온 몸으로 깨우고 본견은 저한테 칭찬을 받고 밥을 먹어요.
그래서 마당견이 아닌 실내견으로 지리잡게 됩니다.ㅎㅎ
큰 아이는 이제 대학생으로 집을 떠나 너무 열심히 살고 있어요.
고3인 둘째는 강아지한테 무시 받으면서도 계속 구애를 구걸하는데 그 와중에 강아지가 한번이라도 핥아주면 어찌나 감격하고 위로받는지...ㅎㅎ
이래저래 울집 14살 노견은 저희 부부한테 보물이고 평생 고마워해야할 존재가 되었어요.
작년에 한번 심장발작이 와서 깜짝 놀랬지만 아직은 건강하고 먹성도 너무 좋지만 그래도 오래오래 같이 살았으면 좋겠어요.
아침에 사과먹는 저희 부부 옆에서 열심히 졸라서 얻어먹고 소파에 드러누워 자고 있는 강아지를 보니 그냥 짠하고 가슴이 먹먹해서 글 써보네요.